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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를 위한 렉서스식 GT - 렉서스 LC 서킷 체험기

조회수 2017. 11. 28. 16: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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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코리아가 9월 15일(금)부터 경기도 용인시 소재의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렉서스 익스피리언스 어메이징 데이(Lexus Experience  Amazing Day 2017)`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지난 2015년, 렉서스의 한국 시장 진출  15주년을 맞아 개최한 이래 세 번째로 열리는 트랙 데이 이벤트다.


 

올 해의 렉서스 익스피리언스 어메이징 데이의 주인공은 금년 출시한 렉서스의 고급 대형 쿠페, LC였다. 렉서스 LC는  지난 2016년에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한 렉서스의 최신형 쿠페 모델로, SC430 이래 정말로 오랜만에 다시 만들어진 렉서스의 고급 쿠페 모델이다.  같은 해에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최신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LC500h도 뒤이어  선보였다.



렉서스 LC는 201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컨셉트카, 'LF-LC'를 양산화한 모델이다. 특히 양산차임에도 불구하고 컨셉트카의 충격적인 디자인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외관은 LC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부각된다.



LC의 외관 디자인은 차세대 렉서스 모델들의 디자인이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완전 신형 LS 세단과  함께, 향후 새로운 세대의 렉서스 양산차들이 취하게 될 디자인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차체 형상은 낮고 넓으면서도 롱-노즈 숏-데크의 전형적인 쿠페 형상을 따르고 있다. 시선에 따라서는 일견 슈퍼카인 LFA의 모습을 언뜻 떠올리게 하는 비례와 굴곡이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렉서스가 시도하는 새로운 디자인 요소들이 녹아 있는 디테일들도 눈에 띈다. 헤드램프는 RC에서도 사용된 바 있는 3연장 풀 LED 헤드램프를 사용하고 있으며 범퍼 하단 공기흡입구까지  이어진 크롬 장식과 절묘하게 교차되는 화살촉 형상의 렉서스식 LED 데이라이트가 이루는 조화도 볼만하다. 렉서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굳어진 스핀들 그릴은 더욱 과격해졌다. 그릴은  전면부 디자인과 함께 완만한 굴곡을 이루고 있으며, 상하의 텍스처가 변화하는 디자인으로 한층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C필러는 고광택 블랙 페인팅을 입혀, 마치  루프가 C필러와 분리된 듯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도어 캐치는  히든 타입으로 만들어져 있다.


 

LC의 인테리어는 다른 렉서스 자동차들 뿐만 아니라 여타의 최고급 GT(Grand Tourer)들조차 울고 갈, 격이 다른 수준의 디자인과 마감을 보여준다. 실내 전반에 걸쳐서 가죽과 알칸타라를 아낌 없이 사용하여 독보적인 고급감을 내세우고 있다. 파격적인 외관에 걸맞은 개성과 슈퍼카 LFA에서 차용한 디테일들도  쏠쏠하게 활용하고 있다. LC의 실내는 브랜드 내 최고급 쿠페로서의 격조와 스포티한 분위기를 한껏 드높인다. LC의 변속기 레버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CT200h와 같은 방식으로  조작하며, 직관적인 조작 환경을 구현하는 차세대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를 채용했다.


렉서스 LC의 차체는 후륜구동형  TNGA 플랫폼을 기초로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설계의 프론트 미드십 플랫폼(GA-L)을  바탕으로 한다. LC의 기나긴 보닛은 엔진을 전륜 차축의 후방에 배치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를 비롯하여 주요 중량물을 전륜 차축 후방에 배치함으로써 이상적인 중량 배분을 도모한다. 마치 LFA가 그러하였듯, 차내의  무거운 것들을 몽땅 휠베이스 안쪽으로 넣는 설계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차체에는 CFRP와  G-SMC(Glass-Sheet Molding Compound)를 비롯한 복합 소재와 알루미늄 합금재를 대거 도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LC의 차체는 높은 차체 강성과 함께, 경량화까지 함께 노린다. 서스펜션은 알루미늄 소재를 대폭 도입하여  경량화는 물론, 관성 모멘트의 저감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렇게  완성된 차체는 높은 조종 응답성과 성능을 모두 높인다.



이 날 트랙 데이 이벤트에서는 LC500과 LC500h의 양쪽을 모두 경험했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LC500은 렉서스 F모델들에 사용되고 있는 V8 5.0리터 2UR-GSE 엔진을 심장으로 한다. 최고출력 475마력/7,100rpm,  최대토크 54.0kg.m/4,800~5,600rpm의 성능을 내는 엔진은 전진 기어만 무려 10단에 이르는 신규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루게 된다. 신규 자동 10단 변속기는 소형화 설계가 적용된 알루미늄 부품을 대폭 도입하여 다단화에 의한 중량의 증가와 대형화를 막았다. 또한, 차량에 가해지는 중력 가속도와 운전자의 의도를 감지하여 최적의  기어를 선택하는 신규 제어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LC500h에는 렉서스의 최신예 하이브리드 시스템, ‘멀티스테이지(Multi Stage) THS-II’가 실려있다. 새롭게 개발한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는 새로 개발한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그리고 독특한 구조의 전동+기어  혼합식의 변속 시스템을 조합한다. 이 시스템은 그동안 저평가 받아왔던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주행 질감을  대폭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높은 발진 가속성능과 직결감 있는 주행 질감, 그리고 고속 주행 연비를 함께 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처음으로 타게 된 차는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를 탑재한 LC500h. 피트에서  대기중일 때에는 EV 모드로 전환되어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건너편에 정차 중인 3대의 LC500가 내고 있는  묵직한 배기음 뿐이다.


선발대인 LC500의 행렬이 앞서 나가고, 그 뒤를 LC500h의 행렬이 따른다. 서킷에 합류할 시기를 전후하여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서킷에 돌입한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나면 회전 수가 껑충 뛰어 오른다. 이와 동시에 쥐 죽은 듯 조용했던 실내는 날카로운 음색의  엔진 소음이 실내로 파고든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나긋나긋했던 차는 한껏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소음은 사운드 제너레이터 등으로 연출된 소리로, 굉장히 기계적이고  금속성에 가까운 음색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음색은 사람에 따라서 다소 호오가 갈릴 수 있다.



서킷 돌입과 함께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으며 스로틀을 전개한다. 스로틀을  모두 전개하면 금속성에 가까운 날카로운 엔진음과 함께 그야말로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일견 전기차와도  유사한 이 감각은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의 강력한 모터와 엔진의 절묘한 협응의 산물이다. 스로틀 반응은  스포츠+ 모드 임에도 지나치게 격렬하거나 민감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반응은 충분히 빠르다.


가속페달을 밟는 족족 엔진의 회전수는 레드존을 향해 치솟아 오른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는 어떠한 형태의 분노나 조급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착실하고 기운 찬 동력계통을 통해 한 달음에  튀어 나가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LC500h는 가속과 감속이 연달아 이어지는 와중에도 시종일관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그런데도 추진력은 상당하다. 몸으로 느껴지는  가속감은 그다지 크지 않은 데 비해, 속도계는 무서운 기세로 올라간다.  짜릿한 펀치력은 맛볼 수 없으나, 추진력은 강력하다. 게다가  그 모든 동작이 지나칠 정도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실로 형언할 수 없는 기묘한 감각을 만들어 낸다.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의 동력 전달은 이 기묘한 감각을 만들어 내는 핵심 중 하나다. 기존 토요타/렉서스의 THS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연결된 1개의  모터 제너레이터가 CVT와 유사하게 변속을 진행하는 THS와는  달리, 모터 제너레이터를 보조하는 4개의 기어를 추가로 물려  놓은 전용의 변속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기존 eCVT와는  달리, 일반적인 다단 자동 변속기의 단계적 변속에 보다 가까운 구동을 보여준다. 속도를 올릴수록, 다음 단수로 변속을 하는 감각을 연출하여 가속의  즐거움을 더한다. 적어도 고성능을 논하기에는 충분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본다.


가속력 자체도 상당하다.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스로틀을 완전히 전개하면  생각보다 가볍게   200km/h를  넘는다. 그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고속에서도 차체는 중심을 잃지 않다.  노면을 끈덕지게 움켜쥐고 흔들림 없이 올곧게 앞으로만 나아간다. 또한, 그러한 와중에도 차는 운전자에게 어떠한 불안감이나 스트레스, 혹은  불편함을 안겨주지 않는다. 우수한 고속 영역으로의 도달 능력과 고속 주행 안정감에서 이 차가 지닌 GT로서의 소양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변속기로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모터 제너레이터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아주 똑같지는 않다. 그러나 동력의 전달 과정 그 자체는 실로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이어진다. 물리적인 기어가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변속의 주체는 모터 제너레이터이기 때문에 변속충격은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소음은 일반적인 변속기처럼 나오지만, 실제  차내에는 어떠한 형태의 충격도, 울컥거림도 감지되지 않는다. 가속의  모든 과정이 그야말로 물이 흐르는 듯 하다.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의 매끄러움은 코너의 진입부터 탈출까지의 과정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감속을 시도하면 강력한 회생제동을 동반한 즉각적인 제동을, 코너  탈출 시에는 적절한 회전수를 유지하여 뒷바퀴가 흐르는 일 없이 진중하게 밀어주는 매끄러운 가속 응답성을 제공한다.


스티어링 시스템과 차체구조 및 하체의 완성도 역시 인상적이다. 특히,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EPS)의 완성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물론, 정통 스포츠카가 지니는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의 피드백과 직결감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LC500h의 EPS는 우수한 수준의 직결감을 지니고 있다. 서킷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차를 적극적으로 다루기에 한 점 부족함 없다.


LC를 위해 만들어진 TNGA 플랫폼을  기초로 만들어진 섀시의 완성도 역시 인상적이다. 특히, 동형의  가솔린 모델에 비해 균형감각이 부족했던 종래의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탄탄하고  진중하며 균형이 제대로 잡혀 있다. LC500h의 탄탄하고 균형 잡힌 골격은 준수한 조작성의 스티어링  시스템, 기묘한 자연스러움을 안겨주는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어우러져, 고속 코너는 물론, 저속 코너에서도 세련된 스타일의 조종성을 경험할  수 있다. 종래의 렉서스 하이브리드에게 있었던 일말의 서투른 구석들은 찾아볼 수 없다. 렉서스가 말하는, 운전자의 마음대로 움직여 주는 조종성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일깨워 준다.


LC500h를 서킷에서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달리고 돌고  서는 모든 것이 모든 놀랄 만큼 매끄럽고 리드미컬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기자는 LC500h의 서킷 체험에서 주행 모드만 스포츠+ 로 설정한 채, 수동 변속과 같은, 별도의 개입을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너 하나하나를 돌파할 때마다 대략 90% 정도는 적정한(혹은 원하는) 회전수를 유지하고 원하는 스로틀 응답성을 얻을 수 있었다. 요컨대 운전자가 원하는 타이밍과 리듬을 상당히 정확하게 읽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종래의 토요타/렉서스의 하이브리드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감각이었다.


기자는 이 비결에 대해 렉서스 LC의 개발 총 책입자를 맡았던 수석  엔지니어 사토 코지(佐藤恒治)와 렉서스의 치프 타쿠미(匠, たくみ, ‘장인’의 의미) 드라이버, 오자키 슈이치(尾崎修一) 에게 물었다. 사토 수석 엔지니어는 그는 이 비결에 대해, 렉서스 LC500h에 탑재된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의 특징과 함께, ‘드라이버즈  마인드 인덱스(Driver’s Mind Index)’를 언급했다. 드라이버즈  마인드 인덱스는 운전자의 가속 페달, 스티어링 휠, 종/횡방향의 중력가속도(G) 데이터를 수집하여 운전자가 어떠한 성향을  갖는지를 판단한다. 그리고 이를 LC의 개발 과정에서 얻은  주행 리듬과 가속, 선회, 탈출 등의 상황 등으로 구성된  방대한 데이터와 대조, 이를 얼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가감속 패턴을 연속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전기모터의 구동 특성과 가솔린 엔진의 서로 다른  출력 및 토크 특성을 놀라운 완성도로 일체화를 이룬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하드웨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LC500h의 서킷 주행이 끝나고 RC  F와 GS F에 탑재된 V8 엔진을 실은 LC500에 몸을 실었다. 엔진이 상시 구동되는 차이기 때문에 실내는  5.0리터 V8 엔진의 나지막한 음색에 감겨 있다. LC500에 올라 서킷에 진입한 후 주행 모드를 스포츠+ 로 설정한다. V8 특유의 맥동이 꽤나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자, RC F와 GS F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특유의 묵직한 엔진음이 차내를 가득 메운다. 그와 동시에 운전자의 등을 왈칵 떠밀며 가열차게 앞으로  뻗어 나간다. 대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의 호쾌함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시원스럽게 쭉쭉 뻗어나가는 맛이 있는 엔진음도 매력적이다.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알려준다.



가속이 진행될수록 긴장감은 더욱 상승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변속 특성도 변화하여, 한층 빠르게 변속을 감행한다. 기어가 변속될 때마다 강렬한 변속충격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V8의  연주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100km/h를 넘어서 200km/h를 향해 거침없이 속도가 치솟는다. 회전수가 오르면서  V8 특유의 맥동보다는 V6에 더 가까운, 매끄러운 회전 질감도 인상적이다. LC500은 가속 내내 긴장감을  안겨준다. 호쾌한 펀치력과 응답성을 지니고 있으며, 격렬한  고속 주행에서 차체는 조금도 불안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또한 이 모든 감각은 전통적인 GT에 놀랄 만큼 가깝다.


코너링에 있어서도 LC500은 전통적인 GT에 가깝다. 의외로 큰 덩치를 지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핸 내내 가볍고 활기가 있다. 코너의 돌입과 탈출, 그리고 직선주로에서의 가속에 이르기까지, 기계와 교감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차체의 움직임은 매우 안정되어 있으며, 제어하기도  어렵지 않다. 스포츠카와 같은 활기가 있으면서도 GT로서의  진중함을 잃지 않는다. 직결감이 우수한 EPS와 더불어, 스포츠카에 준하는 가볍고 탄탄하고 정교하기까지 한 섀시 덕분에 어떠한 코너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도 쉽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운전자가 차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차가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과도한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차가 알아서 충분히 빠르고 즐겁게 달릴 수 있도록 유도해 준다. LC500의  다루기 쉬운 특성은 순수한 스포츠카가 아닌, 장거리를 빠르고 즐겁게 달릴 수 있는 크루저나 전통적인  GT의 성향에 가장 가깝다. 빠르게 달리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LC500은 고급의 대형 쿠페가 가져야 할 요소들을 빠짐 없이 갖추고 있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렉서스의 새로운 쿠페 LC를 경험하고 나니, LC를 트랙 밖으로 꺼내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든다. LC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서킷에서 한 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또한 트랙에서만 느낄 수 있는 LC의 본 실력을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색깔도 또렷하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자꾸만 장소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주행을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는 순간은  물론, 지금까지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LC는 트랙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LC가 어울리는 곳은 따로 있다고 본다. 수평선이 펼쳐져 있는 바다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해안 도로, 구비구비  절경이 이어지는 산악도로 등이 연달아 떠오른다. 계절별로 달라지는 풍경을 품은 각지의 지방 도로도 떠오른다. LC는 트랙에서의 전력질주 보다는 이러한 길들을 유유히 따라가며 그 풍광을 즐기고, 그 분위기에 젖으며 달리는 것이 어울리는 차다. 차가 주는 모든  감각의 하나부터 열까지 ‘여행’을 떠올리게 만드는 차다. 그리고 그것은 기자가 생각하는 아주 이상적인 GT의 모습이다.


나는 이러한 감상을 사토 수석 엔지니어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그는 기자의 말에 동의를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LC를 개발할 때 수많은 도로를 달렸다. 그 중 한 곳이 말리부(Malibu)의 해안 도로였다. 그 길을 달리는 순간과 잠깐 휴식을 취하며 차를 바라보며 커피를 한 잔 들 때의 볼 때의 그 순간까지 즐길  수 있는, 그런 차로 만들고 싶었다.”



새로운 시대의 렉서스를 상징하는 모델이 될 LC. SC430의 단종  이후 12년만에 그 뒤를 이은 렉서스의 럭셔리 쿠페는 지금까지 렉서스가 다수의 고급 승용차들과 고성능  자동차들을 개발하면서 쌓아 온 경험을 통해 정립한, 렉서스만의 새로운 GT론(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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