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렉스턴 스포츠가 중형 SUV?..'코걸이 귀걸이' 마케팅

신정은 2018. 1. 24.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쌍용자동차(003620)가 올해 신차로 선보인 렉스턴 스포츠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쌍용차는 이에 대해 "렉스턴 스포츠가 중형 SUV라고 보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코란도 스포츠의 뒤를 잇는 모델이고, 가격 측면에서 시장에서 중형 SUV와 경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구분을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렉스턴 스포츠. 쌍용차 제공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쌍용자동차(003620)가 올해 신차로 선보인 렉스턴 스포츠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무쏘 스포츠(2002년), 액티언 스포츠(2006년), 코란도 스포츠(2012년)의 뒤를 잇는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이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출시행사에서 “렉스턴 스포츠는 기존 경쟁 모델들과의 차별화로 중형 스포트유틸리티(SUV)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렉스턴 스포츠가 픽업트럭이 아닌 ‘오픈형 SUV’로 정의하고 이를 중형 SUV로 분류한 것이다.

이런 마케팅이 통한 것일까.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2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약 보름 만에 6000대 가량 계약됐다. 이는 한 달 판매 목표치인 2500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그러나 렉스턴 스포츠를 중형 SUV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가 지난해 출시한 대형 SUV G4렉스턴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플랫폼이 같은데 어떻게 차급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렉스턴 스포츠는 크기로 보나 배기량으로 보나 중형 SUV가 아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시장은 △배기량 1000cc 미만, 길이 600㎜, 너비1600㎜, 높이 2000㎜ 이하의 ‘경차’ △배기량 1600cc 미만의 길이 4700㎜, 너비 1700㎜, 높이 2000㎜의 ‘소형차’ △소형차 기준 하나를 초과하거나 배기량이 1600cc 이상인 ‘중형차’ △배기량 2000cc 이상인 ‘대형차’ 등 네 가지로 구분 짓는다.

그렇다보니 자동차 회사들은 마케팅 측면에서 ‘준중형’과 ‘준대형’ 개념을 더해 분류하고, 레저용 차량(RV),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등 어렵고 다양한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국내의 모호한 기준이 만들어낸 ‘마케팅 꼼수’라고도 볼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2.2ℓ엔진을 장착해 배기량이 2157cc로, 이미 대형차 분류에 속해야 한다. 크기는 길이 5095㎜, 너비 1950㎜, 높이 1840㎜로 국내 대표 중형 SUV인 기아자동차(000270)의 쏘렌토(4800mmX1890mmX1690mm)나 현대자동차(005380)의 싼타페(4700mmX1880mmX1690mm)보다 훨씬 크다. 더군다나 렉스턴 스포츠는 사실상 화물차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승용차의 기준을 적용하기 애매한 부분도 있다.

쌍용차는 이에 대해 “렉스턴 스포츠가 중형 SUV라고 보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코란도 스포츠의 뒤를 잇는 모델이고, 가격 측면에서 시장에서 중형 SUV와 경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구분을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를 중형 SUV로 포지셔닝한 것은 G4렉스턴과의 판매 간섭을 줄이고, 코란도 스포츠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다.

이런 모호한 기준은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차급 분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렉스턴 스포츠 뿐아니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많은 차종이 크기와 다른 마케팅 용어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다르게 국내에도 다양한 크기의 차종이 출시되고 있는데 명확한 구분이 없어 현장에서도 혼란이 생기곤 한다”며 “유럽의 세그먼트와 같은 개념이 대중화되지 않는 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표현 방법은 계속 사용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