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 차]현대차의 제네시스

조회수 2017. 11. 28. 16: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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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Genesis)를 론칭한 것은 현대차의 역사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세계적인 수준의 자동차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급  브랜드의 출범은 여러가지 면에서 필요한 일이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에 출범하고, 당해 말에 브랜드의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  EQ900(수출명 G90)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브랜드 전개에  나섰다. 그 다음 해인 2016년에는 구 현대 제네시스(DH)를 페이스리프트시킨 G80을 내놓았다. 그리고 올 해에는 새롭게 개발된 후륜구동 고급중형세단, G70을  선보였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로서는 국내외 모두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차가 지금의 제네시스라는 고급 브랜드를 창설할  수 있었던 데에는 2008년 자사의 이름으로 선보인 제네시스(BH)의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제네시스(BH)는  현대차가 처음부터 독자적으로 개발한 후륜구동 고급 세단이다.


현대자동차 변혁의 핵심, 제네시스

제네시스는 2003년부터  프로젝트명 BH로 개발에 들어갔다. 제네시스는 ‘기원(起源)’, 혹은  성경의 창세기를 뜻한다. 고급 세단의 새로운 기원을 열겠다는 의미를 담은 작명이다. 탐색개발까지 6년에 이르는 개발 기간과 총 5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하여 완성되었다.



현대차는 고급 자동차를 개발할 때에는 항상 미쓰비시와  함께해 왔었다. 초대 그랜저와 2세대 (뉴)그랜저, 그리고 초대  에쿠스가 바로 그 결과물들이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의 독자기술로 개발되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이전까지의 그 어떤 현대차와도 달랐다. 제네시스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존의 현대차들과는 전혀 다른 컨셉트로 만들어졌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개발하면서  기업 역사 상 최초로 별도의 전담 개발팀을 구성했다. 설계에서부터 양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종래의  현대차와는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지게 하고자 한 것이다. 독자개발한 후륜구동계의 채용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제네시스의 등장 이전, 현대차의 라인업은 승용 전차종에 걸쳐 오로지 전륜구동만 사용해 왔다. 전륜구동은  실내 공간 확보에 유리하고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연비에도 유리했다.  하지만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는 그다지 선호되는 방식이 아니다. 차체 전후 중량 배분이 어려워서  안락하고 안정적인 승차감과 인상적인 조종성능을 구현하는 데 있어 여러모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처음부터 후륜구동을 설계한 것은 고급차 시장의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과 같은 고급 브랜드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2007년, 현대차는 뉴욕 오토쇼에서 제네시스 컨셉트를 선보이며, 새로운 고급  세단의 가장 구체화된 모습을 알렸다. 현대차가 생전 처음으로 독자개발한 후륜구동 고급 승용차 컨셉트는  안정감을 중시하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높은 완성도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8년 1월, 현대차가 사상 처음으로 도전한  독자개발의 후륜구동 고급 세단 제네시스의 양산차가 공개되었다. 제네시스는 ‘The Dynamic Luxury’ 슬로건을 내걸고 완전히 새로워진 현대차의 차만들기 실력을 보여주었다. 2008년부터 한국 시장에 판매된 제네시스는 3.3리터 람다 MPi 엔진과 3.8리터 람다 MPi  엔진 사양으로 출시되었다. 북미 수출형 모델에는 3.8 람다  엔진과 4.6 타우 V8 엔진을 얹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대배기량 엔진에 대한 수요가 높은 북미 시장의 성격을 감안한 것이었다.



제네시스는 감성품질과 편의사양, 그리고 주행 성능과 질감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서 초대 에쿠스를 압도하는 수준의 놀라운 완성도를 보이며 국내외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크게 호응을 얻으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처음으로 자체개발한 후륜구동 플랫폼의 완성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요  수출시장인 북미에서도 2009년 북미 올해의 차에 오르기도 하는 등,  후한 평가를 받았다. 초대 제네시스의 플랫폼은 그 다음해에 등장한 에쿠스의 2세대 모델과 정통파 스포츠 쿠페인 제네시스 쿠페의 밑바탕이 된다.



2011년, 제네시스는 한 차례의 변화를 맞이했다. 기존 MPi 방식의 람다 엔진들을 모두 직분사 방식(GDi)으로 변경하여 성능을 향상시키는 한 편, 현대파워텍에서 개발한  신형의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북미 수출형 모델에 사용된  타우 엔진은 2세대 에쿠스에 적용한 5.0리터 사양으로 교체되었다. 아울러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마케팅을 위해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제네시스 프라다 에디션’로 알려진  이 특별한 제네시스는 북미 수출용의 5.0리터 타우 GDi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프라다 에디션 전용의 외장 색상과 실내 마감재 등으로 치장했다.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600대를 한정판매하는 형태로 시장에 출시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라다를 입은 제네시스는 목표 수량을 채우지도 못하고 단종되고 말았다.


2012년, 제네시스는 또 한 차례의 변화를 거친다. 2012년형 제네시스는 LED 헤드램프와 간접배광식 LED 테일램프를 도입하고 범퍼 매립형 테일파이프를 적용하는 등, 디자인을  다듬었다. 2013년에는 편의사양에 대한 조정을 가하여 상품성을 유지했다.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으로 판매되고 있는 2세대 제네시스(DH)는 2013년에 처음 등장했다.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언어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의 기조를 입고 빚어진 2세대 제네시스는 기존에 비해 한결 정제된 분위기의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실내의  디자인은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uman Machine  Interface)’ 원칙에 따라 크게 바뀌며, 안락함과 편의성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여기에 나날이 강화되는 충돌 안전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초고장력 강판의 사용 비율을 크게 높이고, 차체구조용 접착제 사용을 늘렸다. 뿐만 아니라 비상 긴급 제동 시스템과 같은 능동 안전장비도 다수 도입했다. 이  덕분에 2세대 제네시스는 2015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nsurance Institude for  Highway Safety, IIHS)에서 주관하는 충돌 테스트에서 럭셔리 세단 부문 전 항목 만점을 얻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2세대 제네시스는 국산차 최초로 승용형 상시사륜구동 시스템(HTRAC)을  선택사양으로 제공한 차이기도 하다. HTRAC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은 현대차와 마그나-슈타이어와 공동개발한 후륜구동 기반의 전자식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또한,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주행성능을 테스트했다는 점을 유달리 강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한 뒤인 2016년부터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으로 편입되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허리’로 자리를 잡았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세단으로 태어난 제네시스는 이제  현대자동차를 벗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이름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있다. 현대자동차의 변화를 이끌어낸 핵심이자,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기업의  신기원을 열게 될 제네시스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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