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철의 車 이야기]택시는 누가, 왜 만들었나..승용차 마켓 키워준 '매개체'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2018. 4. 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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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1974년형 브리사로, 브리사 택시는 1975년 출시됐다. 통상적으로 택시는 기본 베이스 모델이 나온 이후, 상품성을 다듬어 내놓는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만섭’(송강호) 한 장면. 1975년형 브리사(Brisa) 택시 모델에 배우 송강호가 올라 타 극 중 연기를 이었다.
2009년형 쏘나타 택시
기아 자동차 콩코드 DOHC 2000cc 모델
현대자동차 ‘스텔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서 ‘택시’ 모델들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을 뿐 아니라 각 메이커들의 기술적 진보 우위를 가져다준 귀한 존재들이었다. 그 만큼 국내 곳곳을 누비며 해당 양산차 모델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데 숨은 공로자였고, 나아가 국산 승용차 전체 마켓을 성장시키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얻어왔다.

특히 1955년 등장한, 지프의 윌리스 MB 모델을 카피한 ‘시발’ 택시에 이어 1962년 새나라자동차가 닛산과 손잡고 출시한 ‘블루버드’ 그리고 ‘코로나(1966·신

진자동차-토요타)’, ‘코티나(1968·현대차)’, ‘브리사(1975·기아차)’, ‘포니(1976)’ 등은 국내 택시 역사를 거슬러 올라 살펴볼때 더할 나위 없는 택시의 ‘뿌리 조상’격 모델들이다.

1989년 서울시내 택시회사 모습. 중형인 스텔라 택시와 포니2 모델이 정차돼 있다.
현대자동차, 뉴코티나. 1968년 1세대 이어 1971년 새롭게 등장한 2세대 코티나 모델.

■ ‘택시’는 누가·왜 만들었나…“대중적 경쟁우위 안겨다준 매개체”

가장 편안하고 가장 개인적인 교통수단인 ‘택시’가 국내 시장에 대중적으로 안착된 시기는 1950년대 지프의 ‘윌리스 MB’를 본 따 만든 ‘시발’자동차가 선보여진 1955년이었다.

당시 ‘시발’은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이어가며 누적 판매량 3000여대를 넘어서기도 했는데 대부분의 볼륨 수요는 자가용이 아닌 ‘시발택시’들이 차지했었다. 물론 1912년, 포드의 ‘모델 T’가 들어와 유료로 운행되기도 했지만 이는 현재 택시 개념과는 상이한 형태였고 이용자들도 극소수에 불과해 맥을 같이 했다고 보기 어렵다.

현대차 조랑말 ‘포니’. 해치백 스타일로 브리사에 영향을 받은 현대차가 국민차로 개발한 모델이다. 1976년 택시모델이 등장했다.

1962년엔 새나라공업주식회사가 닛산과 기술제휴를 맺고 파란새가 국내에 날라왔다. 차명도 ‘블루버드’. 새나라에서 수입해 ‘새나라’ 택시로도 모습을 보였고 차명에서도 느껴지 듯, 각지고 둔탁했던 시발과는 분명 차별화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미려한 외관을 갖춰 ‘고급 수입 택시’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인기를 얻기도 했었다.

‘새나라’ 블루버드에 이어 후발 주자인 신진자동차는 시발을 대체하며 ‘세단’ 카테고리가 주목을 받자 발빠르게 토요타와 손잡고 ‘코로나’ 택시를 1966년 내보였으며 토종 진영에선 현대가 뒤질세라 포드와 연계 ‘코티나’를 1968년 택시로도 출시했다.

3 포니2 lpg 전용 택시 광고

■1970·80년대 택시 시장 ‘지각변동’…‘기아’가 먼저 그리고 ‘현대’

이처럼 1960년대를 주름 잡았던 택시들이 대부분 국산화를 이루지 못한 모델들이었다면 1975년 혜성처럼 등장한 ‘브리사’는 이 이미지를 단번에 끊어낸, 첫 국산 소형 세단이었다. 기아차가 마쯔다와 전략적으로 부품 개발 기술력을 이전 받아 조립한 날쌘돌이였고 이 브리사에 놀란 현대차는 이듬해 1976년 조랑말 ‘포니’를 택시로 내놓게 된다.

이 ‘브리사’와 ‘포니’는 국산 승용차 시장 초도 전성기를 이은 대표작이다. 일례로 1980년 5월, 5·18 민주화 운동을 역사적 배경으로 담아낸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만섭’(송강호)이 몰았던 택시는 기아차가 빚어낸 1975년형 브리사(Brisa) 택시 모델이었는데 당시 완성차 시장에선 ‘포니 택시’와 상품성, 가성비 면에서 격돌하며 맞수 경쟁을 벌인 진정한 라이벌이었다.

현대차의 ‘스텔라’ 경우엔 1983년 택시로 모습을 보였다. 이 스텔라를 기점으로 ‘2열에 3인이 타도 편안한’ 이른바 ‘중형 택시’ 시대가 국내에 열리게 된다.

이에 기아차 역시 독일계에서 영향을 받아 기능적으로 상품성이 뛰어난 ‘콩코드’를 야심차게 빚어냈고 택시용은 1988년 선보였다.

신진자동차 코로나, 1970대 모델
1970년형 세단 ‘코로나’

하지만 스텔라 보다 적은 실내 공간과 국내 수요층들이 원했던 앵글에서 벗어난 디자인과 연비 면에서도 가성비 격차를 누를 만큼 경제성이지 못해 상대적으로 판매량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연이어 내놓은 ‘캐피탈’도 1989년 택시로도 출시됐지만 대중들의 눈은 주행 정숙성과 널찍함이 주무기였던, ‘스텔라’와 ‘쏘나타’ 편이었다. 또 한 체급 위 선수로 포텐샤를 1994년에 선보였으나 ‘일본 택시’라는 부정적 시각에 중·대형 중간 경쟁 모델들로부터 밀려 판매량은 부진했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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