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인사이트] 전륜·후륜·4륜구동 장단점

2017. 4. 24. 04: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륜, 앞바퀴에 힘쏠려 접지력 좋지만 승차감↓
후륜, 밸런스가 좋아 편한 승차감..코너링 약해
4륜, 힘좋은 슈퍼카에 쓰여..연료효율 떨어져
링컨 컨티넨탈은 1988년에 앞바퀴 굴림으로 전환한 최초의 럭셔리 세단이다. [사진 제공 = 링컨]
자동차를 움직이게 만드는 구동 방식은 크게 전륜과 후륜, 사륜으로 구분한다. 대세는 전륜인 앞바퀴 굴림이다. 하지만 고급 승용차들은 대부분 후륜구동을 사용한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륜구동은 요즘에 승용차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출시된 자동차들은 구동 방식에 상관없이 거의 비슷하게 약한 언더스티어 특성을 지녔다.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지만 일반적인 운전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예민함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설정된다는 뜻이다. 이런 특성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는다. 자동차에 적용되는 설계 및 제작 기술 수준과 치밀한 전자 제어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하지만 구동 방식마다 주행에서는 다른 특성이 나타난다. 앞바퀴와 뒷바퀴에 작용하는 차체의 중량과 구동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 전륜구동

앞바퀴 굴림이라 부르는 앞 엔진 앞바퀴 굴림 방식(FF)은 엔진과 변속기, 구동 바퀴가 모두 차체의 앞부분에 모여 있다. 이것이 전륜구동 모델의 특징을 결정 짓는다.

구동 바퀴인 앞바퀴에 많은 중량이 가해지므로 접지력이 좋아진다. 방향을 전환하는 차체 앞부분에 중량이 모여 있으므로 관성이 커서 주행 안정성도 높아진다. 높은 접지력과 주행 안정성은 전륜구동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이다.

코너링 중 미끄러운 노면에서 앞바퀴가 코너 바깥으로 미끄러지려 할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뗀다. 이렇게 되면 전륜구동 차량은 자연스럽게 앞바퀴로 하중이 이동하므로 구동 바퀴이자 조향 바퀴인 앞바퀴의 접지력이 좋아져서 차체는 자연스럽게 코너 안쪽으로 돌아오며 안정성을 찾는다. 전륜구동은 차체 앞부분에 구동 계통이 모여 있으므로 실내공간은 더 넓어지고 프로펠러 샤프트가 차 바닥을 지나가지 않으므로 뒷좌석 중앙이 비교적 평평해진다.

엔진이 가로로 놓인 전륜차량은 차체 크기에 비해 실내 공간이 넓다. 물론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승차감이다. 앞뒤 바퀴에 걸려 있는 무게가 다르므로 서스펜션의 단단한 정도도 달라진다. 따라서 앞바퀴와 뒷바퀴가 동일한 요철을 통과하는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단점은 차 앞부분이 무겁기 때문에 코너링 때 앞부분에 원심력이 더 작용하므로 코너 바깥쪽으로 궤적이 부풀어 나가는 언더스티어 현상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구동과 조향을 모두 담당하는 앞 타이어의 마모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가로 엔진 배치 형식은 좌·우 구동축의 길이가 달라서 급가속 때 운전대가 한 쪽으로 돌아가려는 토크 스티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요즘에는 정교한 설계와 전자 제어가 이런 조종 안정성의 단점을 대부분 해소한다.

◆ 후륜구동

전륜구동 장점이 후륜구동에서는 단점이 된다. 반대로 단점은 장점이 된다. 대부분의 후륜구동 모델은 앞 엔진 뒷바퀴 구동 방식을 적용한다. 이 경우 앞뒤 무게가 거의 균등하게 배분된다. 따라서 앞뒤 서스펜션 강도가 비슷해 승차감이 균일하다. 코너링 때 차체 앞부분과 뒷부분이 받는 원심력이 비슷하다. 앞바퀴는 방향 전환을 담당하고 뒷바퀴는 추진을 담당하므로 타이어가 고르게 마모된다.

단점은 코너링 특성을 이해하기 복잡하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이상적인 무게 배분으로 우수한 주행 안정성을 보인다. 하지만 미끄러운 노면에서 코너에 진입할 경우 코너 안쪽을 향하려는 앞바퀴와 달리 뒷바퀴는 여전히 직진 방향으로 차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앞바퀴가 제대로 방향을 바꾸지 못하는 푸시 언더스티어 현상을 보일 우려가 있다.

코너링 도중에 구동 바퀴인 뒷바퀴가 접지력을 잃으면 차 뒷부분이 코너 바깥으로 미끄러져 나가는 오버스티어 현상을 일으키기 쉽다. 약한 언더스티어 현상으로 주행하던 차량이 갑자기 반대 특성인 오버스티어로 바뀌는 것이다. 이때 본능적으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하중이 앞으로 이동하므로 뒷바퀴의 접지력이 더욱 약화된다.

후륜구동 차량은 뒷바퀴의 접지력을 회복하려면 인간 본능과는 반대로 가속페달을 더 밟아서 뒷바퀴로 하중을 더 이동시켜야 한다. 이런 적극적인 하중 이동은 차량의 주행 특성을 운전자가 직접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전하는 재미를 좋게 만들어준다. 요즘 출시되는 후륜구동 차량들은 주행 안전 장비의 발달로 좀처럼 주행 안정성을 잃지 않는다.

롤스로이스는 후륜구동 방식을 고집하는 최고급 승용차의 대명사다. 사진은 롤스로이스 팬텀 드롭헤드 쿠페. [사진 제공 = 롤스로이스]
◆ 사륜구동

최근 사륜구동 승용차들이 주목받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예전 방식은 소음과 진동으로 승차감이 떨어지고 늘어난 무게와 구동 저항으로 연료 소모율이 높다는 단점을 지녔다. 하지만 최근의 사륜구동 장치는 전자 제어의 발달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추세다.

고성능화도 사륜구동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요즘에는 300마력을 넘는 승용차들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타이어 하나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타이어의 부담을 줄여야 주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궁극적인 방법이 타이어 네 개로 엔진의 힘을 분산하는 사륜구동 방식이다. 최근에 등장한 슈퍼카들이 대부분 사륜구동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는 사륜구동의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 바퀴는 모터로 구동하고 다른 두 바퀴는 엔진으로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있고, 가까운 미래에는 바퀴마다 모터가 별도로 장착되는 사륜구동 전기차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동 방식에 따라 차량 특성이 달라지므로 자신의 운전 스타일에 맞는 구동 방식을 선택하는 게 좋다. 그러나 구동 방식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너무 중요하기에 세계 각지에서 출시되는 모든 자동차의 사용자 설명서에도 들어가는 문구다.

"아무리 이 차량의 주행 안정성이 우수하다고 할지라도 물리적 한계를 초월할 수는 없습니다. 주변 상황에 알맞게 속도를 조절하십시오."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