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체 개발한 특수전차, 통일 되면 DMZ 지뢰 제거 나선다

김준 선임기자 2018. 7. 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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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현대로템이 자체 개발한 장애물개척전차가 지뢰 제거 시험을 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통일이 되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비무장지대(DMZ)에 깔려 있는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이라는 주장이 많다. 비무장지대는 전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매설된 지역 중 한 곳이다.

지뢰 매설 지도를 보면 DMZ와 민통선 지역에 약 120만~130만 발의 지뢰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지역도 80만 발 가량의 지뢰를 매설돼 모두 200만 발 가량의 지뢰가 휴전선 철책 주변에 매설돼 있다.

가장 잔인한 살상 병기라는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장비가 필요하다. 과거 한국군은 지뢰제거용 폭발물 발사장비(MICLIC)로 지뢰를 제거해왔다. 미클릭은 로프에 폭발물을 매달아 전방에 발사, 지뢰를 폭발시키는 장비다. 지뢰가 폭발하면 불도저 전차인 KM9 ACE가 잔여 지뢰를 밀어내 제거한다.

그동안 한국군이 사용한 KM9 ACE는 미군의 M9 ACE 불도저 전차를 국내에서 라이센스 생산한 전차다. 하지만 최근 현대로템이 지뢰제거전차 개발을 완료함으로써 한국군도 자체 개발한 국산 지뢰제거 장비를 확보하게 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지뢰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장애물개척전차가 자기감응지뢰 제거 시험을 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장애물개척전차가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현대로템은 2014년 11월 장애물개척전차 체계개발 업체로 선정돼 같은 해 12월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달로 예정된 규격화까지 마치면 개발 작업이 모두 끝난다. 이 전차의 공식명칭은 K600이다.

장애물개척전차의 주요 임무는 기계화 부대의 신속한 작전수행을 위해 지뢰지대를 안전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이번에 개발된 장애물개척전차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같은 지뢰제거 능력이다.

차체 전면의 지뢰제거용 대형 쟁기를 지면에 박아 넣고 땅을 갈아 엎어 묻혀있던 지뢰가 드러나게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대인 및 대전차 지뢰까지 제거할 수 있으며, 자기감응지뢰무능화 장비로 자기장을 발사해 차량 앞에 매설돼있는 지뢰를 터뜨릴 수도 있다.

차량 후미 좌우에 안전지역 표시를 위한 표식막대 발사 기능도 갖췄다. 통로 표식막대를 확인한 군 병력이 안전한 기동로를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장애물개척전차가 지뢰 제거장치를 들어올린 모습. 현대로템 제공

지뢰 제거 작업 중에는 폭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장애물개척전차는 대전차 지뢰가 터져도 임무 수행을 지속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방호력과 생존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현대로템의 장애물개척전차는 최대 5㎞ 떨어진 안전지대에서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원격조정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아도 차량 운용이 가능해져 지뢰 제거 작업간에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가 없어지고 안전조치 시간도 단축된다.

이 전차의 윗면에는 별도의 굴삭팔을 설치해 굴삭용 버킷이나 파쇄기를 달아 참호, 방벽 등 각종 장애물을 매립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 유사시 굴삭팔을 일반 크레인으로 사용해 무거운 장비나 물자를 인양하고 운반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아직 양산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대당 가격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2020년부터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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