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 더하고 가격은 묶은 BMW 뉴 X3

조회수 2017. 11. 28. 12: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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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BMW 뉴 X3 시승회에 참석했다. 3세대로 거듭난 X3을 타고 서울시 성수동에서 경기도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약 180㎞ 구간을 왕복했다. 

BMW의 모든 이름엔 숫자가 붙는다. 그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숫자를 꼽으라면 ‘3’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도 있지만, 가장 많은 팬층을 보유한 라인업이 ‘3시리즈’니 당연한 일이다. SUV 라인업인 ‘X3’도 마찬가지다. 현재 프리미엄 SUV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에는 4도어 세단 시장을 처음으로 앞섰다.

앞으로도 프리미엄 SUV 시장은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BMW가 3세대 X3에 커다란 기대를 거는 이유다. 2003년 출시한 1세대는 61만5,000대, 2010년에 내놓은 2세대는 101만1,000대를 팔았다. 그런데 3세대 판매 목표는 놀라울 정도다. 중국 시장용 모델까지 포함해 전 세계 195만5,000대를 팔겠다고 공언했다. 그만큼 철저하게 다듬었단 말과 함께. 

신형 X3의 첫 인상은 스포티하다. 보닛과 앞 범퍼 곳곳에 선을 그어 ‘근육질’ 인상을 강조했다. 앞부분이 길어보이도록 옆 부분 디자인을 손보면서 지붕선을 수그렸다. 덕분에 옆모습이 아주 날렵해졌다. 테일램프 디자인을 다듬어 뒷모습도 다부지게 다듬었다. 시승차는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이라 앞뒤 범퍼의 모양도 한층 과격하다.

실내 디자인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BMW는 대다수 모델의 실내 조작부를 비슷하게 구성하지만, 각 모델만의 특성 또한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과감하게 다듬은 송풍구 디자인이나 곳곳에 새긴 알파벳 ‘X’ 때문인지 젊은 분위기다. 실내 분위기 잡을 ‘앰비언트 라이트’에다 문 열 때면 발밑을 비추는 ‘웰컴 라이트 카펫’도 더하는 등 빛을 적극적으로 썼다.

한편, 휠베이스를 54㎜ 늘리고 뒷좌석 온도 설정이 가능한 3존 에어컨, 뒷좌석 차양막 더하는 등 뒷좌석 승객의 거주성에 신경 쓴 부분이 엿보인다. 뒷좌석은 뒤로 6°, 앞으로 5° 기울일 수 있다. 키 179㎝의 기자가 앞좌석 시트 맞춰 놓고 탔을 때 무릎 및 다리 공간은 적당했고, 좌석에 딱 맞춰 기대도 머리 공간이 살짝 남았다.

시승차는 X3 x드라이브 20d M 스포츠 패키지. 직렬 4기통 2.0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을 4,000rpm, 최대토크 40.8㎏‧m을 1,750~2,500rpm에서 낸다. 자동 8단 변속기 맞물려 네바퀴 모두를 굴린다. 제원상 안전최고속도는 시속 213㎞.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딱 8초. 일상에 딱 맞는 성능 아닐까.

엔진의 회전질감은 아주 매끄럽다. 부드럽게 가속할 때면 저회전부터 꾸준히 힘을 끌어내며 2,000rpm에 못 미쳐 변속을 거듭한다. 회전수를 더욱 높여 달려도 거친 느낌이 없다. 특정 회전대에서 강한 힘을 끌어내기보다는 계속 균일하게 힘을 뿜어내는 엔진이다. 개성을 강조하기보다는 편안한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고 본다. 

가속페달을 꾹 밟아 달려도 속도계 바늘은 솟구치건만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세단과 비슷한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다. M 스포츠 서스펜션을 달았기에 승차감은 탄탄하고 기울임도 적다. 그런데 과속방지턱이나 구덩이를 통과할 때 노면 충격을 잘 흡수한다. 민첩한 방향 전환과 안정적인 움직임 등 BMW 고유의 운전감각이 살아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로 항속 주행할 때 엔진회전수는 약 1,600rpm. 곳곳을 잘 틀어막았는지 조용한 실내가 인상적이다. 느긋하게 달려도 좋지만 굽이길을 빠르게 빠져나갈 때 신형 X3은 더욱 매력적이다. 코너를 돌며 어설프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살짝 움찔할 뿐 곧바로 자세를 잡아 안정적으로 돌아나간다. 스티어링 휠을 계속 비틀며 방향을 바꿔도 몸놀림은 탄력적이다. 반응이 점진적이고 언제나 일정해 믿고 달릴 수 있다.

몸놀림의 비결은 차체와 네바퀴굴림이다. BMW는 신형 X3의 차체에 대해 “앞뒤 50:50의 무게 배분을 유지하되, 최대한 가볍고 단단하게 만들어서 기존 모델 대비 최대 55㎏ 가까이 무게를 줄였다”고 밝혔다. 게다가 코너를 돌 때 안쪽 바퀴에는 브레이크를, 바깥 바퀴에는 구동력을 걸어 빠른 방향 전환을 돕는다. 네바퀴굴림의 이점을 살린 기술이다.

목적지인 세종천문대에 도착해서는 근처의 오프로드 코스를 돌았다. 신형 X3은 도시에만 초점 맞춘 SUV가 아니다. 험로 주파 성능도 갖췄다. 모래로 가득한 코스에서도 부드럽게 가속페달만 밟고 있으면 됐다. 접지력을 찾을 때까지 살짝 뒤뚱거리며 헛바퀴를 굴리더니, 순식간에 접지력을 찾아 빠져나왔다. 똑똑한 네바퀴굴림 구동계 덕분이다.

얕은 강물도 빠져나왔다. 사실 무전기로 수심이 15㎝ 수준이라 들었기에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신형 X3은 수심 50㎝까지 도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바닥의 돌들은 죄다 이끼가 묻었는지 꽤 미끌거렸지만 직진을 유지하며 빠져나왔다. 일반적인 험로를 통과하는 수준이라면 어디든 충분히 달릴 수 있겠다. 

신형 X3은 주행 성능 더하는데 그치지 않고 편의장비도 크게 더했다. 디스플레이 키와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를 모든 라인업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코너링 라이트, 어댑티브 라이트, 하이빔 어시스턴트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더해 운전자를 보조한다. 

또한 충돌 및 보행자 경고 장치, 보행자 접근 경고 및 제동 보조 기능 등을 기본으로 단다. 상위 모델인 뉴 X3 x드라이브 30d에는 통풍 시트, 전자식 댐퍼, 제스처 컨트롤, 어라운드 뷰 및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등 편의장비를 추가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격이다. BMW는 X3 x드라이브 20d M 스포츠 패키지의 가격을 기존 모델과 같은 6,870만 원에 묶었다. X3 x드라이브 30d M 스포츠 패키지의 가격은 8,360만 원.  M 스포츠 패키지를 빼고 고급 구성 더해 가격을 낮춘 x라인(xLine)은 290만~300만 원 더 싸다. 상품성 더하면서 가격 묶은 구성은 경쟁에 불을 붙이기 충분해 보인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roadtest.kr)

사진 BMW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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