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S토리] 아우디·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족쇄' 풀까

박찬규 기자 2017. 11. 1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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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 폭스바겐·아우디 출고장.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이 국내판매에 재시동을 건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판매가 중단된 지 14개월 만이다. 선봉은 지난 6일 아우디가 내놓은 고성능 스포츠카 ‘R8’이 맡는다. 가솔린 차종이어서 인증이 빨리 마무리된 데다 그룹 내에서도 정점에 위치할 만큼 상징성이 커서 폭스바겐왕국의 재림을 선포하는 모델로 제격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8월 배출가스 인증서류 조작으로 주력모델의 인증이 취소되며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소외됐지만 해외에서는 발 빠르게 태세를 전환, 판매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특히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최대실적을 거뒀고 올 들어 조직을 가다듬으며 ‘투게더-전략 2025’를 발표했다. 2025년에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자동차기업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제공하고 새로운 모빌리티서비스의 기준을 세우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것.

무엇보다 기존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e-모빌리티의 확장으로 자동차와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바꿀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은 내년까지 10종 이상, 2025년까지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는다. 또 SUV 라인을 강화해 연내 7개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며 인도와 중국에서는 지역업체와 협업해 경제성을 강조한 차를 출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풀어야 할 3가지 매듭이 있다.

◆첫번째, 정부의 인증

디젤게이트 이후 정부의 인증절차가 깐깐해져서 업체마다 인증에 필요한 시간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오케이’ 한 이후에야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할 수 있는 것. 일정을 미리 파악해야 이런저런 준비를 할 텐데 정보가 제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는 재인증을 받은 Q7·A7·A4 차종이 조만간 국내판매를 다시 시작한다. 인증절차가 진행 중인 주력모델 A6도 출격이 머지않았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환경부 인증을 받은 폭스바겐 티구안, 파사트, 아테온을 비롯한 8개 모델의 판매재개도 기대된다.

다만 환경부 인증을 받더라도 산업부와 국토부의 인증을 모두 거쳐야 해서 예전처럼 신차가 쏟아지듯 출시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R8이 조금 특별한 사례일 뿐이라는 설명.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인증절차가 끝나야 판매시점이 정해진다”면서 “어떤 모델이 언제 인증을 마칠지 명확하지 않아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내부적으로도 정리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다”고 덧붙였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올 들어 임원진을 새로 구성하며 인증과 판매재개에 탄력을 붙였다. 지난 5월 기존 인증부서를 ‘기술 및 인증 준법부’로 개편하고 담당 임원 2명을 임명했다. 이들은 아우디와 폭스바겐 본사에서 엔진개발과 차 테스트 관련분야를 담당해온 전문가로 관련 정부부처와의 협의, 본사와의 협업을 맡는다. 또 지난 9월에는 르네 코네베아그 전 아우디 홍콩·마카오 총괄 사장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 사장에 임명됐다.

◆두번째, 평택항 에디션

지난해 8월 판매가 중단되면서 평택항에는 32개 차종 79개 모델 2만여대가 방치된 상태로 놓여있었다. 이 중 1만7000여대는 독일로 반송했지만 나머지 3000여대는 항구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남은 3000여대 중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2017년형은 인증이 마무리되면 재판매에 큰 걸림돌이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 문제는 서류조작으로 인증이 취소된 1200대다. 대부분 2016년형인 데다 1년 이상 바닷바람을 맞으며 항구에 방치된 차를 정상적인 신차로 판매할 수 없어서다. 이로 인해 각종 루머가 떠돌며 ‘평택항 에디션’이라는 말까지 생겨난 것.

만약 루머처럼 소비자에게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면 중고차값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판매정지를 앞두고 폭스바겐이 20% 할인판매를 실시한 적이 있어서 비슷한 수준의 할인폭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또 임직원에게 할인판매를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일정기간 뒤 다시 중고차시장에 등장,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존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데다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방법이다. 다만 매우 적은 수량을 이벤트 차원으로 판매하는 건 검토해볼 법하다. 마지막으로 렌터카 활용방안은 직접 사업에 뛰어드는 것과 기존 렌터카업체와 계약하는 것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 측은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반송, 할인판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데 루머가 확대 생산되면서 마치 정해진 사실처럼 소문이 났다”면서 “인증절차가 진행되며 당장 고민할 문제는 평택항 재고차 처리방안이지만 아직까지 정해진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세번째, 판매네트워크

그동안 전시장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일부 판매사는 빈 전시장에서 예술작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문제는 판매사원들이 줄줄이 이탈해 영업망이 무너진 상태라는 점이다. 앞으로 판매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이에 대비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이 같은 이유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1년 넘게 공백기를 거친 딜러망을 다시 정비하면서 카카오와 손잡고 온라인판매에 눈독을 들인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견적을 내고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최종 구매계약 및 차 인도를 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 무너진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와 함께 중고차 가치하락도 대비한다. 공식 판매사, SK엔카와 함께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것. 경쟁사들이 인증중고차로 큰 효과를 봤기 때문이며 그동안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고 본 것이다.

큰 논란 속에 2년여를 보내며 판매량이 곤두박질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그동안 서비스네트워크 강화에 힘썼다. 폭스바겐 서비스센터는 지난해 31개였지만 올해 34개로 늘었고 아우디는 32개로 변화가 없지만 워크베이 수가 420개에서 561개로 크게 증가했다.

수입차업계는 아우디·폭스바겐의 본격적인 판매재개 시점에 주목한다. 2015년 두 브랜드 모두 3만대 이상 판매하며 수입차업계 성장의 한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는 것과 동시에 3위권 자리 쟁탈전도 꽤 치열하다”면서 “앞으로 아우디·폭스바겐 차 판매가 시작되면 수입차시장이 다시 뜨거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4호(2017년 1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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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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