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 마일드,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조회수 2019. 4. 23. 08: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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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 캠리가 왔다. 토요타의 중형 세단이다.

주력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서울-홍천 왕복 100km 남짓한 짧은 시승, 절반은 조수석에서 였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의 길을 충실히 가고 있다. 디젤 광풍이 몰아치는 시장에서 토요타는 독야청청, 하이브리드를 고집했다. 그 고집은 신념이었겠지만, 미련했다.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 토요타는 힘든 시절을 감내해야 했다. 진정성을 느끼는 이유다. 하이브리드에 관한 한 적어도 토요타는 진지한 철학이 있다. 친환경 자동차로 가야 한다는 철학이다. 캠리에서 하이브리드가 주력인 이유다.

풀 체인지. 완전히 변했다. 중요한 변화가 몇 가지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TNGA 플랫폼이다. 토요타의 새로운 모듈러 플랫폼. 키워드는 저중심이다. 차체 높이, 보닛, 시트포지션 등을 모두 낮췄다. 당연히 무게중심이 내려간다. 길이와 휠베이스는 키워서 실내 공간을 더 넓게 확보하고 차의 안정감도 개선했다.

토요타의 디자인 DNA라 할 수 있는 킨룩 디자인은 잘 숙성된 모습으로 완성됐다. 처음 볼 때 어색했던 모습이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다가온다. 램프는 앞 뒤 모두 LED로 구성했다. 점 발광과 선 발광 방식의 LED를 이용해 깊고 고급스러운 램프로 완성했다.

평범을 거부한 인테리어다. 센터페시아 때문이다. S자 라인을 그리는 센터페시아는 종래의 그것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운전석의 경계가 분명해졌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버튼과 8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지도를 포함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물병은 도어 포켓에 비스듬하게 수납된다. 실내등은 보석처럼 빛을 발한다. 이 둘은 여성 디자이너의 제안이 받아들여진 결과라는 후문. 간과하기 쉬운 디테일에 기능과 스토리를 담았다. 재미있다. 물론 편하고 멋지다.

2.5 가솔린 엔진도 큰 변화를 겪었다. 다이내믹 포스 엔진(D4-S)은 열효율을 41%까지 끌어올렸다. 흡기포트 형상 개선, 흡배기 밸브 각도 조절, 전기 모터로 제어하는 가변밸브 타이밍 등을 통해 가솔린 엔진의 효율을 극대화 한 것.

‘와일드 하이브리드’라 했다. 조용하고 얌전한 하이브리드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자동차의 본질, 달리기 성능을 강조하고 싶은 의욕이다.

실제로 달려본 결과로는 ‘와일드&마일드’가 어울리겠다. 2.5리터 엔진과 두 개의 모터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힘은 총 211마력. 공차중량 1655kg이니 마력당 무게비는 7.8kg 정도가 된다. 시속 100km 도달 시간이 8초 이내 정도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몰아붙이면 하이브리드 안에 숨겨졌던 힘이 날카롭게 드러난다. 친환경차라고 보기 힘들 정도다. 와인딩 코스에서 강하게 밀고 들어가도 탈출이 어렵지 않다. 스포츠 모드에서 ‘제법’ 와일드하다. 편평비 45 시리즈인 타이어는 리어 더블위시본 서스펜션과 어우러져 끈적하게 도로에 달라붙는다. 211마력의 힘을 와일드하게 드러내는 소재들이다.

하지만 마일드한 모습도 있다. 힘이 꽉 찬 느낌이 아니다. 조금 비어있는, 살짝 허전한 느낌이 여운처럼 남는다. 하이브리드라는 정체성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한다. 완전한 야생으로 가기에 녀석은 천성이 착하다. 화를 내보지만, 얼굴에 미소가 남아있는 느낌. 그래, 천성을 속이지는 못하는 법. 마일드가 빠지면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와일드&마일드인 이유다.

그렇다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마일드’인 건 아니다. EV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풀 하이브리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때 낮게 깔리는 모터 작동음은 묘한 매력이 있다.

힘을 조율하는 건 무단변속기다. rpm이 없어 힘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건 아쉽다. rpm 게이지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스포츠모드에서 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냉정하게 돌아서 가버린 여인처럼 흔적을 찾을 길 없다. 와일드라며?

스피커는 9개다. 좌우측 A 필러에 들어가 있는 스피커를 포함해 모두 9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JBL 오디오 시스템은 하이엔드 급은 아니지만 질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적당히 볼륨을 올리면 이런 저런 잡소리를 잡아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에어백은 10개다. 1열엔 어드밴스드 에어백, 뒷좌석에는 전용 사이드 에어백이 별도로 적용됐다.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는 모두 4개 요소로 구성된다. 차선이탈 경고,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긴급제동 보조, 오토매틱 하이빔이다. 깜빡이 켜지 않고 차선을 넘으면 경고음을 내보내고, 스티어링 휠에 저항감이 온다. 차가 조향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는다.

호사가들은 캠리의 경쟁차종이 쏘나타냐 그랜저냐를 두고 왈가왈부한다. 매사에 답을 꼭 정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 쏘나타 사는 사람도, 그랜저 사는 사람도 캠리와 비교해 볼 수 있는 일. 이차 저차 까다롭게 비교해볼수록 후회할 일은 적어진다.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 판매가 중단됐으니, 적어도 미국 시장 기준으로 한다면 캠리는 쏘나타와 경쟁하는 게 맞다. 한국 시장에선 경쟁의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지는 셈.

7세대 캠리는 미국산이었는데, 8세대 모델은 일본산이다. 최근 시장의 이슈가 된 ‘녹 파문’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지만 토요타코리아는 이와는 상관없다고 답했다. 글로벌 생산, 공급 시스템에서 물량 조정과정에서 오래 전에, 즉 녹 파문이 일기 전에 일본산을 들여오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은 4,250만원이다. 가솔린 모델은 3,590만원.

오종훈의 단도직입
계기판은 어수선하다. 7인치 TFT 컬러모니터에는 아주 많은 정보가 올라온다. 그 정보들이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다. 산만하다. 어지러운 책상 같아서 필요한 정보가 눈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
또한, 정보들이 영어 기반으로 제공된다. 한국 소비자들이 좀 더 편하게 보려면 한글화가 필요하지 싶다. 조금 더 정성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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