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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소형 SUV 원조 푸조 2008, 이보다 실용적인게 있을까

홍성국 입력 2017.10.12 15:18 수정 2017.10.12 15:4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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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인턴 carguy@globalmsk.com

프랑스 푸조는 100여년 전 후추통의 톱니바퀴에서 시작해  자동차를 만들어 낸 회사다.

포효하는 사자의 옆면을 자신의 상징으로 가진 엠블럼으로 유명하다. 사자가 할퀸듯한 세개의 발톱을 형상화한 테일램프가 대표적이다. 오래된 만큼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푸조가 2014년 10월 국내 소형 SUV 원조격인  2008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1월 마이너체인지한 새 모델을 출시했다.

푸조 2008의 매력은 누구나 어울리는 실용성

올해 차를 바꿔야 했다. 물론 타고 다니는 데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더이상 버틸 순 없었다. 2007년식 아반떼 HD. 무려 10년 25만km를 동고동락했다. 운전석 인조가죽시트는 세월.. 아니 엉덩이의 풍파를 이기지 못하고 제멋대로 찢어졌고, 싸구려 플라스틱 내장재는 파리도 미끄러질듯 맨들맨들해졌다. 23만km 즈음 빛을 발한 엔진 경고등은  사업소에 다녀와도 그 기운을 죽이지 않았다. 그래도 10년을 매일같이 아침, 저녁으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길을 들여놓은 덕분에 별다른 관리 없이도 나가는게 그리 더디진 않았다.

하지만 기계란 본디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는 것인지라!고속도로의 규정속도를 조금만 벗어나면 여지없이 차체는 휘청거리고, 엔진은 전투기가 이륙하는듯 포효했다. 매일 고속도로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사람으로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푸조 2008이 내 눈에 들어왔다. 수입차 치곤 높지 않은 가격 진입장벽에,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엄청난 연비, 부담스럽지 않은 아담한 차체.. ‘이 차다!’ 싶었다.

그길로 푸조 전시장에 전화를 걸었다. 시승신청을 하니 꽤 먼거리 인데도 차를 가져다 주었다. 물론 시간이 없어서 잠깐 타보고, 이것저것 눌러본 것이 전부였지만 실제로 본 첫인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 다음엔 전시장으로 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다가 결국 푸조 2008을 선택했다.

계약 후 일주일쯤 지났을 무렵 차를 인수해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10년만에 새 차인지라 들뜬 마음을 한껏 얼굴에 내비친 채 간단한 인수절차 후 차를 인수 받았다.약 2500여km를 주행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푸조 2008을 상세하게 말해 볼까한다.

내장(Interior)

사실 푸조 2008을 구매하기 전엔 프랑스 차에 약간 회의적인 면이 있었다. 프랑스 감성이라는 듣기 좋은 소리로 포장된 마감 품질이 마음에 걸렸다. 실제로 차를 받아보고 나서 생각보다 높은 완성도에 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장재는 비싸지 않은.. 아니 오히려 싸구려의 재료를 사용했지만 그것들의 배치와 구성이 값싼 내장재를 최대한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다.

공조장치의 조작품질은 굉장히 우수하다. 버튼의 크기, 눌렀을 때 들어가는 정도, 누를때 힘이 드는 정도가 적절해서 운전중에 보지 않고 조작하기 용이하다. 공조상태를 표시하는 LCD패널도 간단하다. 보기 좋게 정보를 제공한다. 또 오토에어컨과 운전석· 조수석의 온도를 개별로 조정할 수 있는 듀얼에어컨을 탑재했다.

음향· 차량 상태를 표시하는 터치스크린은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아 다소 불편하다. 또  터치스크린 좌측에 SRC, Menu 버튼을 조작할 때 느낌이 조잡하다. 차량 구매시 매립한 아틀란의 네비게이션은  뛰어난 시인성과 정확한 길찾기를 제공하지만, 네비게이션과 푸조 자체의 소프트웨어가 완벽하게 호환되지 않는다. 오디오에서 네비게이션, 네비게이션에서 오디오를 오고가는 게 부드럽지 못하다.

공조기 아래 쪽에 탈착이 가능한 컵홀더 두개와, 아이폰 5정도를 수납할 수 있는 작은 홀이 존재한다. 항공기의 추력조절레버를 연상시키는 핸드 브레이크 뒤쪽에는 밀어서 열 수 있는 콘솔박스가 마련돼 있다. 컵홀더를 비롯한 수납공간은 전부 용량이 작아서 이곳에 많은 물품을 둘 수는 없다. 또한 오버헤드 콘솔이 제공되지 않아 선글라스나 안경의 수납이 불편하다. 그렇지만 글로브 박스는 다른 차량에 비해 상당히 넓다. 차량 등록증과 여러가지 물품들을 수납해도 충분히 공간이 남는다.

그리고 에어컨의 송풍구를 잇는 기다란 라인은 카본 형상의 플라스틱으로 마감했다. 촉감은 썩 괜찮다. 대시보드 윗부분의 플라스틱은 촉감 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2008은 상단의 패널이 다른 차량에 비해 길게 차의 앞쪽으로 뻗어있다. 이 부분 덕분에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앉았을 때 실내가 실제보다 커 보이고 차량이 길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푸조가 자랑하는 아이콕핏(i-cockpit)은 기대 이상의 시인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좋은 시인성이 무색하게도 촘촘하고 작게 써진 속도 계기판 때문에 속도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에 반해 엔진회전수 계기판은 시인성이 나쁘지 않다. 차량의 성질을 생각해 보면 엔진회전수보다 속도계가 더 중요하다. 이를 의식한듯 중앙 LCD패널을 통해 디지털 속도계를 제공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의 크기는 정말 아담하다. 자동차 운전석이라기 보단 장난감에 있는 것 같은 묘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래부분을 부드럽게 깎아낸 D컷 형상의 스티어링 휠을 사용해 스포티함을 한 층 더했다. 3개의 스포크로 구성이 되며 양쪽의 스포크는 롤러를 통해 각각 왼쪽에선 음향을 오른쪽에서는 음악을 넘기거나 라디오 채널을 찾는데 사용한다. 음향 조절 롤러를 누르면 음소거가 되는데 다소 깊게 눌러야 한다. 누르면서 떼다가 손을 잘못 움직여 소리가 다시 켜지는 일이 가끔 발생한다.

뒷자리는 대한민국 평균 남자키를 가진 본인이 탑승했을 때 주먹 하나 정도 남는 정도의 무릎공간을 지녔다. 하지만, SUV를 표방하는 차 임에도 머리공간이 다소 부족하다. 뒷좌석 헤드레스트는 빈약하고 상대적으로 낮다. 무릎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뒷자석의 각도를 수직에 가깝게 설정해 놓아서 뒷자석에 사람을 자주 태우거나 장거리를 주행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다. 뒷좌석의 쿠션감 자체는 나쁘지 않다. 좁고 세워져 있는 게 아쉽다.

트렁크 공간은 동급 차종과 비슷하다. 트렁크 아래쪽에 스페어타이어가 함께 제공된다. 스페어타이어를 드러내면 요소수 주입구가 나온다.(요소수 부족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뒷좌석은 6:4로 폴딩이 가능하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풀플랫 상태가 되어 부족한 공간을 보충하기에 좋다. 트렁크의 바닥면과 트렁크 입구의 높이차가 거의 없다. 그마저도 부드럽게 정돈되어 물건을 넣고 빼기 매우 용이하다. 밖에서 트렁크의 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가림막이 제공되는데 손쉽게 탈착이 가능하다.

외장(Exterior)

트렁크 문을 닫고나면, 푸조 특유의 할퀸 발톱모양의 테일램프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다. 테일램프에서 방향지시등이 차지하는 부분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작다. 프랑스 차 답게 후측 범퍼는 두터운 플라스틱으로 처리했다. 그 밑에는 후방 안개등을 장착했다. 우측 안개등의 밑에만 후진등이 달려 있고 범퍼 하단에는 디퓨저 형상으로 장식을 했다. 싱글 방식의 머플러를 사용하는데, 차량의 성격을 고려한 세팅인지 후방에선 보이지 않게 숨겨두었다.

전면의 그릴은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더 과감해졌다. 푸조마크가 그릴 안으로 들어가서 전모델보다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다. 그러나 차량의 성격에 딱 적당한 수준으로 과하지 않다. 주간주행등이 상시 점등된다. 유럽의 법규를 충족시키기위한 조치로 보인다. A필러로부터 시작되는 라인이 루프의 중간쯤 한번 위로 꺾여 크롬으로 장식돼 있다. 이 크롬라인이 뒷좌석의 C필러를 타고 내려와 사이드 미러까지 부드럽게 연결된다.

연료주입구는 실내에서 열 수 있는 국산브랜드와 달리 시동이 걸린상태에서 밖에서 눌러서 열어야 한다. 또한 연료주입구를 열기 위해서는 차의 열쇠가 필요하다. 그래서 연료를 주입하기 위해서는 시동이 걸린 채 내려서 주입구를 열고, 키를 뽑아 시동을 정지시킨뒤 그 키로 연료주입구를 열면 된다.

2008은 16인치의 투톤 휠을 채용하고 있다. 휠하우스를 차 전체의 비율을 고려해서 최대한 넓혔는지, 보기 좋게 넉넉하다. 타이어는 미쉐린타이어의 에너지세이버를 신고 있다. 205mm에 편평비는 55이다. 연비가 강점인 차인 만큼 연비 위주의 타이어를 끼웠다.

주행감각(Driving)

차량을 운행하고 있을 때 방향지시등의 칼럼을 조작하는 감각이 매우 확실하고 고급스럽다. 여타 고급차 부럽지 않은 감각을 선사한다. 하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에 비해 방향지시등 소리가 작다. 따라서 간혹 켜져있는 걸 까먹는다. 와이퍼는 신차임에도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간혹 난다. 생각보다 와이퍼가 비싼데, 이건 좀 아니다 싶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아쉬움을 모두 애교로 만드는 건 2008의 사이드미러다. 거울이 제공하는 시야각이 매우좁다. 사이드 미러의 끝부분이 점점 작아지는 형상을 하고 있어서 사각지대가 넓다. 숄더체크(사각지대 차량을 인지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어깨너머로 시선을 보내 위험한 상황을 방지하는 운전법)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차량을 운행하면서 느낀 가장 아쉬운 점이다.

처음 운전석에 앉아보니 시트포지션이 생각보다 높다. 세단을 주로 타는 나로서는 높은 시트포지션이 조금은 낯설었다. (시트 조절을 모두 수동으로 해야하지만, 돌려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는게 아님을 감사했다.) 시동을 걸면  정제되지 않은 엔진의 소리가 들려온다. 외부에 퍼지는 소리는 가히 포터와 대적할만 하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과 소음은 그에 비하면 상당히 억제된 느낌이다. 그렇긴 하지만 다른 차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진동과 소음이 실내로 유입이 된다. MCP변속기를 차용하고 있어서 기어레버에 파킹 즉, P는 없다. R의 후진, N의 중립, A의 주행이 존재한다. 그래서 시동정지시엔 중립에 두고 핸드브레이크를 당기면 된다.

*차량정보

2017년식 푸조 2008 트림명 Allure. (판매가 2,995만원). 네비게이션 장착 등 서비스 물품을 포함,약 200만원 할인을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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