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FCA, 중국 회사에 매각되나

유일한 입력 2017.08.14 22:00 수정 2017.08.15 01:30 댓글 0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FCA 그룹의 CEO인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그동안 FCA를 인수해 줄 업체를 찾아다녔다. GM에 인수합병을 제의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하기도 했으며, PSA 그룹에도 인수 제의를 고민했다가 PSA 그룹의 오펠 인수로 인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폭스바겐 그룹에도 비밀리에 인수를 제의했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폭스바겐의 CEO가 이를 부정하면서 한바탕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리고 FCA는 이제 중국 회사의 인수라는 마지막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자동차 업계의 소식통들에 의하면, 최근 FCA 그룹에 중국 자동차 회사의 임원들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 미시시피 주 오번 힐즈에 위치한 FCA 본사에 중국 대표단이 모습을 드러내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도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FCA 그룹의 간부들이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인 ‘장성기차(長城汽車)’의 간부들과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소문에 대해서 FCA 그룹도,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공식 답변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현재 FCA 그룹 인수 유력 대상으로 떠오른 업체들은 중국의 동풍자동차공사(東風汽車公司), 앞서 언급된 장성기차, 볼보 인수로 유명한 지리자동차, 현재 FCA 그룹과 중국에 합작회사를 만들고 있는 광저우자동차(GAC) 그룹이다. 어느 그룹이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는 아직 모른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FCA 그룹을 어느 곳에서 인수하든 크라이슬러, 닷지, 피아트, 지프, 램 브랜드는 무조건 포함되지만 마세라티와 알파로메오는 인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두 브랜드는 FCA 그룹에서 분사한 페라리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이며, 아그넬리(Agnelli) 가문에서 관리하고 있는 엑소르(Exor) 홀딩 그룹에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브랜드의 경우 해리티지를 갖고 있는데다가 고급화를 지향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FCA 그룹이 합병 대상을 찾아서 나선 지 2년이나 지나서야 중국 구매자들이 나서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지프와 램이라는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브랜드, FCA 그룹이 갖고 있는 162개의 공장과 87개의 연구시설, 그리고 미국에서만 2,6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가 탐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자국 내 기업으로 하여금 외국 기업을 인수하여 중국 너머로 세력을 확장하라는 중국 정부의 압력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중국 자동차 업계는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품질 격차로 인해 번번히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국 내에서 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과 무조건 합작 투자를 하도록 제정한 법률로 인해 중국 제조사들은 지식과 전문성을 얻었고, 품질 격차를 줄여나갔다. 그리고 광저우자동차 그룹에서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SUV들을 전시하며 미국에 수출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을 보유했음을 자랑했다.

 

 

홍콩의 투자 자문회사인 ‘던 오토모티브’의 ‘마이클 던’은 2010년에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것이 본격적인 기업 사냥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돈을 바탕으로  자국 내 기업들에게 전망이 우수한 외국 기업을 인수하도록 독려해 왔고 이제는 이탈리아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피렐리와 독일의 로보틱스 업체인 쿠카(Kuka)의 인수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기업 사냥이 다분히 정치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FCA 그룹이 그동안 중국 인수에 관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2016년 5월에는 북미 본사에 중국 대표단을 초정했는데, 이 자리에는 현재 중국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가 참가했다. 그리고 참석자 중에는 주미 중국대사인 추이톈카이(崔天凱)와 광저우자동차 그룹 회장인 ‘장팽유’도 있었다. 마르치오네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중국 인수도 염두에 두었다는 의심을 충분히 할 만 하다.

 

 

마르치오네는 2015년 말에 GM으로부터 인수 합병을 거절당한 뒤 급진적인 변화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룹 내에서 잘 팔리지 않던 닷지 다트, 크라이슬러 200 등 소형 및 중형 세단의 생산을 중단했고, 확실한 돈줄인 지프와 램의 제품에 대한 개발을 확대했다. 모노코크 차체를 프레임 방식으로 돌려서 램 1500 픽업, 지프 랭글러의 생산량을 늘렸고 지프 라인업에 픽업을 추가했다. 또한 랜드로버에 맞설 수 있는 럭셔리 지프도 만들 예정이다.

 

2015년 당시 마르치오네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의 합병을 논하면서 아시아 지역에 있는 제조사와의 제휴도 면밀히 조사했지만, 파트너를 찾는 업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제조사들은 파트너를 찾는 것이 아니라 돈의 힘을 이용해 FCA 그룹을 구매하길 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FCA 그룹이 계획대로 마그네티 마렐리를 삼성에 판매했다면 조금 더 버틸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FCA 그룹이 정말 중국 제조사에 넘어가게 될 것인지, 그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관련 태그

이 시각 추천뉴스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