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일 아우디와 국산 활어회의 공통점

조회수 2019. 7.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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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자사의 SUV Q7에 대한 사전 계약을 받는다. 

Q7은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등과 경쟁하는 중형급 SUV다. 사실상 개점휴업에 가까운 아우디가 오랜만에 파는 차량이다. 

그리고 아우디 코리아가 정한 'Q7 45 TFSI 콰트로'의 가격은 7848만 원. 하지만 이 가격에 Q7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다.

사전 예약중인 아우디 Q7

아우디는 어떤 브랜드인가? BMW와 더불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할인 정책으로 히트를 친 브랜드다. 현재의 BMW코리아는 일부 모델에 팔리기 힘든 가격을 붙여놓고 할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X2를 보자.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X2의 가격이 6190만 원이란 가격표를 갖는다. 이 가격엔 누구도 안 산다. 하지만 팔린다. 왜? 실제 거래가격은 그보다 크게 낮기 때문이다. 지금의 3시리즈도 가격이 비싸다. 소비자들도 하반기께 BMW가 폭풍 할인을 준비할 것이라 기대하는 눈치다. 

아우디는 어떤가? 아우디 코리아가 제시한 가격도 버려지는 숫자에 불과하다. 아우디의 진짜 가격? 누구도 알 수 없다. 말만 잘하면, 딜러를 잘 만나면 가격은 내려간다. 어제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Q7. 이미 500만 원 정도의 할인이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딜러들이 권하는 아우디 파이낸스를 이용하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이것이 끝일까? 

가격은 소비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항목이다. 그런데 프리미엄이라 자처하는 브랜드들의 가격 정책은 마을 장터와 다르지 않다. 좌판과 돈 좀 바른 인테리어의 빌딩, 말끔한 슈트와 몸뻬(일바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외에 상품의 크기만 다를 뿐 판매 정책은 도토리 키재기다. 

여기서 잠시 Q7을 들여다보자. 제법 큰 덩치를 가졌고, 세금 부담 없는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달린다. 연비는 좀 떨어져도 폼 내고 타기 좋은 차다. 다만 지금 아우디 코리아가 파는 Q7은 내년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끝물 모델이다. 가격을 높여 받기 어려운 차라는 얘기다. 

내년 모델 체인지 되는 Q7의 가격이 8000만 원이라 가정해 보자. 아무도 안 산다. 하지만 6천만 원대라면 어떨까? 내년 이후 구형으로 전락하긴 해도 실제 차를 구입해 운영하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질 수 있다. 가격을 통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가격 정책 잘 만든 개념 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도 생긴다. 

신형 아우디 Q7

앞서 말한 대로 아우디는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잘못된 가격 정책을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라는 얘기다. 

시장에서 주목받는 볼보를 보자. 이들도 높은 가격 부르고 할인을 남발하던 브랜드였다. 지금은? 애초 좋을 가격을 제시한다. 물론 할인이 있긴 하다. 1% 내외인 70~80만 원선. 단종을 앞둔 모델이 아닌 이상 100만 원 이상의 할인을 받기는 어렵다. 

아우디 코리아 설립 이래 지금 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까? 머리 쓰지 말고 딱 받을 가격만 제시하고 소비자 기분 맞춰줄 수준의 형식적인 할인만 하라는 얘기다. BMW는 주력 모델의 가격을 높여 놓은 터라 지금 당장 아무것도 못한다. 하지만 아우디는 바꿀 수 있다. 할인이 없으면 안 팔린다고? 누가 봐도 좋은, 지금 할인해서 판매하는 그 가격을 애초 소비자 가격으로 제시하면 된다. 이 정책이 실현되면 딜러의 출혈 경쟁도, 가격 눈치 보며 애태우는 소비자들도 사라진다.



국산 자연산 활어는 어종 및 어획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같은 이유로 '시가'라는 표기가 붙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식당에서는 비표준어인 '싯가'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아우디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그들의 가격표엔 왜 ‘시가’라는 개념이 들어가야 할까?

오토뷰 | 김기태 PD (kitaepd@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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