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을 닮은 SUV 전기차, 재규어 I-PACE

조회수 2019. 1. 15. 10: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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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고급 자동차를 만드는 브랜드 재규어가 SUV 형태의 전기차를 출시했다. 그 이름은 I-PACE이다.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6년 컨셉트 카를 내놓고, 2018년 양산 모델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인증문제로 지연되다가 드디어 1월 14일 I-PACE가 출시되었다.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 I-PACE 미디어 시승회에 다녀왔다.

I-PACE는 1회 충전으로 국내 인증 주행거리 333km를 자랑하는 순수 전기차이다. 배터리는 90kWh가 적용되었으며, 앞뒤 바퀴에 모터를 장착해 네 바퀴를 굴린다. 고급차 브랜드인 재규어에서 전기차를 내놓았으니, 뭔가 다르긴 다를 터 기대를 가지고 시승에 들어갔다. 우리가 시승한 모델은 가장 높은 등급인 EV 400 HSE 모델이다. 하위 모델과의 차이는 차고를 조절할 수 있는 에어서스펜션과 차선 유지용 스티어링휠 어시스트가 있는 점이 다르다.

전면부

분명 SUV이지만, I-PACE는 세단처럼 보인다. 보닛이 낮아서 그런 경향이 있는 듯하다. 전조등은 LED로 되어있고, 메트릭스 구조로, 전방에 차량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필요한 LED만을 소등하여 주행을 방해하지 않는 구조이다. 상단 그릴 자체는 막혀있는 디자인이고, 전체의 1/8정도 되는 상단부 부분이 위로 접혀서 공기가 통하도록 되어있다. 그릴 상단으로 유입된 공기가 보닛 뒤쪽으로 빠져나와 흐를 수 있도록 벤트가 적용되어 있다. 이 벤트는 차량의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해 적용되었다. SUV 형태지만 항력 계수는 0.29Cd로 높은 효율을 보인다. 여기에 냉각을 위한 하단부 그릴은 가변형으로 배터리 냉각과 온도조절 시스템의 냉각이 필요할 때 개방할 수 있는 액티브 베인이 적용되어 공기역학적 성능을 높인다.

 

측면부

측면부를 보면 그제서야 이 차가 SUV 형태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차고가 높기 때문에 실내공간이 무척 넓어 보인다.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가 4,700x1,895x1,560mm다. 휠베이스는 2,990mm이다. 차체에 비해 대형 차량의 휠베이스를 갖고 있다. 덕분에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고속에서의 직진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편한 승차감은 덤이다. 오버행은 앞뒤로 무척 짧게 되어있어 고성능 차량이라는 느낌이 난다. 루프 라인은 보닛에서 쭉 올라왔다가 윈드실드 이후로 완만하게 내려간다. 쿠페스타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뒷좌석 거주성은 형편없어졌을 것이다. 창문 주변은 크롬으로 둘러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벨트라인은 1열에선 낮았다가 2열로 가면서 점차 상승해서 뒤쪽까지 이어진다. 덕분에 시야가 좋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안전을 위해 금호타이어의 SUV용 윈터크래프트 WS71 255/50R20 윈터타이어를 장착했다. 도어 손잡이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주행중에는 안쪽으로 들어가고, 탑승할 때는 바깥으로 나오는 구조로 되어있다.

 

후면부

2열에서 뒤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휀더가 부풀어 보인다. 그렇게 큰 차체가 아니지만 차량이 넓고 커보이도록 디자인 되어있다. 상단부에는 공기흐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큰 스포일러가 적용되었으며, 아래쪽에도 작은 스포일러가 각진 후면부 공기 흐름을 부드럽게 만든다.

 

인테리어

실내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다. 운전석의 계기판도 12.3인치 풀 LCD로 되어있고, 인포테인먼트와 공조기 듀얼 모니터도 그런 느낌을 준다. 컬러 헤드 업 디스플레이는 주행중 정보를 표시해 전방주시를 돕는다. 공조기는 다이얼식으로 누르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면서 조작이 된다. 변속기는 버튼식이고, 가볍게 눌린다. 버튼식 변속기를 적용하면서 센터콘솔 아래쪽에는 여유공간이 생겼다.

실내는 프리미엄 가죽소재로 처리되어 고급감을 높였다. 전동식으로 조절되는 시트는 1열 동일하게 3개의 메모리 기능이 있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디자인이다. 스티어링 휠에는 열선, 차선유지보조, 크루즈컨트롤 등의 필요한 버튼이 모두 달려있다. 전자식 파킹버튼은 좌측 무릎쪽에 프렁크, 트렁크 버튼과 함께 있다. 4개의 창문은 모두 오토 윈도우이다. 파노라믹 선루프는 약간 회색빛이 도는데 햇볕이 많이 들이치진 않을 것 같은 뿌연 코팅이 되어있다.

뒷좌석은 긴 휠베이스 덕에 공간이 넉넉하다. 쿠페 라인을 희생해서 공간을 최대한 살린 덕분이다. 만일 디자인으로 쿠페 라인을 고집했다면 뒷좌석에는 초등학생 아이들만 탈 수 있었을 것이다. 뒷좌석에 통풍시트는 없지만, 열선시트가 적용되었고 뒷좌석 또한 좌우 독립적으로 공조기 설정이 가능하다. 트렁크는 기본 656리터이고, 2열을 6:4로 폴딩하면 1,453리터까지 확장 가능하다. 보닛 아래에 있는 프렁크 용량은 27리터이다.

 

파워트레인

배터리는 90kWh 리튬 이온 배터리가 바닥에 낮게 장착되어있다. 36개의 모듈로 나뉘어서 각각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관리를 받는다. 모터는 독자 개발한 영구자석식 동기모터를 적용했다. 각 모터의 토크는 35.5kgf.m를 발휘하며 두 모터를 합친 시스템 출력은 400마력(294kW) 최대토크 71kgf.m를 발휘한다. 앞 뒤 바퀴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각기 독립적으로 제어한다. 재규어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I-PACE는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333km를 주행할 수 있다. 재규어는 포뮬러 E 레이스에 출전하는 I-TYPE의 기술력과 경험을 토대로  I-PACE를 완성했다.

 

서스펜션

I-PACE의 앞쪽에는 더블 위시본, 뒤쪽에는 인테그럴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여기에 옵션으로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다. 차량이 고속 주행(105km/h)을 할 때 자동으로 차체를 10mm 낮춰 차량 하부의 공기저항을 줄인다. 역시 옵션으로 적용되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는 차체 움직임을 1초에 500회 감지하는 연속 가변형 댐핑 기술이다. 휠의 수직위치, 가속도, 스티어링 조작, 스로틀과 브레이크 페달 조작 상황에 따라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댐퍼가 최적의 서스펜션 상태를 만들어 승차감을 높이고 민첩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I-PACE에는 코너링 중에 안쪽 휠에 제동력을 주어 코너링 성능을 높이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 젖은 풀밭, 눈, 얼음 등 미끄러운 노면에서 출발할 때 토크를 제어해주는 로우 트랙션 런치 기능 등도 적용되어 있다. 거친 지형에서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전 지형 프로그래스 컨트롤(ASPC), 옵션으로 적용되는 어댑티브 지형 반응 시스템(AdSR)도 있다. AdSR은 사륜구동 시스템을 제어하여 악천후 상황, 노면 상태 등에 맞춰 모터와 브레이크의 설정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주행

차량에 탑승하려고 보니 시트가 상당히 높다. 이 차량은 SUV이다. 잠시 겉모습만 보고 세단으로 착각했다. 엉덩이만 시트 위에 얹고 올라타면 돼서 탑승 자체는 무척 편하다. 버킷을 닮은 디자인의 시트는 볼스터가 몸을 꽉 잡아준다. 달리는 차 느낌이 난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다이내믹까지 선택 가능하다. 가장 회생제동을 강하게 세팅해놓고 드라이브 모드를 다이내믹에 놓으면 가속페달만 가지고 왠만한 주행을 커버할 수 있는 원 페달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에코에서는 가속이 더디고, 출력 전부를 쏟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지만, 다이내믹에서는 71kgf.m의 최대토크를 모두 발휘해 그야말로 총알처럼 튀어나가게 된다. 다른 전기차를 막론하고 예전에 탔던 그 어떤 자동차의 가속 느낌도 잠시나마 잊게 만들 정도다. 게다가 네바퀴 굴림이라 정지 상태에서 가속은 더 끝내준다. 0-100km/h까지 가속은 4.8초가 소요된다. 윈터타이어를 장착해서 그정도 성능을 내지는 못했지만, 5초에 가까운 가속력은 정말 화끈하다.

서스펜션 세팅은 탄탄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비교적 부드러운 세팅이다. 낮게 깔린 배터리와 전자식 댐핑 시스템이 높은 주행성능에 도움을 준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나 거친 노면에서도 자동으로 댐핑이 조절되어 성능이 필요할 땐 단단해 지지만, 평소엔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은 록투록 2.5바퀴, 적당한 비율이다. 왠만한 주행에서는 스티어링 휠에서 양손을 떼지 않고 회전하는 것이 가능했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직관적이었으며, 긴 휠베이스 덕분에 고속주행에서도 안정감이 있었다.

 

운전자를 돕는 장치들

I-PACE에는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 사각지대 어시스트 시스템, 옵션으로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되어 있다. 또 고속 비상 브레이크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기능은 충돌 위험이 발생하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조치하지 않을 경우 충격의 강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보행자를 위해 20km/h 미만에서는 주행음을 발생시켜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이 주행음은 우주선에서 영감을 받은 소리라고 한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충전을 제어할 수도 있다. 재규어 리모트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배터리 충전 수준, 충전 상태, 예상 주행거리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충전을 시작하거나 중지할 수도 있다. 인컨트롤 리모트 앱은 차량을 충전하면서 전력소비가 큰 냉난방을 가동해 실내 온도를 원하는 정도로 조절할 수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국내 매장과 서비스 센터에 급속 충전기 설치를 완료해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차량 구매시에는 8년 또는 16만km 배터리 성능 보증과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다. 또한 2019년 3월 31일까지 출고를 완료한 고객에게 가정용 충전기를 무상 설치하며, 1년간 사용 가능한 I-PACE 전용 충전 카드도 제공한다. I-PACE 국내 판매 가격은 EV400 SE 1억 1,040만원, EV400 HSE 1억 2,470만원, EV400 퍼스트에디션 1억 2,800만원이다. I-PACE는 재규어가 처음 내놓은 순수 SUV 전기차이다. 90kWh라는 높은 배터리 용량을 탑재하고 국내 기준 333km를 주행할 수 있다. 다만, 재규어의 타겟은 일반 전기차 구매고객이 아닌, 고성능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이기에 판매량은 일반 전기차처럼 그리 폭발적이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네바퀴 굴림이라는 독특함과 재규어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원한다면 I-PACE를 선택할 이유는 충분할 것 같다. I-PACE의 올해 판매량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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