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컴팩트 SUV에 대한 닛산의 해답, 더 뉴 엑스트레일

조회수 2019. 1. 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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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SUV 시대. 종류가 워낙 많아 어떤 차를 사야할지 모르겠다. 넉넉한 거주성과 주행성능, 안전성 모두 상향평준화된 요즘엔 더더욱. 그래서 맛집처럼 생각하면 쉽다. 손님이 ‘바글바글’한 식당에선 실패할 일이 적으니까. 닛산 엑스트레일이 그렇다. 출시 후 지금까지 누적판매 600만 대를 돌파하며 2016년과 2017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에 올랐다.

글 강준기 기자|사진 닛산자동차



글로벌 베스트셀러지만 우리 눈에 퍽 낯설다. 엑스트레일은 지난 2000년에 첫 등장한 C-세그먼트 SUV로, ‘4명이 탈 수 있는 200만 엔의 사륜구동 자동차’라는 콘셉트를 담았다. 토요타 RAV4와 혼다 CR-V, 포드 이스케이프 등의 등짝을 겨눴다. 일반 도심에서 주행성능 강조한 경쟁 모델과 달리, 엑스트레일은 오프로드 성능을 앞세워 전 세계 167개국의 도로를 누볐다.

2007년 2세대를 거쳐 2013년 3세대에게 바통을 넘겼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공동 개발한 CMF(Common Module Family) 플랫폼을 밑바탕 삼은 첫 번째 수혜자다. 결과는 성공적. 같은 뼈대 나눠 쓰는 닛산 로그는 북미에서 연간 40만 대 판매(2017년 기준)를 넘어서며 승용 판매 2위에 올랐고, 르노삼성 QM6도 국내 SUV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닛산 레시피로 일군 또렷한 마스크


먼저 외모 소개부터.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차종이지만, 멀리서 봐도 닛산의 일원답다. 거대한 V-모션 그릴을 중심으로 LED 헤드램프를 펼쳤고, 눈물샘에 뾰족한 주간주행등을 심었다. 블랙 하이글로시와 크롬, 격자무늬를 엮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릴에서 뻗은 선이 보닛과 앞바퀴 펜더로 부풀며 볼륨감 넘친다. 검은색 플라스틱 몰딩 덕분에 오프로더 느낌도 물씬하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690×1,830×1,725㎜. 폭스바겐 티구안과 비교하면 205㎜ 길고 10㎜ 좁으며 60㎜ 높다. 휠베이스는 2,705㎜로 25㎜ 더 넉넉하다. 봉긋 솟은 뒷바퀴 펜더와 루프 랙, 19인치 휠 등이 맞물려 기대 이상 우람한 덩치를 뽐낸다. 단, 뒷모습은 조금 심심하다. 창문과 테일램프를 여백 없이 붙여 ‘형님’ 무라노 향기가 짙게 뱄다.



닛산 알티마를 타본 적 있다면, 엑스트레일의 실내가 낯설지 않을 듯하다. 우뚝 솟은 기어레버와 두툼한 D 컷 스티어링 휠이 운전욕구를 자극한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일부에 가죽을 씌워 거친 플라스틱 표면 만질 일이 적다. 중앙의 8인치 터치스크린은 아틀란 3D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 등을 심고 간결하게 구성했다. 블랙 하이글로시 패널도 포인트.



뒷좌석은 넉넉한 휠베이스의 혜택을 고스란히 받았다. 무릎공간은 르노삼성 QM6와 비슷한 수준이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65L로,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996L까지 늘어난다. 티구안보다 기본 용량은 50L 작지만, 최대 용량은 341L 더 크다. 특히 2열 도어는 문 열림 각도가 77°에 달해 타고 내리기 수월하다. 파노라마 선루프도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담았다.

직렬 4기통 2.5L 가솔린+CVT 구성


엑스트레일의 심장엔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엔진이 자리했다. 여기에 엑스트로닉 CVT 변속기를 맞물렸다. 알티마와 같은 구성이다. 6,000rpm에서 최고출력 172마력, 4,400rpm에서 최대토크 24.2㎏‧m를 뿜는다. 앞바퀴 굴림(2WD)과 네 바퀴 굴림(4WD, 4WD 테크) 등 총 3가지 모델로 나누며, 복합연비는 2WD가 11.1㎞/L, 4WD가 10.6㎞/L로 인증 받았다.

오늘 시승은 경기도 용인에서 출발해 굽잇길과 고속도로 등 다양한 구간에서 치렀다. 먼저 동승석에서 엑스트레일 천천히 느꼈다. 가솔린 모델답게 조용한 실내가 돋보인다. 최근 가솔린 SUV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디젤 엔진의 부재를 아쉬워할 필요 없다. 시트 품이 넉넉하며, 발 공간도 굴곡 없이 매끈하게 빚었다. 단, A필러가 두툼해 시야는 조금 답답하다.



주행 중엔 만족감이 더 올라간다. 큼직한 사이드 미러를 달았지만 풍절음을 잘 제압했고, 바닥 소음도 차분히 억제했다. 엑스트로닉 CVT 변속기는 자동 7단 기어로 빙의해, 한 단씩 물어가며 가속을 돕고 항속 시엔 엔진 회전수를 낮춰 정숙성을 높인다. 서스펜션은 상하 움직임이 크되,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노면의 자잘한 정보도 엉덩이로 보낸다.

중간 경유지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처음 탄 자동차지만 운전석 6방향 전동 조절과 스티어링 휠 텔레스코픽 기능 덕에 기대 이상 자세 맞추기가 좋다. 기어레버 높이와 각 페달의 위치가 절묘해 심리적으로 편안하다. 다만 센터페시아의 블랙 하이글로시 패널은 때때로 햇빛을 반사시키고, 작은 먼지도 도드라지게 만든다. 차라리 차분한 무광 패널을 붙이면 어땠을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예상 외로 가벼운 몸놀림에 깜짝 놀란다. 페달과 스티어링 휠 답력 모두 가볍다. 그래서 골목길이나 주차할 때 다루기 쉽다. 또한, 속도를 높일수록 스티어링 휠 답력을 끈끈하게 높여 불안감을 지운다. 어떤 운전자가 몰아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게 엑스트레일의 장점이다. 그러나 강렬한 외모와 달리 또렷한 색채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닛산의 의도일 수도 있다. 무난한 개성으로 부담 없이 몰 수 있어 특정 연령대 고객을 편식하지 않는다. 글로벌 베스트셀러의 비결이기도 하다. 시승차는 중간 트림인 4WD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짝 지었다. 그런데, 어딘가 친숙하다. ‘올 모드 4×4-i’로 르노삼성 QM6가 쓰는 시스템과 같다. 평상시 앞바퀴로 대부분의 동력을 보내며 필요시 뒤 차축으로 나눈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록(Lock) 모드 지원


사륜 록(Lock) 모드까지 챙긴 점은 엑스트레일의 성격을 뾰족이 드러낸다. 험로를 달릴 때 앞뒤 차축에 엔진의 힘을 50:50으로 고정할 수 있다. 가파른 언덕길이나 미끄러운 흙길에서 접지력을 높이는 데 한 몫 한다. 또한, 계기판에서 엔진 힘이 앞뒤 차축으로 나누는 과정을 확인할 수도 있다. 오지 캠핑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록 모드 적용을 반길 만하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빠짐없이 챙겼다. 인텔리전트 차간 거리 제어(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뿐 아니라 사각지대 경고, 후측방 경고, 비상 브레이크 등을 기본 장비로 담았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은 가장 높은 트림인 4WD 테크에 얹었다. 이외에 어드밴스드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을 심어 탑승자 체형에 따라 알맞은 압력으로 에어백을 터뜨린다.



유행에 민감한 차는 금세 싫증나기 마련이다. 범람하는 SUV 시대에 닛산이 겨눈 과녁은 명확했다. 또, 많은 소비자가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누구나 질리지 않고 편하게 몰 수 있는 SUV. 3,46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입문형 수입차로 고민하기에 손색없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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