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르포] "운전기술, 기초부터 탄탄히" 현대차 드라이빙 아카데미 가보니

변지희 기자 입력 2017. 10. 23. 18: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운전의 기초를 다지는 날입니다. 서킷에서 마음껏 달리고 싶은 분들은 추후 '스포츠(SPORT)', '레이스(RACE)' 수업을 들어주세요."

수업 전 교육 참가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변지희 기자

지난 21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 이날 오후 KIC에서는 현대자동차의 드라이빙 아카데미 수업 중 초급 단계인 '세이프티(Safety)' 클래스가 열렸다.

현대차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전문 인스트럭터로부터 수준별로 운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유료 프로그램이다. 기존에는 3단계로 진행해온 것을 이번에는 좀 더 세분화해 '세이프티(Safety), 펀(Fun), 스포츠(Sport), 레이스(Race)' 4단계로 나눴다.

각 과정을 수료한 참가자에게는 수료 인증서와 운전 실력 진단서를 제공하며 상위 클래스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특히 세이프티, 펀 클래스는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 공인 레이싱 스쿨 인증 프로그램이다. 두 수업 모두 초급자를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세이프티 클래스는 '안전 운전'에 중점을 둔 반면 펀 클래스는 '재미'에 중점을 둔 것이 차이점이다.

이날 교육을 총괄한 조훈현 인스트럭터는 “급하게 제동하거나 스티어링휠을 조향하는 것을 자차로 연습하기에는 아깝지 않냐”며 “오늘 마음껏 연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비상 상황에는 브레이크 부러뜨리겠다는 생각으로 꽉 밟으세요”

언밸런스 슬라럼 연습중인 차량들./변지희 기자

이날 세이프티 클래스 참가자는 총 84명으로 A,B,C,D 네 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친구 또는 연인끼리 온 참가자들이 많았고 네 명의 가족이 함께 온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한쪽 벽에는 하반기 진행되는 현대차 드라이빙 클래스에 인스트럭터 15명의 프로필이 붙어있었다.

차량을 직접 운전하기에 앞서 간단한 이론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 과정에서 강사들이 가장 강조한 것은 안전 운전 방법이었다.

조훈현 인스트럭터는 "운전할 때 두 가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며 "무릎과 팔꿈치는 살짝 구부려야 하고, 왼쪽 발은 풋레스트 위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이 펴진 상태로 운전하면 돌발 상황시 브레이크를 덜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풋레스트 위에 발을 놓는 것도 브레이크를 밟을 때 하체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서다.

스티어링 휠은 반드시 두 손으로 잡아야 하며 양 손 각각 9시, 3시 방향으로 잡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차량에 여러가지 기능들이 탑재되고 있고 이를 시행하는 버튼들이 주로 스티어링 휠에 장착되는데, 9시, 3시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이를 쉽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인스트럭터는 이론 교육을 마치며 브레이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브레이크는 발가락이 아니라 반드시 발바닥으로 밟아야 한다"며 "비상 상황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부러뜨리겠다는 생각으로 꽉 밟아야 한다. 오늘 수업에서 이를 연습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슬라럼과 긴급제동 연습중인 차량들./변지희 기자

◆ “시야 멀리 봐야 장애물과 충돌 상황 피할 수 있어”

20분 정도의 이론교육을 마치고 서킷으로 나가자 현대차 해치백 모델인 I30와 아반떼 스포츠 수십여대가 줄지어 교육생을 맞았다. 두 차량 모두 배기량 1591cc, 최대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kg.m의 성능을 낸다.

세이프티 클래스 교육 프로그램은 '언밸런스 슬라럼', '슬라럼과 긴급제동', '후진 주차와 가속', '긴급회피' 등 네 가지로 구성돼 있었다. 각 수업은 50분씩 진행됐다. 각 조마다 세 명의 인스트럭터가 배치됐고, 차량에는 2인 1조로 탑승했다.

연습할 때 마다 무전기로 인스트럭터의 피드백을 곧바로 들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긴급제동 연습을 할 때 브레이크를 세게 밟지 않고 천천히 멈추자 “동승자 편의 봐주지 말아라”, “스키드음이 들릴 정도로 세게 밟아야 한다” 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슬라럼은 러버콘(고무로 만든 고깔 모양의 교통안전시설물)을 일정하게 배치해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코스다. 특히 언밸런스 슬라럼은 러버콘 간격을 불규칙하게 배치했기 때문에 스티어링 휠을 보다 정교하게 조작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처음에는 시속 20km로 러버콘을 피하다가 시속 50~60km까지 점차 속도를 높인 뒤 일정 공간 안에 차를 정지시키는 연습을 했다.

후진주차 연습중인 차량들./변지희 기자

긴급회피 시간에는 러버콘으로 만든 'S'자 모양의 코스를 빠르게 통과했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스티어링휠을 움직여 장애물을 피하는 연습이다.

인스트럭터들은 "시야를 멀리 보라"며 "눈 앞의 러버콘이 아닌 다음 러버콘을 봐야 한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더 멀리봐야 한다"고 말했다. A팀 팀장인 전대은 인스트럭터는 "장애물이 나타나는 등 위급 상황에서 멀리 보라는 의미는 장애물을 넘어서 '가야할 곳'을 뜻한다"며 "시선 처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애물이 갑자기 튀어나왔을 때 시야를 멀리 봐야 상황에 따라 장애물을 안전하게 피해가거나 급하게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수업에 참가했던 한 참가자는 "운전을 시작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안전하게 운전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며 "4시간 내내 알차게 배웠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