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디젤 엔진을 놓을 것인가
포르쉐의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 회장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모델의 디젤 탑재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사건이 카이엔 등 포르쉐 디젤 모델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르쉐가 디젤 엔진을 완전히 놓을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의 인터뷰 내용을 참고해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올리버 블루메 회장은 향후 10~15년 동안 포르쉐가 가솔린 엔진, PH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EV(전기차) 등의 다양한 구동계 얹은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디젤 엔진의 포함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할 문제다. 그는 “다음 세대를 위한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있다”고 밝혔다.
사실 포르쉐가 디젤 엔진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타격은 생각외로 크지 않을 수 있다. 현재 글로벌 판매량의 15%가 디젤 모델이다. 디젤은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고 브랜드 전체의 CO₂ 감축에는 유리하다. 하지만 디젤 스캔들 이후 이미지는 계속 급락하고 있다. 디젤차 퇴출 등 다양한 여론이 돌고 있다. 따라서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포르쉐는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등장해 충격을 안겼던 미션-E(Mission-E) 스포츠카가 대표적인 예다. 포르쉐는 2019년까지 미션-E를 출시하기 위해 약 1조3,158억 원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했다. 올리버 블루메 회장은 EV가 2025년까지 포르쉐 판매량의 5~10% 사이를 차지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전동화 전략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의 바람이 거세다. BMW는 i 브랜드로 조기에 시장 진입에 성공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볼보 등의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을 준비 중이다. 특히 볼보의 경우 2019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자동차에 모터를 달겠다고 밝혔다. EV 또는 하이브리드만 팔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올리버 블루메 회장은 포르쉐와 아우디가 코드명 PPE의 신형 생산 플랫폼을 이용해 EV 프로그램의 개발 비용 및 제작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새로운 아키텍처를 이용해 두 브랜드가 부품과 모듈을 공유한다면 비용의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SUV 또한 EV 구동계를 더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포르쉐는 약 23만8,000여대의 판매를 기록해 6% 전년 대비 5% 상승을 기록했다. 올리버 블루메는 2025년까지 연간 판매량을 약 5%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미션-E와 같은 고급형 EV의 수요 증가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포르쉐가 미션-E의 플랫폼을 이용해 다른 EV를 만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SUV 쪽이 가능성이 높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roadtest.kr)
사진 포르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