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시승기] 승차감 돋보이는 레인지로버 벨라..그러나 가격이 이래서는..

조회수 2017. 11. 28. 11:52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레인지로버 벨라

최근 랜드로버의 행보가 무섭다. 지난 해 수입차 시장에서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리더니, 올 여름에만 두 대의 신차를 연달아 소개했다.

첫 타자가 올 뉴 디스커버리였다면, 두 번째 선수로 등판한 건 레인지로버 벨라다. 벨라는 레인지로버가 지난 1969년 완성한 최초의 프로토타입 레인지로버에서 이름을 따왔다.

1969년 소개된 벨라는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시작을 알린 모델로 그 의미가 각별한데, 다음 달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벨라 또한, 레인지로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릴 것이라는 게 랜드로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로수길에서 영종도를 오가는 왕복 150km 구간에서 레인지로버 벨라 D300 모델을 시승했다.

■ 역대 최고 수준의 공력성능과 우아한 디자인..아쉬운 부분도

레인지로버 벨라

디테일한 부분들을 보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만, 덩어리로 보면 어색하다는 느낌을 준다. 레인지로버 하면 생각나는, 딱 맞아 떨어지는 절도감과 잔근육들을 찾아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유의 단단함과 견고함을 주는 근육들이 지방에 파묻혀 다소 밋밋해 보이고 비대해보이기까지 하는 인상을 준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라의 디자인은 누가 봐도 레인지로버 라는걸 알 수 있는 그 자체의 아이덴티티를 지니고 있다.

플로팅 루프와 클램쉘 타입의 보닛, 점차 솟아오르는 형상의 웨이스트 라인 등은 레인지로버 특유의 디자인 감각을 보여주는 디자인 요소다.

레이저와 LED를 광원으로 하는 헤드램프와 구리색 포인트, 독특한 형상의 그릴 패턴 등 전면부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기는 그래픽은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레인지로버 벨라

전개 플러쉬형 도어 핸들은 차체가 매끈하게 보이는 데에 일조하는 한편, 역대 랜드로버 중 가장 효율적인 0.32의 공기저항계수를 발생시킨다. 미적 감각은 물론 기술적 측면에서도 좋은 디자인 요소라는 생각이다.

한층 치켜 올라간 뒷범퍼와 깔끔하게 처리된 후면부 디자인은 레인지로버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툭 튀어나와서 투박한 모습을 보이던, 어쩌면 아주 단순한 구성을 보이던 스타일과 달리, 테일램프부터 범퍼 라인을 따라 그어진 리피터까지 디테일함과 섬세한 구성이 돋보인다.

■ 대형 SUV 수준의 거주성과 신기술의 향연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 벨라는 2874mm의 휠베이스를 지녔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대형 SUV 수준의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는 게 랜드로버 관계자들의 설명인데, 포드 익스플로러가 2860mm, 메르세데스-벤츠 GLE가 2915mm의 휠베이스를 지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형 SUV임에도 벨라의 휠베이스가 결코 짧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1열은 물론 2열에서도 충분한 거주성이 발휘된다. 1열 탑승자가 충분한 시트포지션을 맞추더라도 2열에 탑승자가 앉을 경우 일정 수준의 레그룸은 확보된다.

레인지로버 벨라

이와 함께 전동식으로 작동되는 2열 리클라이닝 기능 덕분에 2열 탑승자도 넉넉한 공간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벨라의 인테리어는 심플함과 세련된 감각 그 자체다. 센터페시아의 절반 이상을 감싸는 디스플레이는 단연 시선을 끈다.

중앙에 위치한 10인치 터치스크린 두 대는 사실상 비상등과 공조 다이얼을 제외하면 모든 물리 버튼을 대체한다. 이를 통해 전지형 주행 반응 시스템, 미디어 및 내비게이션, 차량 설정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짧은 시승 기간 내에 완벽히 적응하는데엔 무리가 있었지만, 기본적인 인터페이스는 마치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듯 직관적이고 심플한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차량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센터 암레스트는 운전자 및 탑승자가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데, 내부엔 컵홀더와 4리터에 육박하는 수납 공간이 내장됐다. 사이즈만 봐서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그것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레인지로버 벨라

이와 함께 2개의 USB 포트, 3개의 12V 전원 소켓을 사용해 모바일 기기를 충전할 수 있으며, HSE 트림 및 퍼스트 에디션 모델은 최대 20 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파워시트와 쿨링, 마사지 및 메모리 시트를 기본 사양으로 제공해 편의성과 실용성도 높였다.

■ 보여지는 것보단 다소 아쉬운 파워트레인..온로드 주행성능은 발군

레인지로버 벨라는 3.0리터 가솔린 슈퍼차져 엔진이 탑재된 P380, 3.0리터 트윈터보 디젤엔진이 탑재된 D300, 2.0리터 인제니움 디젤엔진이 탑재된 D240 등 총 3가지의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시승한 벨라 모델은 D300 모델로 최고출력 300마력, 71.4kg.m의 최대토크를 발생시킨다. 특히, 토크의 경우 동급의 3.0리터 디젤 라인업 중에선 최고 수준이라는게 랜드로버 관계자의 설명이다.

넉넉한 토크 탓에 벨라는 전 구간에서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인다. 최대 토크 발생 구간이 비교적 짧은 디젤엔진임에도, 6기통 엔진 특유의 넉넉한 파워는 전 구간에서 부족하지 않은 출력을 선사한다.

레인지로버 벨라

그러나 수치상으로 표시된 71.4kg.m의 토크는 크게 체감되지 않았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시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폭발적인 토크감을 기대했으나, 그보단 다소 절제되고 안정적인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때문에 벨라는 전 구간에서 우아하고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선사하는데, 스포츠 모드 상태에서 어느 정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위안거리다.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벨라의 하체는 에어 서스펜션 특유의 꿀렁꿀렁한 움직임보다는 기민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취한다. 고속에서 급격한 차선변경과 코너링을 시도해도 다소 꿀렁임이 심했던 디스커버리보다 운전에 자신감이 붙는다.

벨라가 역대 최고수준의 온로드 주행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는 랜드로버 관계자의 설명이 수긍되는 부분이었다.

■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맞먹는 가격은 아쉬워..

레인지로버 벨라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중형 SUV의 가격이 윗급의 대형 SUV 모델의 가격과 완전히 겹친다는 점을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되려 레인지로버의 가격이 향후 인상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남기는 것 같아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시승한 D300 모델은 트림에 따라 1억1530만~1억4340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격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1억2880만~1억4950만원선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소 아쉬운 가격 정책이다.

그럼에도 벨라는 분명한 메리트를 지녔다. 랜드로버의 말대로 온로드 주행 성능에 있어선 지금껏 경험한 레인지로버 모델 중에선 단연 최고 수준이었다. 이 밖에도 첨단 신기술들과 편의사양 구성 등은 벨라가 지닌 분명한 강점이다.

시승을 마치고 난 뒤에도 이 차를 어떤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될지는 다소 아이러니인 부분이 존재했으나, 하나만은 분명하다. 벨라는 분명 좋은 차다.

레인지로버 벨라

한편, 레인지로버는 오는 9월 국내 시장에서 벨라를 공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 DAILYCAR.CO.KR 본 기사를 인용하실 때는 출처를 밝히셔야 하며 기사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