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차를 긴장시킨 SM6의 저력

2017. 3. 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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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르노삼성 SM6가 현대차 쏘나타를 위협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치밀하게 준비했던 상품 전략이 LPG를 제외한 가솔린 및 디젤 수요에서 현대차 쏘나타를 뒤로 밀어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쏘나타를 앞선 SM6의 저력이다. 특히 현대차 대비 30%에 불과한 영업 네트워크만으로 가솔린 부문에서 SM6가 쏘나타 장벽을 넘어선 것은 그만큼 SM6의 제품력이 소비자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렇다면 어떤 저력이 있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장 분석의 날카로움을 꼽을 수 있다. 르노삼성은 국내 중형과 준대형 사이에 새로운 시장이 있음을 확신했다. 다시 말해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 빈 공간이 존재하고, 그 곳을 바라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물론 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었지만 SM6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틈새가 의외로 크다는 점이 드러났고, 빠르게 향상되는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예상은 적중했다. 쏘나타는 싫지만 중형 세단을 원하는 사람은 꽤 많았다. SM6가 나오자마자 쏘나타가 곧바로 흔들린 배경이다.

 SM6의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했다. 디자인과 상품성에서 차별화 이미지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먼저 디자인은 두 가지 방향성을 놓고 치열한 내부 논의가 펼쳐졌다. 유행을 쫓는 '트렌디(Trendy)'와 SM6만의 '정체성(Identity)' 디자인을 놓고 저울질을 했다. 그리고 결국 소비자 시선을 끌어들이려면 유행보다 독창성이 유리하다는 쪽으로 점차 의견이 모아졌다.

-치열한 시장 분석을 통한 빈틈 찾아내기
-아이덴티티에 섞은 감성이 시선 끌어

 그러나 반론도 적지 않았다. 지나친 독창성은 중형 세단의 저변 확대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디자인이 초기 시선은 끌 수 있지만 무난함을 원하는 소비자도 많다는 점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놓은 방법이 바로 측면 비율이다. 소비자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는 앞뒤 램프에서 독창성을 강조했다면 측면은 프론트와 바디, 데크로 이어지는 비율의 조화에 집중했다. 많은 디자인 전문가들이 SM6를 두고 ‘독창적인 무난함’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배경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저력은 상품성이다. 특히 인테리어를 지배하는 센터페시어의 통합형 대형 모니터는 첨단의 즐거움을 준다. 외형에서 독창적인 감성을 주었다면 실내는 운전자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인 만큼 독창성보다 변화에 맞는 트렌디를 추구했다는 뜻이다. 이미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일체형 모니터는 하나의 '컴퓨팅'이고, 이를 확대 해석하면 SM6의 실내는 곧 운전자의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에 가깝게 인식되도록 했다. 그 결과 젊은 감성 소비층의 '오감(五感) 만족'을 끌어낼 수 있었고, 쏘나타와 대비되는 SM6만의 시장을 만들어냈다.

 이런 두 가지가 얽혀 SM6는 자가용 시장에서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그래서 현대차도 부랴부랴 쏘나타 모습을 바꿔 뉴 라이즈를 내놨다. 그리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며 SM6를 의식했다는 점은 가격에서 확인됐다. 가솔린 제품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LPG 엔진은 30만원 가량 높였다. 르노삼성 SM6가 장악한 가솔린 중형 세단은 '가격'으로 승부하되 수익은 시장 경쟁이 비교적 약한 LPG 차종에서 극대화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가솔린 중형 세단에서 가격은 여러 선택 요소일 뿐 근본적인 수요 확대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SM6가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던진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견고한 쏘나타 아성을 흔들며 현대차에게 변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고, 소비자 눈높이는 한 단계 높였다. 그래서 이제는 쏘나타가 SM6를 추격하는 형태가 됐다. 시장을 지키려는 SM6와 이를 공략하려는 쏘나타, 역시 영원한 절대 강자는 없는 법이다. 쏘나타를 밀어낸 것만으로도 SM6의 저력은 입증된 셈이니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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