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바퀴 트라이크 아시나요, 독일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뒷좌석

조회수 2017. 10. 20. 08: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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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자동차 바퀴는 4개, 모터싸이클은 2개다. 바퀴가 3개인 3륜차도 간혹 있고 여섯 개 또는 그 이상인 특수 화물 자동차도 있다.

남자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타보는 게 세발 자전거다.  1886년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로 알려진 벤츠의 파텐트바겐(Benz Patent-Motorwagen Nummer 1)도 3륜이다.

당연히 모터싸이클 혹은 바이크에도 바퀴가 3개 짜리가 있다. 

사내 아이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타본 것이 세발 자전거였는데도 3륜 자동차가 낯선 것은 무슨 이유일까?

바퀴가 3개인 경우 섀시 기본 베이스가 자동차면 트라이크이다. 섀시의 기본 틀이 바이크라면 ‘바이크 컨버전’이다.  쉽게 말하면 2륜 바이크를 3륜으로 개조한 것이 바이크 컨버전이다. 트라이크는 처음부터 3륜 자동차 개념으로 제작한 것이다.

트라이크는 앞바퀴가 하나인 델타형(Delta)과 뒷바퀴가 하나인 올챙이형(Tadpole)이 있다. 트라이크는 바퀴가 3개라는 면에선 3륜 자동차와 같지만 용도와 사용하는 목적에서 구별된다. 물론 19세기 초반부터 존재했던 3륜차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으로 제작돼 명성을 날렸던 3륜 사이드카가 대표적이다. 사람이나 물자를 수송하면서 교통 수단으로 역할을 충분히 했었다.

독일에서 레저용으로 인기인 3륜 트라이크

이제 시대가 바뀜에 따라 3륜차의 목적이 이동이나 수송, 운송이 아니라 레저나 스포츠에 이용되면서 이름도 3륜오토바이 혹은 3륜 사이드카에서 트라이크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바이크 컨버전은 트라이크에 비해 폭이 좁고 드라이버의 위치가 높다. 구조적으로도 앞 부분은 바이크의 원형을 그대로 사용한다.트라이크도 앞 부분은 바이크와 비슷하지만 바닥 기본 틀이 자동차다. 좌석에 등받이가 있고 드라이버 위치가 낮아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앞은 트라이크, 뒤는 바이크컨버전이다.

레저용 탈 것에 대한 여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최근 유럽에서 트라이크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트라이크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개 30대 중반 이상의 중년이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여가와 인생을 즐기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피(Yupiyoung urban professionals+ Hippie)족 후예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젊은 시절 바이크를 타면서 젊음과 자유를 구가했던 경력이 있다는 공통점들도 있다.트라이크는 사랑하는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연과 자유롭고 안락한 라이딩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카브리올레 승용차처럼 안락한 트라이크 뒷좌석

불안정한 오토바이 뒤에 타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중년 여성들이 카브리올레 승용차처럼 안락한 트라이크의 뒷좌석을 가장 선호한다고 독일의 어느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오토바이 앞 부분과 폴크스바겐 비틀의  뒷 부분을 붙여 만든 것이 레저용 트라이크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사실인지 모르지만 바이크만 타겠다는 남편, 비틀만 타는 아내와 결혼을 위한 기막힌 타협점으로 탄생한 게  ‘비틀 트라이크’다.

3륜 바이크 컨버전(트라이크)로 레저를 즐기는 독일 부부

바이크가 홀로움의 미학을 역동성으로 담아낸다면 트라이크는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탈 수 있다. 더불어 편안하고 안전한 라이딩을 추구한다.서로 다른 욕망의 합당하고 균등한 분배를 위한 절묘한 타협과 화해다.영원히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욕망과 갈등을 극복한 타협으로 행복하고 나른한 자유를 기분 좋게 스치는 바람과 함께 그녀와 더불어 질주한다. 트라이크를 타는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우리는 맥주가 땡기는 광장의 “타는 목마름”은 알아도 도로위에서 “타는 즐거움”을 느낄 틈이 없었다.누군가를 따라가기에 급급해 빠른 것들만 눈에 보였을 뿐이었다.그러나 이제부터는 반드시 트라이크가 아니더라도 가끔씩 “더불어 타는 즐거움”도 느껴봐야 한다.

비틀 트라이크! 개인이 제작한 이 트라이크는 폴크스바겐 비틀과 이지라이더를 반씩 잘라 절묘하게 이어 붙였다. 1970년대 시작해 90년대 말까지 마니아 사이에 인기가 대단했다.

트라이크 역시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독일 제품이 최고 품질의 성능과 기술력을 자랑한다.

200마력의 출력에 시속 200km까지 무난한 고출력 그란투리스모(GT)모델부터 2인승 스포츠형까지 다양하다. 트라이크는 특히 뒷좌석의 시야가 높아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타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독일의 행복한 여피족들이 선호한다.

독일의 트라이크 제조업체들은 역사도 오래됐고 기술도 독보적이다.그러나 무엇보다 독일 제조업체들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제품으로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능력이다.

붐(Boom), WK, CCS 라슬러, 레바코(Rewaco) 등 대부분 독일의 트라이크 제조업체들은 중소규모 제작업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개발과 마케팅 능력은 세계 1, 2위다.소위 경영학의 귀재로 불리는 헤르만 시몬 교수가 말하는 ‘히든 챔피언’들이다.  히든 챔피언들이 만드는 새로운 시장은 판매량 증가에 따른 단순 경제 성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트라이크는 운송용이나 교통 기관으로 항상 타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고 값비싼 트라이크를 굳이 소유할 필요는 없다. 평범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필요에 따라 빌려 타는 게 유리하고 또 편리하다.

직접 구입해 소유하는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면 트라이크 멤버쉽에 가입해 골프나 콘도처럼 회원제로 운영하는 공유경제 시스템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트라이크 시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레저나 스포츠에 대한 ‘렌탈 플리트 매니지먼트’ 개념부터 활성화되어 있어야 한다.

트라이크는 이런 렌탈 플리트매니지먼트를 통해 대여 시장을 형성하고 연관 산업도 동반해 성장 시킨다.

국가 전체 규모로 본다면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성과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법 단단한 구조다.

나날이 커지고 있는 유럽연합 시장에서는 일반 자동차 면허로 트라이크를 타는 것이 법 제도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트라이크 업체와 동호회는  앞으로 오토바이 혹은 바이크 면허로도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모터싸이클 면허로도 트라이크를 모는 것이 가능해지면 트라이크 대여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에 잘 정비된 법제도와 문화가 더해지면 경제적 파급 효과로 이어진다. 이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유럽 연합에서 나 홀로 잘 나가는 독일 경제의 탄탄한 기반은 바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새로운 시장들의 ‘작지만 큰’ 변화들이다.

우리나라에서 트라이크는 자동차일까 아니면 바이크일까. 아직까지 개념이 모호하다. 제도와 인증과 면허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자동차 면허나 바이크 면허로도 트라이크를 탈 수 있을지 아니면 특수 면허를 받아야 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탈 것에 대한 문화 콘텐츠 사업과 그 시장은 많은 문화적 제도적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경제 규모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다양성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위해 우리도 3바퀴 탈것에 대한 문화적 토대와 법제화 작업을 검토해볼 시기다. 늦었을지 모를 때가 가장 빠른 적기다. 가을 햇살을 만끽하면서 트라이크로 전국 일주에 나서는 날에 대한 설레임으로 밤 잠을 설칠 것 같다.



이경섭 카가이 독일(베를린) 특파원  carguy@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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