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SUV·외제차 강세에 위축된 중형차·터보 엔진, 고급화로 소비자 유혹

2017. 10. 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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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위기 타개 부심
쏘나타, 택시·렌터카 등 업무용 선호
말리부는 그랜저 급 상위 트림 인기

국내 시장에서 ‘중형차’의 위치가 다소 변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형차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국민차’의 자리를 지켰다. 조금 더 과거로 내려가면 ‘중산층’의 상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적지 않은 중산층이 수입차를 선택하려 한다. 국산차를 선택하더라도 그랜저와 같은 준대형급 세단, 혹은 다양한 사이즈를 가진 SUV로 시선을 돌리려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중형차의 위치가 모호해진 것이다. 이른바 ‘흥행 보증수표’라고 불리며 무조건 잘 팔리던 중형차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국산 중형차 시장을 나누고 있는 각 제조사의 차량. 르노삼성 SM6(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와 쉐보레 말리부는 고급화 전략을, 기아 K5와 현대 쏘나타는 대중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진 각 제조사]
◆중형차 상반기 판매량 16.7%감소=2017년 상반기(1~6월)를 기준으로 국내 중형차 전체 판매량은 16만23대였다. 이는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16.7%에 해당하는 비중으로, 지난해 대비 5.4%가량 감소한 수치다. 반면 준대형급 이상의 대형차 판매량은 19만3924대로 전체 승용차의 20.2%를 차지했다. 인기의 절정에 있다는 SUV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24만9243대가 팔리며 전체 승용차 시장의 26%를 가져갔다. 승용차의 허리가 중형차에서 대형차와 SUV로 이동한 것이다.

 중형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는 현대 쏘나타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6만 1570대가 팔렸는데, 이 중 3893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다음으로 르노삼성의 SM6가 3만2044대, 기아 K5 2만8284대, 쉐보레 말리부 2만6721대 규모로 순위를 이어갔다.

 반면 현대 그랜저 IG는 월평균 1만대 이상의 판매량으로 이미 10만 2098대가량이 팔렸다. 9월에 10만 대 벽을 돌파한 것이다. SUV 그룹에 있는 인기 모델 쌍용 티볼리와 기아 쏘렌토의 판매량만 합쳐도 9만 9788대로 사실상 10만대에 육박한다. 과거 쏘나타의 절대적인 판매량 우위, 쏘나타를 능가했던 K5의 인기도 옛말이 됐다. 이대로 시장을 넘겨줄 수 없기에 중형차도 각기 다른 해결책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LPG 공략 쏘나타, 고급화한 SM6·말리부=올해 1~9월까지 현대 쏘나타의 판매량은 6만1570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중 LPG 차량 등록 대수가3만4196대로 55.5%를 차지했다. 택시를 비롯해 렌터카, 각종 관공서들이 쏘나타 구입에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택시 또는 렌터카용 자동차로 인식이 굳어질 우려도 있지만 높은 내구성을 비롯해 정비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는 만만치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

반면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는 ‘중형차 이상의 중형차’를 외치며 보다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한다. 중형차지만 준대형급 이상의 사양으로 무장한 덕분이다. 이로 인해 가격이 높아졌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실제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SM6와 말리부는 공통적으로 상위 트림 판매량이 높다는 특징을 갖는다. 1~9월을 기준으로 SM6의 최상위 트림을 선택하는 소비자 비중이 46.2%에 달했다.

말리부 소비자의 대다수는 최상위 트림(LTZ 급)을 선택한다. 같은 기간 판매 기준으로 말리부의 전체 판매량 중 64.3%가 최상위 트림이었다. 애초에 말리부의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의 3분의 2 가량이 현대 그랜저 2.4와 가격이 겹치는 수준의 말리부를 택한다는 것이다.

◆다운사이징 터보 vs 다양한 엔진=현대 쏘나타, 기아 K5, 르노삼성 SM6는 다양한 엔진으로 많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킨다. 2.0리터 가솔린과 LPG는 물론 가솔린 터보와 디젤 모델까지 운영한다.

반면 한국지엠은 ‘선택과 집중’을 한 모양새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바탕으로 성능과 연비, 나아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노렸다. 기존의 2.4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은 1.5L 터보 엔진으로 대체했다. 2.0 터보 엔진은 3.0L 급 자연흡기 엔진의 효율로 253마력이라는 동급 최고 성능을 앞세운다.

말리부에 사용된 2.0 터보 엔진은 GM 내에서 23년의 역사를 갖고, 캐딜락 모델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3세대 최신 사양이다. 1.5L 엔진은 GM의 터보 엔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완전히 새롭게 개발됐다. 특히 2018년형 말리부 1.5 터보 엔진은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획득해 친환경 성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고급화된 가솔린 터보 엔진에 힘입어 말리부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중형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오토뷰=김선웅·전인호 기자 news@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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