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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을 넘보는 힘과 공간, 혼다 CR-V 터보

조회수 2019. 3. 11. 22: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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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R-V가 신형으로 교체 투입됐다.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디젤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 확연하다. 디젤차에 밀리면서도 꿋꿋하게 버티던 일본차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혼다와 토요타가 특히 그렇다.

혼다 CR-V는 정상에 섰던 경험이 있는 차다. 딱 10년 전인 2007년이다. 그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였다.

신형 CR-V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싹 바꿨다.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반갑다. 1.5 가솔린 엔진에 터보를 올렸다. 여기에 무단변속기를 채택했다.

깔끔한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풀 LED 헤드램프와 액티브 셔터 그릴을 적용했고 그 위로 보닛 라인을 단정하게 배치했다. 한국타이어가 공급한 235/60R18 사이즈의 타이어가 휠 하우스를 꽉 채우고 있다. 보디 측면라인은 견고하고, 상단의 스포일러와 하단 두 개의 배기 파이프로 마무리한 뒷모습은 단정하다.

인테리어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나무 장식을 넣어 나름 고급스럽게 꾸몄다. 대시보드 중앙에 자리한 블랙 라인이 단조로움을 덜어준다. 손에 쥐기 좋을 정도의 두께를 가진 스티어링 휠은 2.4회전한다. 예민한 조향을 암시하는 부분. 계기판 위로 별도의 창을 띄워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시트는 느슨하게 몸을 받아준다. 센터콘솔은 재미있게 구성했다. 깊은 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고, 칸막이를 당겨 바깥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도 있다. 아이디어가 좋다. 치열한 고민은 이처럼 디테일한 부분에서 빛을 발하게 마련이다.

뒷좌석은 생각보다 넓다. 길이 4,590mm로 준중형급 SUV지만 무릎 공간이 남을 만큼 넓다. 중형 이상의 공간감이다. 시트를 얇게 해 유효공간을 넓힌 결과다. 도어패널의 나무장식 역시 시각적으로 고급스럽다. 6:4로 분할되는 뒷시트는 트렁크 좌우측 버튼을 이용해 한 번에 누일 수 있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췄지만 센터터널은 없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솟아있지만 무시해도 좋을 수준. 머리 위 공간도 여유가 있다. 실내 패키징을 야무지게 해 최적의 실내를 구현하고 있다.

원을 없애 색다르게 꾸민 계기판을 통해서 네바퀴의 구동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 7인치 터치 스크린 모니터에 아틀란 지도를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을 쓴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는 볼륨 버튼은 손가락으로 쓸어내는 방식으로 볼륨을 조절한다. 소소한 부분에서 뭔가 다르다.

배기량 1.5리터의 i-VTEC 엔진은 193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경쾌함이 느껴진다. 작정하고 힘을 쓰면 배기량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큰 힘을 박력 있게 토해낸다. 실내공간처럼, 엔진 파워 역시 중형 그 이상을 넘보고 있다. 차급을 뛰어넘는 SUV다.

대체로 조용한 편이지만 노면 마찰음과 실내로 파고드는 바람소리까지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했다. 액티브 노이즈컨트롤이 제대로 기능을 하는지 의문이다. 조용하다기보다 덜 시끄러운 느낌이다.

1.5 가솔린 엔진은 직분사에 터보 조합이다. 고성능 좀 더 고성능을 낼 수 있다. 급가속을 하면 짜릿한 힘이 등을 밀어낸다. 1.5 리터에 불과한 이 작은 엔진에서 나오는 힘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중저속은 물론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넘치는 힘을 끌어낸다. 때로는 반응이 과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야할 정도였다.

다이내믹하고 강한 운전도 좋지만 편하게 운전하고 싶다면 에코버튼을 누르면 된다. 편안하고, 조금은 게으른 반응이 차와 운전자를 느슨하게 풀어준다.

체감속도는 실제속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체가 작은 편이라 고속주행에서 차분하게 가라앉는 맛은 떨어진다. 극한적인 속도에선 살짝 불안해지기도 한다. 가속을 이어갈 때 어느 순간 힘을 쥐어짜는 느낌을 받는다. 배기량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인데, 오히려 대견하다. 1.5 엔진으로 극한적인 속도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게 그렇다. 직분사 터보 엔진의 힘이다.


CR-V가 고속주행에서도 탁월한 안정감을 갖기를 바라는 건 무리다. 이 차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 일상 주행 영역에서 좀 더 빠르고 강한 성능을 보이는 정도라면 된다. 그런 점에서 CR-V는 충분히 주어진 소임을 해내는 차다.

시속 100에서 rpm은 1,600수준.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3,000rpm까지 올라간다. 정속주행을 담당하는 크루즈 컨트롤 빼고 여타의 주행보조장비는 없다.

일렉트릭 디퍼렌셜 플래저 솔레노이드는 리얼타임 AWD와 어울려 부드럽고 빠른 코너링을 구현한다. 사륜구동상태에서 좌우바퀴의 회전차이를 흡수하며 부드럽게 구동한다. 어지간한 험로도 주파 가능하겠지만, CR-V의 사륜구동은 일상 주행영역에서 안정감과 구동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눈길이나 빗길에서 더 강한 면모를 보이는 건 물론이다.

과속 방지턱을 넘어가는 느낌은 부드럽지 않다. 충격을 받는 순간이 거칠게 느껴진다. 장애물 앞에서 속도를 조절해 가능한 한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 좋겠다. 대신 충격을 넘고 난 뒤 잔 진동은 없다. 한 번에 충격을 거르고 잔 진동을 허용하지 않는다.

편평비 60인 타이어는 조금 무른 편. 편안한 승차감에 맞춘 타이어다. 코너에서 잘 버텨주는 편이다. 조금 강하게 힘을 줘도 부드럽고 여유롭게 돌아나간다.
CR-V에는 좌우로 경사진 도로에서도 차가 똑바로 나가게 하는 직진주행 보조기능이 있다. 스티어링에 힘을 줘서 보정하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보정해 직진을 유지하는 것.
우측 방향 지시등을 켜면 모니터 화면으로 우측 후방 시야를 보여준다. 사이드미러를 대신하는 것. 사각지대를 완전하게 보여줘 안전하게 차선변경을 할 수 있다.

메이커가 밝히는 이 차의 연비는 12.2km/L. 직분사에 터보까지 올린 가솔린 엔진치고는 제법 우수한 연비다.

혼다 CR-V는 국내에서 두 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4WD EX-L이 3,930만원, 4WD 투어링이 4,300만원이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 조향보조 장비를 포함한 가격이었으면 좋았겠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무단변속기는 수동변속을 할 방법이 없다. 수동변속 모드도 없고, 패들시프트도 없다. 그냥 가속페달을 밟고 스티어링휠을 쥐고 있을 뿐, 따로 변속하는 ‘손 맛’을 느낄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멀리 갈 땐 운전이 지루해진다.
혼다가 자랑하는 반자율 운전보조 시스템인 혼다센싱이 국내 판매 모델에 적용 안 된 건 유감이다. 구매 후 적어도 3년 이상 이 차를 타야 한다면 혼다 센싱은 꼭 필요한 부분이었는데 아쉽다. 향후 고급 트림에 옵션으로라도 적용하기를 기대해 본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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