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만고만' SUV가 지겹다면?..렉스턴 스포츠 "픽미업!"

최기성 입력 2018. 1. 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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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쌍용차]
쌍용 렉스턴 스포츠는 무쏘 스포츠,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뒤를 잇는 국내 유일 픽업트럭이다.

픽업트럭은 트럭이면서도 트럭이 아니다. 프레임 위에 캐빈과 적재함을 얹는 구조는 트럭과 같다. 그러나 트럭과 달리 캐빈과 적재함이 일체감 있게 디자인됐다. 적재함 게이트도 좌우 양쪽과 뒤쪽에 나 있는 트럭과 달리 뒤쪽에만 있다.

픽업트럭은 한때 ‘용달차’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전천후 SUV로 위상이 달라졌다. 쌍용자동차 덕이다. 쌍용차는 SUV를 기반으로 만든 국내 유일 픽업트럭으로 다른 국산 브랜드 SUV와 경쟁했다.

쌍용차가 1월부터 2320만~3058만원에 판매하는 렉스턴 스포츠는 그 정점에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 플래그십 SUV인 G4 렉스턴의 플랫폼, 스타일, 가치를 공유하는 오픈형 모델이다.

쌍용차는 그동안 스포츠 모델에 사용해온 SUT(스포츠유틸리티트럭), LUV(레저유틸리티차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오픈형 렉스턴’이라 부른다. 오픈형 데크를 가진 전천후 SUV라는 뜻이다.

공략 대상도 열정을 갖고 자신의 일에 프로답게 일하고, 가족과 함께 레저를 즐기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전천후 SUV로 활약하기 위해 5m가 넘는 거대한 몸집을 지녔다. 미국 시장 기준으로는 중형 픽업에 해당하지만 국내에서는 한 덩치 한다.

전장x전폭x전고는 5095x1950x1840mm이고 휠베이스는 3100mm다. 기존 코란도 스포츠보다 더 길고 넓고 높다. 미국에서 인기높은 중형 픽업인 쉐보레 콜로라도는 전장x전폭x전고가 5713x1886x1791mm이고, 휠베이스가 3569mm다.

렉스턴 스포츠는 2.2ℓ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산한다. 복합연비는 4륜 기준 9.8km/ℓ다.

앞모습은 G4 렉스턴과 비슷하지만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다. 날렵한 육각형 라디에이터그릴의 상단을 크롬으로 감싼 G4 렉스턴과 달리 라디에이터그릴의 중앙을 크롬라인이 가로지른다. 안개등도 직사각형이 아니라 원형이다. 프런트 범퍼 에어 인테이크를 감싼 크롬 라인도 없다. 플래그십 SUV인 G4 렉스턴과 비교하면 화장기를 뺀 수수한 모습이다.

옆모습에서는 20인치 대구경 스퍼터링 휠이 측면 존재감을 살려준다. 또 탑승객이 승하차할 때 하의가 더렵혀지지 않도록 사이드실 하단까지 커버하는 클린실 도어를 적용했다.

뒷모습은 G4 렉스턴과 다르다. G4 렉스턴은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가로형 리어램프를 달았지만 오픈형 데크가 있는 렉스턴 스포츠는 역사다리꼴 세로형 리어램프를 채택했다. 번호판도 후면부 중앙이 아닌 리어 범퍼 하단에 장착했다.

데크는 가로x세로x높이가 1570x1300x570mm이다. 용량은 1011ℓ이고 최대적재량은 400kg이다. 파워 아웃렛과 회전식 데크 후크를 적용해 활용도도 향상했다.

실내도 G4 렉스턴과 비슷하지만 고급스러운 맛을 줄였다. G4 렉스턴처럼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와 안드로이드(Android) 미러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9.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애니메이션 모드, RPM 연계 모드, 일반 모드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7인치 대화면 슈퍼비전 클러스터도 G4 렉스턴과 마찬가지다. 다른 실내 디자인도 G4 렉스턴과 같다.

다만, G4 렉스턴과 달리 퀼팅 패턴 가죽과 우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또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대신 핸드 브레이크를 채택했다.

편의성은 괜찮다. 3D 어라운드뷰모니터링(AVM), 오토클로징(키를 소지하고 일정거리 이상 멀어질 경우 자동으로 도어 잠김),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및 2열 에어벤트, 와이퍼 결빙 방지장치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했다.

[사진제공:쌍용차]
시승차는 e-XDi 220LET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산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측면 도어 유리도 어깨 아래쪽에 위치해 시야가 더 넓게 느껴진다. 시동을 걸면 엔진이 나지막하게 그르렁거리며 달릴 채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다.

구동 모드는 2H(후륜구동), 4H(4륜 고속), 4L(4륜 저속)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일반 도로에서는 2H, 진흙이나 자갈 때문에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비포장도로 구간에서는 4H, 경사각이 크거나 큰 힘을 필요로 할 때는 4L을 선택하면 된다.

온로드를 달리기 위해 2H를 선택했다. 스티어링휠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적당한 무게감으로 움직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강력한 디젤 토크발은 없지만 꾸준히 속도를 높인다. 변속 반응은 빠르진 않지만 무난한 편이다.

저·중속 구간에서는 소음이 작게 들린다. 세단 수준은 아니지만 시끄럽다고 느낄 수준은 아니다. 엔진룸 방음 성능을 향상시켜 엔진 노이즈 실내 유입을 줄이고 8개의 보디마운트(body mount)와 직물 타입(PET) 휠하우스 커버 등을 통해 노면소음도 차단한 효과다.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요철이 심한 도로를 고속으로 달릴 때 차체 진동이 다른 SUV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느껴지지만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지는 않는다.

엄지손가락으로 변속하는 토글 스위치는 아쉽다. 손가락으로 토글스위치를 까딱거리며 변속하는 과정이 익숙지 않은 데다 변속 재미도 반감됐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4트로닉 기능을 다이내믹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코스는 언덕경사로, 통나무·범피, 모래웅덩이, 롤러, 자갈 슬라럼, 빙판, 급경사, 사면경사로 등으로 구성됐다.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해 구동모드를 4L로 전환했다. 차체가 좌우로 요동치는 코스에서는 4L이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자갈길에 만든 슬라럼 코스에서도 접지력을 잃지 않고 지그재그로 서 있는 라바콘(원뿔 모양의 장애물) 사이를 빠져나왔다.

한쪽 바퀴가 들리는 웅덩이 코스에서는 4L과 함께 차동 기어 잠금장치가 제 역할을 해냈다. 헛바퀴가 돌 때 차동기어 기능을 제한하고 상대적으로 정상 회전하는 바퀴에 힘을 전달해 웅덩이를 탈출할 수 있게 도와줬다.

급경사 언덕 중앙에 멈췄을 때는 언덕 밀림 방지장치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가 뒤로 밀리지 않게 해줬다. 반대로 언덕을 내려올 때는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가 브레이크나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온로드에서는 무난한 주행성능을, 오프로드에서는 탁월한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뒷좌석도 넓어 5인 가족이 편안하게 나들이를 즐길 수 있고, SUV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화물을 실을 수도 있다.

국내 SUV 최고 수준의 견인능력을 바탕으로 전원생활이나 오토캠핑, 수상레포츠 등 다채로운 아웃도어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용달차가 아닌 전천후 SUV로 거듭난 셈이다.

게다가 렉스턴 스포츠는 상용차로 취급받아 세금이 저렴하다. 배기량 2200cc 자동차는 연간 자동차세가 62만9200원에 달하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2만8500원에 불과하다. 매년 1월 세금 10%를 절약하기 위해 자동차세 연납에 신경 쓸 필요도 적다. ‘차테크’에 최적화된 SUV인 셈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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