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의 모든 것]듀라에이스 WH-R9100 휠, 시마노 시스템의 완성

조회수 2017. 11. 28. 11:27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로드바이크 부품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브랜드는 시마노다. 입문용부터 최상급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완성차에 장착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시마노를 선호하는 이유가 또 있다. 다른 제품 없이 시마노만으로 자전거를 완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시마노 시스템은 부품만이 아니라 휠까지 포함한다. 그러나 시마노 부품을 사용하면서 시마노 휠까지 사용한 완성차는 의외로 적다.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굳이 그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시마노 휠을 장착해 시스템을 완성하면 더 좋을 것이다. 이왕 바꾸는 것, 최상급 휠이 좋겠다. 시마노의 최고 등급인 듀라에이스, 그중에서도 풀 카본을 만나 보자.
 
 
듀라에이스에도 세대가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휠은 최신 제품인 WH-R9100-C60-TU(이하 C60)와 WH-R9100-C40-TU(이하 C40)로 풀 카본 튜블러 휠세트다. 림 높이와 형태, 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스포크 길이와 니플 체결 방식 외에 두 제품은 같다. 서로 다른 림은 조금 나중으로 미뤄 두고, 허브부터 살펴보자. 
 
 
시마노 허브의 컵&콘 베어링은 정비 상태에 따라 성능이 좌우된다. 휠을 자전거에서 뺐을 때는 약간의 유격이 있고 자전거에 휠을 장착하면 유격이 없는 상태가 가장 이상적이다. 이전 방식은 맞추기가 꽤 까다로웠으나, 신형 허브는 다르다. 디지털 콘 베어링 조절 시스템 덕분이다. 베어링 콘 바깥쪽에 톱니가 있고, 콘 바로 위에는 콘을 돌아가지 않게 잡아 주는 스페이서가 있다. 유격 조절 후 스페이서를 끼우면 락-너트를 조일 때 액슬이 같이 돌면서 간격이 바뀔 염려가 없다.
 
 
경량을 자랑하는 휠의 프리허브바디는 알루미늄인 경우가 많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특수한 처리도 한다. 그러나 소재 자체의 차이는 극복할 수 없다. WH-R9100의 프리허브바디 소재는 알루미늄보다 강한 티타늄이다. 시마노는 경량화를 위해 내구성을 희생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허브는 휠의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허브 중심을 기준으로 좌우 플랜지가 같은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왼쪽에 스프라켓 만큼의 공간을 비우는 것이다. 그러나 좌우 플랜지 간격이 넓을수록 강성을 높일 수 있다. WH-R9100의 허브는 좌측 플랜지가 더 바깥쪽에 위치해 있다. 측면 강성을 높이고, 림 형태와 스포크 길이 차이를 이용해 바퀴의 균형을 맞추는 이 기술은 초광폭 플랜지라고 부른다.
 
 
스포크 길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각 스포크의 장력은 균일하게 맞췄다. 현재의 11단 구동계는 드라이브사이드 스포크에 반대편보다 두 배의 장력을 발생시킨다. 각각의 스포크가 같은 힘을 받기 위해서는 드라이브사이드에 두 배의 스포크를 배치하면 된다. WH-R9100 뒷바퀴는 드라이브사이드 14개, 반대편에 7개로 총 21개의 스포크를, 앞바퀴는 좌우 8개씩 총 16개의 스포크를 사용했다.
 
 
C60과 C40은 림이 다르고, 각각의 림에 적용된 기술도 다르다. 에어로 휠과 올라운드 휠이라는 각각의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기술이 적용돼 있다. C60은 에어로 성능을 극대화한 D2 림, C40은 강성을 높이고 휠의 좌우 균형을 맞추는 오프셋 림으로 조립했다.
 
 
C60에 사용된 D2 림은 높이 60mm, 폭 28mm의 에어로 림이다. 넓은 림은 타이어와 림 사이의 빈 공간을 없애 정면에서의 공기저항은 물론 측면에서의 바람도 적은 저항으로 부드럽게 흐른다. 평탄한 도로, 편향각 7.5도, 25c 타이어 장착 시 스프린트를 기준으로, C40보다 C60이 14와트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C40 림의 높이는 37mm, 폭은 28mm이다. 앞바퀴는 좌우 대칭인 반면 뒷바퀴에는 오프셋 림이 사용됐다. 초광폭 플랜지를 사용할 수 있는 바탕이다. 플랜지가 왼쪽으로 이동한 만큼, 좌우 같은 길이의 스포크를 사용하면 스포크 홀 중심은 허브 좌측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림 중심은 허브 중심과 일치해야 한다. 오프셋 림은 스포크 홀이 림 좌측에 있어서 초광폭 플랜지를 사용하면서 스포크의 좌우 대칭과 림, 허브 정렬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C60과 C40 림 측면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림의 마모 상태를 확인하는 용도인 동시에 제동 시 림의 과열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적용된 기술을 보면, 매우 탐나는 휠이다. 시마노 시스템의 완성이라면 물론이고, 타사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더라도 충분히 사용하고 싶을 법한 휠이다. 
 
 
 
새로운 휠, 새로운 기록
 
 
시승을 위해 타이어를 장착했다. 튜블러 타이어를 휠에 장착하기 위해 본드나 테이프를 사용한다. 간혹 타이어를 뗄 때 편하기 위해 본드를 적게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위험하다. 주행 중 타이어가 분리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충분히 본드를 바르고, 매뉴얼에 정해진 순서와 시간을 지켜야 안전하다. 
 
 
촬영을 위한 시승에서도 휠의 훌륭함을 느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휠만의 성능인지, 자전거와 함께 느껴지는 성능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휠 성능을 검증할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모든 조건을 똑같이 맞추고 휠만 바꾸는 것이다. 촬영과는 별도로 C60 휠을 기자의 자전거에 장착하고 출근 라이딩을 했다.
 
 
MTB를 즐겨 타는 기자는 오르막에서 그다지 열심히 달리지 않는다. 힘들면 내려서 끌고 갈 때도 많다. 로드바이크를 탈 때도 딱히 다르지 않다. 출근길 남태령 오르막에서 시속은 보통 한 자리 숫자다. 시승 촬영에서 C60의 오르막 성능도 괜찮다는 것은 느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시작부터 남태령 정상까지 계속해서 두 자리 속도를 유지하는 데 딱히 힘들다는 느낌이 없다.
 
 
내리막에서도 훌륭하다. 잘 정비된 베어링의 구름성은 딱히 강조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놀라운 것은 접지력이다.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코너 진입 전에는 반드시 속도를 줄이는데, 촬영 도중 매우 빠른 속도로 코너에 들어갔다. 미끄러질 경우에 대비해 안쪽 클릿을 빼고 있었으나 기우였다. MTB도 그렇게 기울이지는 않을 정도로 심하게 기울였으나, 안정적으로 코너를 통과했다. 
 
 
기자가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자전거는 시마노 클라리스 부품으로 구성된 알루미늄 소재의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다. 빠른 속도를 내기엔 부족하지만, 승차감에는 상당히 만족했었다. 그러나 C60 휠을 시승하면서 생각이 바뀐다. 승차감은 더 좋으면서 속도도 빠르다. 1시간 10분 정도 걸리던 출근 시간을 58분으로 단축했고, 13개 구간의 개인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휠을 다시 사용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C40은 경량 올라운더 카본 로드바이크에 장착해 시승했다. 앞 605g, 뒤 750g의 휠과 가벼운 자전거의 만남은 훌륭한 오르막 성능을 기대하게 했다. 시승 전 타이어 공기 주입을 위해 들른 매장에 있던 사람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앞뒤 세트 기준으로 C60은 1,480g, C40은 1,355g이다. 비슷한 경쟁 휠과 비교해서 딱히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 프리허브바디 얘기를 하면서 경량화를 위해 내구성을 희생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강도와 강성 역시 그렇다. 일부 경량 휠은 강성이 부족한데, 시마노는 그렇지 않다. 체중을 실어 페달을 밟을 때 부드럽게 앞으로 뻗어 나간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C40은 가볍다고 볼 수 있다. 
 
 
오프셋 림과 초광폭 플랜지를 적용한 C40은 코너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가볍고 강성이 높은 뒷바퀴는 민첩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고, 연속적인 헤어핀 코너라도 안전하고 빠르게 통과할 수 있을 듯하다. 
 
 
이번에 시승한 WH-R9100 휠에는 사용하기 위한 부품과 공구, 액세서리가 포함돼 있다. 카본 림용 브레이크 패드, 브레이크 패드 고정용 볼트, 10단 이하 스프라켓 장착을 위한 스페이서, 밸브의 흔들림을 막아 주는 스티커는 공통이다. 밸브 익스텐더는 각각의 림 높이에 맞게 길이가 서로 다르게 들어있다. 림 정렬을 위한 스포크렌치도 다르다. 림 안쪽에 있는 니플을 조절하기 위한 C60의 스포크렌치는 T자형이고, 니플이 외부로 노출돼 있는 C40의 스포크렌치는 스패너를 닮았다. C60에는 휠 백이 포함돼 있지 않고, C40은 휠 백 포함 옵션이 있다.
 
 
나눅스네트웍스(http:// www.nnxsports.com/)에서 독점 수입, 공급하는 C60의 가격은 348만 원, C40은 휠 백 제외 시 296만 원, 휠 백 포함 시 299만 원이다. 비교 없이 가격만 보면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상급 풀 카본 휠에 관심을 두고 알아봤다면 그리 비싸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 500만 원에 가까운, 간혹 1,000만 원 이상인 제품도 보인다. 최상급 풀 카본 휠과 아침 시간 꿀 같은 10분의 잠을 300만 원 전후의 비용으로 가질 수 있다면 가치 있는 투자가 아닐까?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