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존재를 알리지 못한 비운, 링컨 MKC

모클팀 2019. 1. 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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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은 MKC를 두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돌입했다.

과거 링컨은 제퍼 등을 통해 선보인 스플릿 윙을 디자인의 중심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최근 링컨 플래그십 세단, 컨티넨탈의 부활을 시작으로 새로운 패밀리룩을 선보이며 브랜드 내 모든 차에게 ‘성형수술’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이번에 만나게 되는 MKC의 외형이다.

지난 2014년, 스플릿 윙을 앞세워 시대가 요구하는 트렌디하고 세련된 크로스오버로 데뷔한 MKC는 ‘경쟁력’은 분명 존재했지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정말 미비한 것이 사실이었다. 포드 익스플로러가 ‘가성비’와 함께 대형 SUV의 매력을 어필한 것에 비하면 정말 아쉬운 수준이었다.

그리고 2018년 11월, 새로운 모습의 MKC는 어떤 모습일까?

MKC (10)

아쉬움이 남는 MKC

개인적으로 스플링 윗 디자인을 선호했다. 특히 컨티넨탈이 새로운 패밀리룩을 선보일 때에도 ‘컨티넨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려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디자인 키라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컨티넨탈을 시작해 여러 차량들이 ‘성형수술’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컴팩트 크로스오버로 날렵한 느낌을 과시했던 MKC에게도 적용이 되었다. 스플릿 윙이 ‘미국스럽다’라지만 그래도 프리미엄의 감성과 컴팩트한 크로스오버의 날렵한 느낌은 제법 잘 살렸던 만큼, 새로운 패밀리룩이 ‘컴팩트 크로스오버’의 느낌을 얼마나 살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쉽다. 새로운 프론트 그릴과 함께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LED 헤드램프를 적용되었으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역시 크롬 가니시를 더해 기존 스플릿 윙보다 더 고급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할 수 있지만, 차량의 아이덴티티가 ‘밍밍해졌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스플릿 윙에 호흡을 맞춰 디자인되었던 후면 디자인과의 ‘호흡’ 또한 다소 아쉬운 편이다 헤드라이트를 나름 날렵하게 그리면서 컴팩트 크로스오버의 존재감을 내려고 했지만 ‘프론트 그릴’이 연출하는 안정감에 갇혀 있는 느낌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패밀룩을 컨셉 단계부터 적용할 신형, 혹은 차세대 크로스오버들은 시각적인 부분에서 분명 기대를 해볼 법 하지만, 지금 당장의 MKC는 만족감보다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게 개인적인 소감이다.

우아한 공간을 연출하다

링컨 MKC는 이전부터 시각적인 질감이 다소 저렴하게 느껴지는 몇 개의 요소를 제외한다면 제법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뽐내왔다. 특히 기어 레버 없이 깔끔히 다듬어진 센터 터널과 부드럽게 그려진 좌우대칭의 대시보드 그리고 고유의 질감을 살린 우드 트림을 ‘적절하게’ 배치되어 그 만족감을 더욱 높였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4-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미래적인 MRLA이 돋보이는 디지털 계기판의 조합을 통해 링컨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조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모델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로 제작된 시트 또한 우수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다만 2014년 데뷔 이후의 모습에서 ‘발전’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소 아쉽다. 센터페시아 하단의 버튼 및 다이얼 등의 질감은 준수한 편이지만 디스플레이 패널의 해상도나 그래픽의 표현력은 ‘하드웨어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그대로 기능적으로는 충분히 우수한 편이다.

실내 공간 및 적재 공간은 평이한 수준이다. 휠베이스가 아주 긴 편은 아니라 1열과 2열 공간이 풍족한 편은 아니지만 성인 남성 네 명이 앉아 이동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시트의 질감도 좋고 레그룸도 넉넉한 편이라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만족스러운 드라이빙 포지션 및 시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크로스오버 모델의 중요한 경쟁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적재 공간 또한 만족스러운 편이다. 실제 링컨 MKC의 적재 공간은 712L부터 최대 1,500L까지 확보되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다.

V6를 대체하는 에코부스트

링컨 MKC의 보닛 아래에는 2.0L 에코부스트 엔진이 자리해 최고 245마력과 38.0kg.m의 토크를 낸다 다운사이징의 추세에 맞춰 여느 V6 엔진들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대체하는 엔진이다.

여기에 셀렉트 시프트 6단 자동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출력을 전달한다. 다단화의 부재가 아쉬운 부분이다. 참고로 MKC의 정부 공인 연비는 8.5km/L(복합 기준, 도심 7.4km/L 고속 10.3km/L)으로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존재감을 어필하는 수단이 필요한 지금

링컨은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당당하고 더욱 뻔뻔하게 고객들의 앞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링컨은 무슨 모습일까? 판매량 부분에서 포드에게 밀리고 있는 건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감’을 선보여야 할 텐데 막상 그런 가치나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다.

판매량 부분에서 그리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며 고객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알리려는 캐딜락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실 MKC가 데뷔할 무렵까지만 해도 캐딜락보다는 되려 링컨이 대한민국 시장에서는 ‘아메리칸 프리미엄’의 타이틀에 더 가까운 존재였다.

주행 전반에 걸쳐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고, 또 다소 투박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2.0L 에코부스트가 내는 출력과 이를 기반으로 느껴지는 달리기의 매력은 꽤나 인상적이다. 우리네 시장에서 ‘이정도로 적극적인 달리기를 선보일 수 있는’ 가솔린 SUV가 흔치 않다는 점 또한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최신의 스타일은 아니지만 차량의 거동 자체도 제법 역동적인 느낌이라 다루기 즐거운 편이다. 기어 레버의 조작은 없지만 패들시프트를 통해 원하는 주행의 연출도 가능하고, 충분히 단단한 하체의 반응을 통해 ‘크로스오버’로는 만족스러운 핸들링 성능을 뽐낸다.

게다가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지며 실질적인 코너링 성능 또한 우수한 편이었다. 다만 주행을 하면 할수록 이차량에게는 굳이 AWD 시스템이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차량이 개발단계부터 ‘완전한 온로드’ SUV를 지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시승을 하며 자유로 주행을 달릴 일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는 부드럽고 잘 달리는 모습이었지만 간간히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아주 매끄럽게 다듬지 못하는 모습은 프리미엄 크로스오버로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이었다. 조금 더 다듬어서 안락함을 강조했다면 링컨이라는 브랜드에 더욱 어울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자유로를 달리는 동안 주행 거리와 효율성 등을 확인해보았는데 미묘했다. 36분 동안 총 51.4km를 달린 것으로 기록되었는데 평소 다른 차량으로 주행할 때보다 주행 거리가 제법 길게 측정되었다. 평균 연비는 리터 당 14.3km로 비슷한 파워트레인의 차량 대비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이 부분은 아마 다단화의 차이라 생각되었다.

좋은점: 의외로 매력적인 MKC의 달리기 성능

아쉬운점: 외모만큼 부드럽지 못한 달리기, 그리고 빈약한 존재감

변화를 알리지 못한 존재

링컨 MKC는 기대 이상의 차량이다. 고루한 링컨이 아닌 젊고 즐거운 링컨이 존재함을 알리는 그런 차량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MKC는 준비되었지만 링컨은 이를 알릴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또 링컨은 어느새 다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돌입하고 있어 링컨 MKC가 앞으로 어떤 개편,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정말 궁금해졌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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