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는 내가 만든다'..車업계 프로슈머 바람

강영운 입력 2018. 6. 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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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직접 개발에 참여..개성살린 맞춤형 차 인기
현대차, 쏘나타에 고객의견 수렴..쌍용차 티볼리 기어Ⅱ 주문제작
BMW 미니도 협업 플랫폼 구축
'내 차는 내가 만든다. 판에 박힌 자동차는 가라.'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운전자들의 개성을 담을 수 있는 맞춤형 모델인 일명 '커스텀 핏'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고객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선택사양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직접 자동차 개발에 참여하는 수준까지 진화하는 상황이다. 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차는 소비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자동차 업계에 '프로슈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9일 고객 소통 프로그램인 'H 옴부즈맨' 3기 발대식을 열었다. 'H 옴부즈맨'은 현대차의 상품, 서비스, 마케팅, 공유가치창출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고객의 의견을 듣는 현대차의 대표 '고객 참여형 소통 프로그램'이다. 회사는 H 옴부즈맨 활동을 통해 제안되는 고객의 다양한 의견과 개선 제안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시한 쏘나타 스페셜 모델 '쏘나타 커스텀 핏'은 핵심 사양부터 최종 모델명에 이르기까지 H 옴부즈맨 2기 제안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커스텀 핏은 출퇴근용 차량인 '마이 시티 에디션'과 장거리 여행을 즐기는 '마이 트립 에디션' 두 가지로 구성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당시 한 달만 팔기로 하고 출시한 이 모델 350대를 판매했다.

마이 시티 에디션을 구매한 직장인 남경식 씨는 "주차 공간이 협소한 서울시내에서 후측방 경보시스템과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등이 기본 사양인 모델을 구매한 덕분에 주차 공포증에서도 벗어났다"며 좋아했다. 쏘나타 커스텀 핏의 고객 참여가 입소문이 나면서 H 옴부즈맨 합격 경쟁률 역시 2017년 10대1에서 올해 14대1로 껑충 뛰었다. 현대차는 다양화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옴부즈맨의 제작 참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H 옴부즈맨의 3기 고객들은 상품 혁신 부문에서 장동선 뇌공학 박사와 함께 차량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2개 차종으로 확대해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고객들이 직접 만든 차를 뜻하는 '커스텀 핏'을 하나의 브랜드로까지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업계 넘버2 기아차도 고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자동차 개발에 활용한다. 기아차는 지난 1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서 대학생 싱크탱크 프로그램 '레드 크리에이터' 출범식과 함께 아이디어 캠프를 개최했다.

올해 처음 출범한 레드 크리에이터는 미래 고객인 대학생 관점에서 기아차 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활동을 4개월간 펼친다. 이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아차 실무에 실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아차 역시 이들에게 기획과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멘토링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대학생과 동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쌍용차도 대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도 주문제작형 모델 '티볼리 기어 에디션'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쌍용차는 티볼리 기어 에디션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선택의 폭을 넓힌 기어Ⅱ도 새롭게 선보였다. '티볼리 아머 기어Ⅱ'는 초보 운전자도 안심하고 탈 수 있도록 안전 장비를 강화한 '드라이빙 기어'와 다양한 디자인을 추가해 개성을 강조한 '스타일링 기어' 두 가지로 구성됐다. 드라이빙 기어는 긴급제동보조시스템, 전방추돌경보시스템, 스마트하이빔, 차선유지보조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기술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기존 고객들이 기존 티볼리에 대한 희망사항을 제시하자 쌍용차가 새롭게 옵션으로 내놓은 것이다.

스타일링 기어를 통해서는 더욱 다양한 개성을 연출할 수 있다. 쌍용차는 사이드미러와 차 후면 LED에 적용된 윙로고 엠블럼, 차문에 장착된 램프, 자동차 루프 색상 변경 등 조합을 통해 수십만 가지의 모델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의 '귀염둥이' BMW 미니도 '나만의 차'로 재미를 보고 있다. 미니는 2014년 3월 'JCW 컨트리맨 프로즌 블랙' 모델을 단 550대만 한정 생산했다. 이후 소수를 겨냥한 모델들을 계속 출시해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도미니크를 출시하면서 온라인 전용 한정판 모델 '클럽맨 도미니크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30대 한정 판매된 해당 모델은 독특한 디자인이 입소문을 끌면서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 3월 빙하를 연상시키는 아이스블루 컬러를 외관에 적용한 복고풍 모델 '미니 레트로 블루 오디션' 100대도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BMW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플랫폼을 통해 젊고 창조적인 예술가들과 협업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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