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인사이트] 안전·연비 두 토끼 잡으려면..공기를 다스리되, 공기에 순응하라
고속 주행시 공기 흐름 이용 車 아래로 눌러주는 '다운포스' 차량 접지력 높여 안정성 향상..리어 스포일러가 대표적 예
■ 공기역학의 세계
'공기역학적'이라는 말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 번째는 저항 최소화다. 이동하는 물체가 만나는 공기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운동 안정성 확보다. 물체가 주변을 흘러가는 공기로 운동이 교란되거나 불안정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소극적 의미와 함께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적극적인 접근을 모두 포함한다. 이런 의미에서 공기역학은 공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동시에 공기를 다스리는 양면성을 지녔다.
공기 흐름을 이용해 주행 안전성을 향상시킬 때는 자동차를 아래로 내리누르는 '다운포스(down force)'를 이용한다. 이를 활용하면 무게 증가 없이 차량의 접지력을 높일 수 있다.
공기저항이나 힘의 크기는 속도가 증가할수록 급격하게 커진다. 성능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던 초기 자동차가 공기역학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마차 모양이어도 괜찮았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더 이상 공기가 부딪치는 과거의 차체 형상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물방울 모양을 자동차에 적용할 때는 문제가 생겼다. 물방울은 공중을 가르면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비행기가 기본적으로 물방울 모양에 기초할 수 있었던 것도 공중을 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면에 밀착해 주행하는 자동차의 공기역학적 특성은 물방울이나 비행기와는 다르다. 물방울 모양은 공기저항을 줄여주지만 주행 안정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자동차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훨씬 복합적이라는 뜻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공기저항을 감소시키는 설계와 공기역학적 주행 안정성 설계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공기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고 흘려보내야 하는 공기저항 감소 설계와는 달리 공기역학적 주행 안정성 설계는 공기 흐름을 적극 유도해 원하는 힘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공기역학을 이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능동적 장비는 가변식 리어 스포일러였다. 낮은 속도에서는 아래로 낮춰 불필요한 공기저항을 줄이고 매끈한 외관을 유지하다가 속도가 증가해 주행 안정성이 필요하면 스포일러가 위로 돌출되면서 차체의 뒷부분을 아래로 누르는 다운포스를 증가시킨다.
이와 비슷한 장비로는 포르쉐 911 터보에 적용된 앞 범퍼 하단의 액티브 에어 댐이 있다. 차체 바닥으로 유입되는 공기 양을 줄여 차 바닥 아래의 공기 압력을 낮추면서 다운포스를 유도하는 장비다.
최근 등장한 대표적인 능동적 장비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액티브 셔터다. 라디에어터 그릴은 공기 흐름을 교란해 공기저항을 증가시키는 대표적 요소이지만 엔진 냉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채택해야 하는 부품으로 여겨졌다.
최근 출시된 BMW 5 시리즈의 공기저항계수는 0.22다. 이 기록은 친환경 모델들을 능가하는 매우 낮은 수치이고 양산 자동차로서도 가장 낮다. 놀라운 점은 기록 자체에 있지 않다. 겉으로 봐서는 특별한 장비나 설계가 보이지 않는 일반적인 세단의 디자인인데 이처럼 뛰어난 기록을 달성했다는 게 대단하다. 자동차의 환경 친화성이 강조되는 21세기에는 공기 역학적 설계는 자랑이나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나윤석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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