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인사이트] 피할 수 없는 마찰력·관성..피해야 하는 오버·언더스티어링

2017. 7. 17. 04: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타이어, 노면에 저항 적으면 연비엔 좋지만 제동력은 손실..타이어에 표시된 등급 확인하고 평소 적절한 공기압 유지돼야
관성 생기면 연비 좋아지지만 과속하면 커브서 차 통제안돼..코너 안쪽으로 밀려들어가거나 밖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링 발생

자동차가 받는 힘

코너에서의 조향 반응은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속도가 빠르면 전륜구동은 언더스티어, 후륜구동은 오버스티어 특성을 보인다. 과속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 제공 =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는 움직이는 과정에 많은 힘이 작용한다. 엔진에서 만들어진 힘이 타이어를 굴리고, 타이어는 다시 지면을 밀어내며 차를 움직이게 한다. 움직이는 자동차는 관성을 갖게 되며 지면과 타이어 사이에는 마찰력이 작용하고, 차가 회전할 때에는 원심력이 작용한다. 또한 달리는 동안 자동차는 공기 저항을 받게 되는데 이 역시 차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하나의 힘으로 작용한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최종 단계는 노면과 맞닿는 타이어에서 이뤄진다. 엔진의 힘을 전달받은 타이어가 구르면서 차가 움직인다. 타이어는 구름저항을 받는다. 저항이 없다면 타이어는 헛바퀴를 돌거나, 구르지 않고 그냥 미끄러지는 상태가 된다. 빙판길을 생각하면 된다. 혹은 빗길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2년 12월부터 타이어에 회전저항 계수를 기준으로 하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과 젖은 노면 제동력을 표시하도록 했다. 자동차 메이커의 홈페이지나, 제품 안내책자에 보면 해당 차종 타이어의 마찰저항계수와 젖은 노면 제동력이 각 5단계로 표시돼 있음을 볼 수 있다.

엔진의 힘은 최종적으로 타이어를 통해 발휘된다. 타이어는 지속적으로 노면 저항을 받으며 움직인다. 회전저항이 적으면 연비가 좋아진다. [사진 제공 = 오토다이어리]
회전저항은 타이어가 움직일 때 노면에서 받는 저항이다. 타이어의 재질과 접지면의 형태, 노면의 재질과 상태 등에 따라 좌우된다. 타이어에 따라 회전저항이 달라질 수 있어 이를 5단계로 구분해 표시하는 것이다. 회전저항이 적은 1등급은 적은 힘으로 더 많이 움직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연비가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회전저항이 적으면 제동력이 나빠진다. 특히 젖은 노면에서 제동력이 악화될 수 있어 젖은 노면 제동력을 함께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력을 함께 고려해 타이어를 선택하라는 의미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어의 공기압. 공기압을 높이면 타이어와 노면의 접지면이 좁아져 저항은 줄어들고 제동력은 나빠질 수 있다. 또한 노면과의 마찰열로 뜨거워지면 공기압이 더 올라가 조그만 충격에도 타이어가 터질 수 있다.

공기압이 낮으면 타이어와 노면의 접지면이 넓어져 저항이 커진다. 공기압이 낮은 상태로 계속해서 빨리 달리면 타이어가 찌그러진 채 회전하다가 터지는 스탠딩웨이브 현상을 만나게 된다. 따라서 운전자는 늘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도록 타이어를 관리해야 한다. 자동차가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관성이 생긴다. 정속주행으로 순항할 때에 관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연비를 좋게 할 수 있다. 일정 속도에서 가속페달로부터 발을 떼면 연료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면서 연료를 아낄 수 있다. 일부 메이커에서는 '코스팅 기능'을 채택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내리막길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과 변속기를 차단해 관성으로 주행하도록 만드는 것.

자동차에 작용하는 힘은 조향특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티어링 조작에 반응하는 조향성능은 자동차에 작용하는 힘, 즉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정확하게 조작하기 힘들어진다.

예를 들면 시속 50㎞일 때와 시속 100㎞일 때의 조향반응은 크게 달라진다. 낮은 속도에서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가 돌아가지만 속도가 높으면 차의 반응은 크게 불안해진다. 스티어링 휠을 똑같이 조작해도 속도에 따라 차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 심하면 운전자가 원하는 궤적을 이탈해버리는 일도 벌어진다. 오버스티어링, 혹은 언더스티어링이라고 부르는 이상조향 현상이 나타난다.

타이어는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공기압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타이어가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사진 제공 = 오토다이어리]
오버스티어링은 차가 코너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현상, 언더스티어링은 코너 바깥으로 빠져나가려는 현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후륜구동차는 오버스티어링, 앞바퀴굴림차는 언더스티어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앞바퀴굴림차가 언더스티어링 현상을 보이는 것은 구동바퀴인 앞 타이어에 너무 많은 하중이 실리기 때문이다. 조향축인 앞바퀴가 무거워 핸들을 돌려도 원하는 만큼 돌아나가지 못하고 코너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뒷바퀴굴림차는 구동바퀴인 뒷바퀴가 차를 밀고 가는 형식이다. 코너에서 좀 더 큰 힘이 작용하면, 즉 한계속도를 넘어서면 뒤에서 미는 힘이 너무 강해진다. 결국 차는 운전자의 의도보다 더 많이 회전하며 코너 안쪽으로 파고들어 정상적인 궤적을 이탈하게 된다. 오버스티어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게 힘의 양, 즉 속도다. 낮은 속도에서는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 등 이상 조향이 일어나지 않는다. 속도가 빠를 때, 차체에 걸리는 힘이 양이 극단적으로 증가하면서 균형을 잃어버릴 때 정상적인 방향 전환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를 어느 정도 교정할 수 있다. 동시에 기어 단수를 낮추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단 차가 균형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태에 이르지 않도록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자식주행안정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ESP, ESC 등으로 불리는 이 장치는 차의 균형이 흐트러져 이상 움직임이 감지될 때 엔진의 동력을 순간적으로 차단하고 변속과 제동에 개입해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게 해준다. 속도가 너무 빠르면 ESP도 무용지물이다. 빠른 속도는 제어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지, 제어할 수 없는 속도는 반드시 사고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자동차에 힘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운전하면 좀 더 영리하게 차를 다룰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뒤 타이어에 힘이 걸리고, 제동을 하면 앞쪽에 하중이 걸린다. 회전을 할 때는 바깥쪽 타이어에 힘이 걸리게 된다. 힘이 어디로 더 많이 가는지를 생각하면서 최대한 힘의 이동이 크지 않도록 부드럽게 차를 다루는 게 결국 안전운전·경제운전의 비결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운전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강한 힘이 한꺼번에 어느 한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조작하면 큰 힘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오종훈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