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내년말·2022년부터 생산.. 수년간 '판매 보릿고개' 겪을 듯

김성민 기자 2018. 4. 24. 03: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GM 협상 타결]
GM본사,이달 중 5000억 투입하기로.. 한국GM 정상화 남은 과제들

한국GM은 지난 2월 군산 공장 폐쇄 결정을 한 후 2~3월 두 달 판매량이 작년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지난 3월 내수 판매량은 6272대로 1년 전(1만4778대)보다 57.6% 감소했다. 비용 절감을 둘러싸고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되자 소비자가 등을 돌린 것이다. 한국GM은 노사가 비용 절감을 위한 임단협을 극적 타결, 법정관리를 피했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 악화에 따른 판매 부진 등으로 정상화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배정받는 2개 차종만으로는 5년 이후 생존을 보장받지 못한다. 결국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 있는 볼륨차(판매량이 많은 차)와 전기차 등을 배정받아야 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한국GM 노사 잠정 합의안 도출은 이제 겨우 첫 단추를 꿴 것"이라며 "상품성 제고와 대폭적인 원가 절감, 노사 관계 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계속 신차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 출발 하지만 미래는 불안

GM 본사는 한국GM에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트랙스 후속 모델과 차세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 등 신차 2종을 배정할 계획이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두 차종은 생산량이 굉장히 크고, 수출 물량이 대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랙스 후속 모델은 내년 말부터 인천 부평 공장에서 생산한다. CUV는 2022년이나 돼야 창원 공장에서 생산한다. 신차 배정을 받는다고 해도 당장 한국GM 판매량과 생산량이 회복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GM이 앞으로 10년간 28억달러(약 3조원)를 신규 투입한다고 해도 이 돈은 신차 생산을 위한 설비 구축과 연구·개발비로 사용되기 때문에 경영난이 한꺼번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으로의 판매도 난항이 예상된다. 2012년까지 연간 80만대를 판매한 한국GM은 유럽 수출 물량이 급감한 2013년부터 판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판매량이 52만4000대에 그쳤다. 여기에 이번 구조조정과 노사 갈등으로 회사 이미지가 악화되며 한국GM 판매량과 매출은 장기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결국 GM이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 3조원과 투자 금액을 회수하면 미련 없이 한국 시장을 철수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M 입장에서는 소형차 생산 기지 역할을 한 한국GM이 더는 매력적이지 않다"며 "이번에도 GM이 한국GM에 빌려준 3조원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 한국 잔류를 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고비용 저생산성 구조 깨고, 경쟁력 있는 신차 계속 받아야

노사 간 치열한 갈등을 빚은 군산 공장 잔여 인력 고용 문제도 아직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다. 노사는 23일 잠정 합의안을 내며 군산 공장 잔여 인력에 대해서는 희망퇴직을 한 차례 추가로 실시하고, 전환 배치 실시 전 남은 인력에 대한 처리 문제를 별도 논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다시 노사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고비용 저생산성에 갇힌 강성 노조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GM은 GM 본사에서도 대표적인 저생산성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특히 한국GM 노조는 비용 절감을 놓고 사측과 교섭을 벌이던 중 작년분 성과급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자 사장실을 무단 점거했다. GM 본사는 한국GM을 '위험 지역'으로 분류하고 본사 임원들의 한국 출장을 금지하기도 했다.

결국 한국GM이 10~20년 장기 생존하기 위해서는 생산 경쟁력을 높여 GM 본사로부터 지속적으로 전기차 등 미래 핵심 차 등을 배정받아야만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수욱 서울대 교수는 "GM은 돈이 되지 않는 사업장은 빠르게 접으며 미래차에는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GM 노사가 협력적 문화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 경쟁력을 갖춰 GM의 미래차 생산 구조에 필수적인 사업장이 되지 않으면 GM 철수라는 상황을 또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