4.7초에 시속 100km.. 현대車 사상 가장 빠른 차

화성=김승범 기자 2017. 3.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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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카 'RM16' 시승해보니]
100% 알루미늄 차체로 경량화, 고속 급커브 돌 때도 안정감
반세기 축적한 고성능 기술 집약.. 일반 양산차에도 기술 적용
고성능 전문 브랜드 'N' 이름 단 'i30 N' 9월에 유럽 지역 출시

"지금까지 타본 현대자동차는 잊어주세요."

지난 17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 고성능차 주행 시험장에서 콘셉트카 ‘RM16’이 직선 주로를 달리고 있다. 이 차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세타Ⅱ 2.0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4.7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를 주파한다. /주완중 기자

지난 17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 고성능차 주행 시험장. 현대차가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제작한 콘셉트카(미래 개발 방향을 담은 실험 차량) 'RM16' 시승을 앞두고 현대차 고성능차성능개발1팀 김두현 파트장이 한 말이다. RM16은 지난해 부산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언론에 주행 과정을 공개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외관은 현대차의 해치백 차량 '벨로스터'를 닮았다. 다만 차체가 더 낮았다. RM16 높이는 1340㎜. 밸로스터는 1400㎜다. 차량 운전은 전문적 드라이버에게 맡기고 조수석에 앉았다. 가속 페달을 밟자 순간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순식간에 속도계 눈금이 4.7초 만에 시속 100㎞를 돌파했다. 기아차가 최근 선보인 스포츠카 '스팅어'(5.1초)보다도 빠르다.

엔진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세타Ⅱ 2.0 터보 GDI. 직선 주로에서 시속 200㎞까지 가속하자 RPM(분당 엔진 회전수)이 6000까지 올라갔지만 차체가 심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무게중심을 낮춰 차체 안정감을 높이고 서스펜션을 강화한 덕분이다. 시속 100㎞로 급커브를 돌 때 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차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방향을 틀 때 좌우 바퀴 구동력을 제어해 빠르고 안정적인 코너링을 구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준홍 고성능차개발센터장(전무)은 "현대차가 1967년 설립된 이후 50년 동안 만든 차 가운데 주행 성능만 놓고 보면 최고"라고 말했다.

시속 100㎞까지 4.7초 만에 도달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고성능차 개발에 나선 건 5년 전이다. 2012년 연구 조직을 만든 뒤 2014년 남양연구소에 고성능차개발센터를 출범시켰다. 2014년에는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 총괄 책임자였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했다.

현대차가 고성능 차 개발에 뛰어든 건 중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다. 이미 BMW는 'M'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아우디 'S·RS' 시리즈 등을 통해 고성능 차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다. 현대차도 고성능 브랜드를 통해 생산량과 기술력과 브랜드에서 당당한 '글로벌 톱5'로 인정받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2014년 고성능차 콘셉트카 'RM14'를 처음 선보인 걸 시작으로 2015년 'RM15', 지난해 'RM16'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하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RM 시리즈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실험하는 그 자체가 '움직이는 연구소'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RM16은 차체를 기존 강철 대신 100%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중량을 RM14보다 180㎏ 줄인 것. 무게가 줄어드니 그만큼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 탄소섬유도 사용해 충격에 견디는 힘도 강화했다. 이 차는 엔진을 운전 축과 뒤 차축 사이에 배치해 무게중심이 앞이나 뒤로 쏠리지 않고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현대차는 RM 시리즈를 통한 연구·개발을 마치고 하반기 고성능 전문 브랜드 'N' 이름을 단 첫 양산차를 내놓는다. 해치백 'i30'에 N브랜드 각종 성능을 장착한 'i30 N'을 오는 9월 유럽 지역에 출시하는 것. i30은 현재 가격이 2000만원대 중반이지만 고성능 기능을 탑재한 i30 N 브랜드 판매가는 2~3배 정도 될 전망이다. 브랜드명 'N'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남양연구소와 독일 뉘르부르크링 앞글자에서 따왔다.

고성능 차 기술 양산차로 확산

현대차는 고성능차 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력을 일반 양산차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박준홍 고성능차개발센터장은 "RM16 개발 과정에서 연구한 충격 흡수 구조와 서스펜션·제동 성능을 일반 양산차에 접목할 경우 품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극한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놓으면 후속 연구·개발에 한층 탄력이 붙는다"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 시절에는 '가성비 높은 차'를 내놓는 방식이 먹혔지만 이제는 고성능차 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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