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쏘나타, 디자인만 바뀐 줄 알았더니..

정기수 기자 입력 2017. 3. 27. 07:35 수정 2017. 3. 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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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성능+정숙성..차급 넘는 사양은 덤

(지디넷코리아=정기수 기자)(경기 남양주=정기수기자)현대자동차의 야심작 중형 세단 '신형 쏘나타'의 초반 흥행에 불이 붙었다.

쏘나타 뉴 라이즈는 기존 7세대(LF)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과 성능 개선은 물론, 각종 안전·편의사양을 보강해 풀체인지(완전변경) 수준의 큰 변화를 거쳤다는 평가다.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신형 쏘나타가 지난해 구겨졌던 중형세단 시장에서의 자존심 회복을 넘어, 다시 한 번 독주 체제를 예고하는 모양새다.

이달 8일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쏘나타 뉴 라이즈는 지난 24일까지 계약대수 4천대를 돌파했다. 3월 들어 전체 쏘나타 모델 계약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주말을 제외한 영업일수 13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308대가 계약된 셈이다. 신형 모델 출시 이전 직전 3개월 일평균 계약대수(214대)보다 약 44% 증가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지금 계약해도 차량을 건네받기까지 약 1개월이 소요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뉴 라이즈'는 직접 보고, 타보면 반할 수밖에 없는 차"라며 "치열한 국내 중형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쏘나타 뉴 라이즈 2.0 터보 주행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쏘나타 뉴 라이즈의 시승은 서울 논현동 현대모터스튜디오서울에서 경기도 남양주 일대를 왕복하는 약 6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판타라 그레이 색상의 2.0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얹은 최상위 트림 익스클루시브 모델이었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점은 신차 수준의 이미지 변화가 이뤄진 외관 디자인이다. 평범한 수준의 디자인 변경으로 시장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이전 모델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특히 차량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전면부는 일반 모델과 달리, 블랙 매쉬타입(그물형)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해 차별화된 고성능 모델의 이미지가 한껏 부각됐다. 하단 디테일을 살린 새 디자인의 블랙컬러 베젤 장식을 입힌 LED 바이펑션 헤드램프와 에어커튼과 연계해 양끝에 배치된 세로 타입 LED 주간주행등은 날카로운 인상을 더한다.

낮고 넓은 이미지가 부각된 전면부와 함께 측면 역시 후드 끝은 낮춘 반면, 테일게이트 끝단은 살짝 높여 마치 금방이라도 앞으로 뛰쳐나갈 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후면부에도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에어로 핀이 적용된 리어 디퓨저를 비롯해 듀얼 머플러, 터보 전용 뱃지 등 곳곳에 터보 모델 만의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트렁크 스위치를 엠블럼에 교묘하게 숨겨놓은 점도 이채롭다.

쏘나타 뉴 라이즈 2.0 터보 실내(사진=지디넷코리아)

운전석에 앉자 터보 전용 시트가 온 몸을 감싸안는 착좌감이 만족스럽다. 실내에도 D컷 스티어링 휠과 패들 시프트, 알로이 페달 등 터보 전용 사양이 들어가 고성능 모델 만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계기판 바늘의 영점이 6시 방향에 있어 RPM과 속도 정보를 역동적으로 전달하는 터보 전용 클러스터도 적용됐다.

큼지막하게 가로 형태로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잡은 8인치 고해상도 풀컬러 스크린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은 물론 주행 중 후방영상 디스플레이(DRM)와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도 지원한다. 애플 카플레이가 적용돼 전화, 문자, 음악, 팟캐스트 등 다양한 컨텐츠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간다. 시내를 벗어나 강변북로에 들어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시속 100km까지 순식간에 가속됐다. '밟는 대로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다. 살짝만 힘을 줘도 민첩하게 반응한다.

시승 모델에는 세타Ⅱ 2.0 터보 GDi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 36.0㎏·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넓은 엔진 회전 영역(1350~4000rpm)에서 최대 토크를 꾸준히 뿜어내 고속 구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경쾌한 가속 성능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맞물린 전륜 8단 자동변속기와의 궁합도 기대 이상이다. 재빨리 최적의 기어 단수를 찾아 옮겨가 변속 충격이 거의 없다. 신형 모델에 적용된 8단 변속기는 현재 그랜저와 아슬란, 기아차 K7 등 준대형차급에 적용되고 있다. 변속기 단수는 늘어났지만 구조 최적화 등을 통해 기존 6단보다 3.5kg 무게도 줄였다. 저단영역에서는 발진 및 가속 성능이 향상됐고 고단영역에서는 연비 향상 및 정숙한 주행감을 제공한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귀띔했다.

쏘나타 뉴 라이즈 2.0 터보 주행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고속으로 질주할수록 차체는 낮게 깔렸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지며 직진성에도 안정감을 더한다. 180㎞/h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 등 외부소음의 유입은 거의 느낄 수 없다.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가속 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울리는 엔진음이 도드라진다.

견고한 서스펜션은 적당한 무게감을 주는 스티어링휠과 어울려 빼어난 조향 성능을 보여준다. 곡선 구간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으나 날카롭게 코스를 타고 빠져나온다. 핸들링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유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운전자가 의도한 회전량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전달한다.

차급을 넘는 각종 안전·편의사양이 탑재돼 이전 모델보다 한층 똑똑해진 점도 눈길을 끈다. 신형 쏘나타에 적용된 지능형 안전기술 패키지 '현대 스마트 센스'에는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LKAS)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DAA)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주행 중 후방영상 디스플레이(DRM)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스마트 하이빔(HBA) ▲다이내믹 밴딩 라이트(DBL) 등 다양한 주행보조 안전사양이 포함됐다.

또 버튼 하나만 누르면 실내 공기를 강제 순환시켜 미세먼지를 포집해 깨끗하고 상쾌한 공기로 만들어주는 '원터치 공기 청정 모드'가 국내 최초로 탑재됐다.

이 시스템은 고성능 에어컨 필터로 2.5마이크로미터(μm) 이하 크기의 초미세먼지는 물론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산성가스(SOx-유황산화물, NOx-질소산화물)와 염기성 가스까지 흡착해 준다.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내 주는 에어컨 필터를 적용한 국내 중형세단은 신형 쏘나타가 유일하다. 실제 시승 당일 오후 서울 및 경기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였으나, 차량 내부는 쾌적한 수준을 유지했다.

쏘나타 뉴 라이즈 2.0 터보(사진=지디넷코리아)

18인치 타이어를 신은 쏘타나 뉴 라이즈 2.0 터보의 복합연비는 10.7㎞/ℓ다. 이날 경유지인 남양주까지 가는구간에는 7.6㎞/ℓ의 연비가 나왔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며 차량을 거칠게 몰아붙인 결과다. 다만 현대모터스튜디오서울로 돌아오는 구간에는 에코 모드로 변경하고 연비 운전을 했다. 실연비는 12.7㎞/ℓ가 나왔다.

일상의 업무를 소화하고 가족과 레저를 함께하는 패밀리세단으로 추천할 만 하다. 이따금 터보 차저의 퍼포먼스로 질주 본능을 일깨우는 동반자로 삼기에도 무리가 없다.

현대차가 이번 쏘나타 뉴 라이즈를 내놓으면서 대부분 트림의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며 경쟁력을 강화한 점도 향후 판매 확대에 기대가 실리는 대목이다. 유일하게 8단 자동변속기가 새로 들어간 2.0 터보 모델만 가격이 33만~63만원 올랐다.

쏘나타 뉴 라이즈의 가격은 2천255만~3천253만원이다. 이날 시승한 2.0 터보 익스클루시브 모델이 가장 비싼 모델이다. 경쟁 차종 SM6는 2천360만~3천260만원, 말리부는 2천388만~3천338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쏘나타 뉴 라이즈 2.0 터보 측면(사진=지디넷코리아)

정기수 기자(guyer73@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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