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시승기 - 독특한 존재의 가치를 느끼다

김학수 2017. 3. 2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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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랜드로버는 고급스러운 SUV의 아이콘과 같은 브랜드로 전세게 시장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인기에 만족하지 않은 랜드로버는 더 많은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감각적인 콤팩트 SUV 이보크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그리고 랜드로버는 또 다른 ‘변종’을 소비자 앞에 드러냈다. 쿠페, 컨버터블, SUV 그리고 랜드로버의 조합이라는 오묘한 결과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그렇게 소비자 앞에 섰다. 이 미묘한 차량은 과연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랜드로버의 아이코닉 모델인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4,360mm의 전장과 1,900mm의 전폭, 그리고 1,690mm의 전고를 갖췄다. 레인지로버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은 작은 차체가 아이러니하다. 휠 베이스는 2,660mm이며 공차 중량은 2,080kg로 체격에 비해 무겁게 느껴진다. 한편 차체 크기로는 폭스바겐 티구안, 기아 스포티지 등과 유사하다.
컨버터블에 담긴 랜드로버 디자인의 변화

랜드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랜드로버 브랜드 68년 역사 상 최초의 럭셔리 SUV 컨버터블로서 가장 아이코닉한 콤팩트 SUV이자 쿠페형 SUV의 감성이 강조된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기반으로 개발된 차량인 만큼 랜드로버 고유의 당당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레인지로버 이보크 고유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사한다.

먼저 전면 디자인을 살펴보면 랜드로버의 새로운 전면 디자인 언어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강인한 터치가 돋보이는 전면 범퍼와 고급스럽게 세공된 프론트 그릴, 그리고 얇고 긴 실루엣을 가진 헤드라이트가 조화를 이룬다. 세로로 긴 전면 범퍼를 갖춰 오프로드 감성보다는 도심형 SUV의 느낌이 명확히 전해진다.

측면 디자인은 쿠페 구조의 SUV가 가진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앞쪽에서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라인 처리를 통해 역동성을 강조했으며 곡선은 철저히 배제하고 직선이 선사하는 명료함이 고급스럽게 표현되었다. 이와 함께 체격에 비해 크게 느껴지는 20인치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한편 컨버터블 모델인 만큼 차체 상단에는 소프트 톱이 자리하며 이로 인해 리어 스포일러는 테일 게이트 상단에 장착되어 소프트 톱의 이미지와 공기역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추구했다. 한편 후면에도 전면과 마찬가지로 최신 랜드로버의 디자인이 적용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통해 고유의 캐릭터를 강하게 드러낸다.

한편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에 적용된 Z-폴딩 컨버터블 루프 시스템은 최고 48km/h이내의 속도에서 작동 가능해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도 손 쉽게 루프를 여닫을 수 있다. 루프의 개폐에 따른 소모 시간은 개방 시에 18초며 닫을 때에는 21초가 소요된다.

깔끔함이 만드는 감성적 경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의 실내 공간은 고광택의 패널을 곳곳에 적용하여 휘황찬란하게 구성하기 보다는 담담하고 절제된 이미지를 갖춘 랜드로버 고유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간다. 간결하고 좌우대칭의 구조를 가진 대시보드와 10.2인치 와이드한 디스플레이, 고급스럽게 제작된 버튼 및 다이얼이 센터페시아에 대치되어 프리미엄 브랜드의 감성을 은연 중에 드러낸다.

랜드로버 고유의 디자인이 반영된 4-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두 개의 아날로그 클러스터와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배치된 계기판 역시 화려하기 보다는 직관적이고 깔끔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스티치 및 보다 고급스러운 하이라이트의 적용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10.2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모든 기능과 용어가 번역이 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터치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터치 인식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기 때문에 여러 동장이 이어질 때에는 다소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해상도가 높고, 사용의 직관성이 좋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고급스러운 표면 질감이 느껴지는 가죽 소개가 더해진 시트가 시선을 끌지만 차량의 크기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실내 공간 자체의 만족감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1열 공간의 경우에는 헤드 룸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편이며, 2열 공간은 1열에 성인 남성이 앉아 있는 상태라면 사람이 앉기엔 무척 비좁게 보인다.
또한 루프의 개폐 여부에 따라 적재공간이 달라지는 일반 컨버터블과 달리 별도의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적재 공간은 경차의 공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크기가 큰 여행용 캐리어 하나를 가로로 놓으면 꽉 찰 것 같다. 다만 트렁크의 답답함 때문에 트렁크 보다는 2열 공간에 짐을 더 두게 될 것 같다는 건 비단 개인적인 생각은 아닐 것 같다.
그룹을 대표하는 인제니움 엔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의 보닛 아래에는 재규어 브랜드의 효자라 할 수 있는 2.0L 인제니움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최고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낸다. 이를 통해 큰 체격을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동급 엔진들과 비교한다면 토크가 소폭 높은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제원에 따르면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정지 상태에서 10.3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195km/h다. 한편 9단 자동변속기와 랜드로버의 사륜구동 시스템과 조합되어 네 바퀴에 효과적으로 출력을 전달하고 공인 연비는 12.4km/L를 달성했다.(도심 10.8km/L 고속 15.1km/L)

외형 그 이상의 만족을 주는 존재

쿠페 그리고 컨버터블이 SUV에 담겨 있는 그 독특함은 아무리 봐도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묘한 미소를 짓고 도어를 열어 시트에 몸을 맡겼다. 단조롭고 차분한 실내는 기대 이상의 차음성을 자랑하는 소프트 톱 덕분에 충분히 정숙했다. 혹시나 해 시동을 걸었는데, 약간의 진동이 느껴질 뿐 정숙함에는 큰 문제가 없는 모습이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아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과감하고 적극적인 가속보다는 차분하면서도 진중한 느낌이 전해진다. 고급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 싶었던 것인지, 2톤의 무게를 경박하게 몰아 세우기엔 180마력으로는 넉넉하지는 않은 건지 그 속내를 완벽히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그렇다고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았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차량들을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역시 인제니움 디젤 엔진의 놀라운 완성도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덕분에 가솔린 엔진만큼은 아니더라도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발진은 물론 가속 상황 등 주행의 다양한 상황에서도 ‘디젤의 경박함’ 보다는 기대 이상의 부드러움과 매끄러운 회전 질감을 선사한다.

변속기는 특별히 매력이 크게 느껴지거나 스포티한 맛을 강조하기 보다는 ‘일상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대신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아 가속에 집중을 하거나 정속 주행을 위해 부드럽고 섬세한 조작을 하는 등 운전자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주행을 추구하는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시종일관 ‘불편함 없는 주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변속기와 인제니움 엔진이 조화를 이루며 만족스러운 주행이 이어지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어딘가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 아쉬움은 아무래도 2톤의 무게인 거 같다. 무거운 SUV를 재촉하기에는 180마력으로는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 예쁜 차량을 사람들이 시선보다 빠르게 달릴 이유는 많지 않다는 점이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쿠페 스타일의 외형에 따라 차량의 주행 감성도 일반적인 SUV보다 경쾌하고 기민한 편이다. 스티어링 휠은 조향 시에 어느 정도의 무게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조향에 따른 반응이 제법 기민해 주행 템포를 높일 때에는 운전자에게 ‘다루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참고로 트렌디한 모습을 하고 있는 존재라고는 하지만 그 혈통은 ‘랜드로버’의 피가 흐르는 만큼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전자동지형반응 시스템, ‘터레인 리스폰스’를 바탕으로 험로에서도 그 매력을 과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의 오너는 그 어떤 환경에서도 오픈 에어링이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좋은 점: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오픈 에어링

안좋은 점: 어색한 디자인 그리고 비좁은 공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유니크, 그 이상의 가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정말 유니크한 차량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차량이다. 인제니움이라는 걸출한 엔진에 랜드로버의 자존심이 담긴 탁월한 오프로드 및 완성도 높은 온로드 주행 능력이 있다. 다만 비슷한 체격을 가진 차량들과 비교할 때의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과 좁은 공간은 감내해야 할 단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을 가진 차량, 그것도 랜드로버의 이름으로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이 되리라고 본다.

김학수 (rap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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