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우버 운행 금지"

조회수 2017. 9. 25. 2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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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UBER) 런던 법인이 위기에 처했다. 지난 22일, 영국의 런던 교통공사(TfL, Transport for London)가 우버 런던 법인의 영업면허 연장에 대한 승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우버의 런던 영업면허 만기일은 9월 30일.

자동차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는 2010년 등장해 전 세계 대중교통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우버는 일종의 콜택시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으로 우버 택시를 검색, 호출, 결제하는 서비스를 선보여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일반 택시와 우버의 가장 큰 차이는 ‘경쟁’ 여부다. 우버는 이용자가 운전기사의 평점을 매기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평점은 기사의 친절함, 실내 쾌적함 등을 확인하는 척도. 이용자는 높은 평점의 운전기사를 선택했고, 운전기사는 더 높은 평점을 받기 위해 높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처럼 택시 서비스에 경쟁 개념을 도입하면서 우버는 빠른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우버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택시 운전사가 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런던의 택시 ‘블랙 캡(Black Cab)’ 기사는 시내의 복잡한 골목까지 모두 외워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친다. 수료하는 데만 3~4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와 달리 우버 운전기사는 허가가 필요 없다. 때문에 각 국가 정부는 택시 운전사들의 지속적인 공정성 요구를 받았다.

또한, 무허가 불법 택시라는 태생적 한계는 승객 안전에 약점을 드러냈다. 미국과 호주, 인도에서는 운전기사가 여성 손님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 신문사 ‘선데이 타임즈(The Sunday Times)’는 사망사고나 과속, 음주운전 등 문제를 일으킨 미니버스 운전자 중 60%가 우버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버 영업 정지에 대한 런던의 결정도 안전 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런던 시장 사디크 칸은 “모든 기업은 법과 기준을 지켜야 한다. 특히 안전에 예외는 없다. 우버 서비스에 런던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있다면 영업 중지는 마땅한 조치”라고 말했다.

런던의 결정에 시민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우버를 이용하는 런던 시민은 350만 명. 우버 운전기사 숫자만 4만 명에 이른다. 우버 런던 법인 매니저가 펼친 ‘우버 살리기’ 운동에 16만 명 넘는 시민이 서명을 하기도 했다. 우버를 운영하던 운전기사들은 런던의 결정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2017년, 우버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월엔 구글 자율주행차 엔니지어였던 앤서니 레반도스키로부터 웨이모의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같은 달 우버 전직 엔지니어 수잔 파울러는 횡횡한 사내 성희롱 문제를 고발하기도 했다. 재정 상태도 문제다. 우버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철수했다. 결국 사내·외 문제로 우버의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버는 런던에서 영업 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하지만 우버의 새로운 CEO 다라 코스로샤히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런던의 결정을 “이전까지 우버의 나쁜 평판에 대한 비싼 대가”라고 말했다. 직원들에게는 “상황은 좋지 않지만, 성장은 자신을 돌아볼 때 가능하다. 모든 도시에서 우버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고 말하며 힘을 북돋웠다.

우버는 런던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우버에 대한 런던 법원의 결정은 많은 도시와 업계 관계자의 관심을 모을 예정이다. 우버가 안전성과 공정성을 평가받는 첫 번째 판결이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다른 국가에서 우버의 합법성을 판가름하는데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우버에게 더없이 중요하다.

 

글 이현성 기자

사진 런던교통공사, 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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