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위협하는 엉터리 제품들

조회수 2019. 1. 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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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그 안에 사람을 싣고 또 우리 주변을 달린다. 안전 규제가 그 어떤 물건보다 촘촘한 이유다. 그런데 그 안전 규제를 무의미하게 넘나드는 애프터마켓 제품이 있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팔리고 있는 엉터리 제품을 소개한다.

글 윤지수 기자



자살봉? 파워핸들

아직도 이런 걸 쓰는 사람이 있을까? 당연히 위험하고 심지어 운전 자세까지 망친다. 해외에서는 ‘자살봉(suicide knob)’이라는 별명까지 붙일 정도다. 한 손으로 골목을 요리조리 누빌 땐 편리하겠으나, 그 사소한 편리함을 위해 안전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상황을 가정해보자. 방금 앞차를 들이받아 내 머리가 운전대로 돌진하는 중이다. 그런데 그 앞에 동그란 파워핸들이 솟아 있다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충돌 면적이 좁은 탓에 골절 가능성은 매우 높다. 운전대는 에어백이 아니더라도 자체적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소재다. 파워핸들은 이런 기능을 완전히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또 다른 상황은 운전 중 앞쪽으로 갑자기 장애물이 튀어나온 경우다. 파워핸들이 있다면 재빠르게 운전대를 돌려 충돌을 피할 수 있을 테다. 그다음은 어떨까? 무진장 돌려버린 운전대 때문에 도로 바깥으로 돌진하는 차를 정확히 되돌릴 수 있을까? 두 손으로 제대로 잡고 돌렸을 때보다 감각이 무뎌진 건 당연한 얘기다. 파워핸들이 2차 사고를 유발하는 이유다.

한편, 해외에서 순정품으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오로지 장애인과 특수차만을 위한 제품으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엄격히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안전띠를 느슨하게, 안전띠 고정 클립

안전띠는 차야겠는데, 그 갑갑함이 싫은 사람을 위한 장치다. 안전띠를 차긴 차니까 경찰 단속도 걱정 없고, 방금 국밥 한 그릇 뚝딱해치운 튀어나온 배도 누르지 않아 일석이조다. 그런데 사고 시 중상 가능성이 5배 뛴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까?

안전띠 고정 클립과 경고음 차단 클립 

안전띠는 사고 시 승객을 시트에 단단히 옭아매는 장치다. 제자리에 강제로 앉혀놔 에어백 등 모든 전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게 돕는다. 그러나 이를 느슨하게 풀면? 안전띠 역할이 거의 없어진다. 실제 지난 2017년 교통안전공단 실험에서 고정 클립을 사용한 후 시속 53km로 고정벽에 충돌한 결과 복합중상 가능성이 정상적으로 안전띠를 찼을 때보다 5배가량 높은 49.7%에 달했다.

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안전띠 고정 클립(운전석)과 경고음 차단 클립(동승석)을 쓴 경우 중상 가능성이 크게 올랐다

안전띠 미착용 경고음을 없애주는 버클 클립은 더 심하다. 느슨하게라도 안전띠를 안 차버리니, 복합중상 가능성이 80.3%로 치솟았다. 여러모로 자동차 안전의 핵심 안전띠는 건들지 않는 게 좋다.

자동차용 놀이방 매트

순도 99.9% 중상 가능성, 놀이방 매트

카시트도 불안한 마당에 놀이방 매트라니? 심각한 안전불감증이 분명하다. 어린아이가 자동차용 놀이방 매트 위에서 놀다가 충돌이 발생하면 결과가 어떨지 불 보듯 빤하기 때문. 재작년 교통안전공단 실험에서 복합중상 가능성 99.9%를 기록했다.

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자동차용 놀이방 매트를 사용하면 중상 가능성이 무려 99.9%로 뛰었다

그런데도 놀이방 매트는 어린이 부모 사이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몇몇 매트는 ‘안전’ 놀이방 매트라고 안전을 강조할 정도. 그러나 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시속 53km 고정벽 충돌 시 머리 중상 가능성 99.9%, 가슴 중상 가능성 93.9%로 그리 빠른 속도가 아님에도 즉사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결과가 나왔다. 조금 갑갑할지라도 주행 중 아이는 뒷자리 카시트에 앉혀놓고 ‘뽀로로’ 틀어주는 게 제격이다.

앞범퍼 옆에 붙은 날개가 카나드윙이다

보행자 위협하는 외부 부착물

과거 보행자를 축구공처럼 차버렸던 캥거루 범퍼는 이제 도로 위에서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보행자 위협하는 외부 부착물은 캥거루 범퍼뿐만이 아니다.

한때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카나드윙. 바람을 이용해 자동차 앞쪽을 눌러 다운포스를 유도하는 장치다. 그런데 경주차를 위한 장치를 공도를 달리는 차들이 쓰는 게 문제다. 보행자와 충돌 시 예리한 칼날처럼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플라스틱 소재를 쓰지만 가끔 철재 날개를 붙인 위협적인 자동차도 있다.

과거 라디에이터 캡 뚜껑으로 시작한 후드 오너먼트. 지금은 사라지는 추세다

보닛 끝 번쩍이는 후드 오너먼트 역시 문제다. 과거 보닛 위 엠블럼은 고급차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지금은 보행자 위험 때문에 사라지는 추세. 그러나 애프터마켓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충격 흡수 장치가 달린 순정과 달리 보닛 위에 간단히 붙이는 방식이 많아 문제가 더 심하다.

애프터마켓에서 파는 와이드 룸미러

네모반듯 와이드 룸미러

룸미러(또는 인사이드 미러)를 키워주는 장치. 신기하게도 하나같이 모서리가 뾰족하다. 조금이라도 더 넓게 보려는 속셈이다. 그러나 보통은 뒷유리를 넘어 기둥 안쪽 내장재만 더 보일 뿐이다.

순정 룸미러는 끝이 동그랗다. 아래 네모나게 튀어나온 버튼을 당기면 각도가 올라가 거울이 어두워진다. 프리즘 반사 방식 덕분이다.

뾰족한 모양에서 엿볼 수 있듯 부딪히면 위험할 수 있다. 순정 룸미러가 모두 둥글둥글한 이유. 더욱이 스프링으로 기존 룸미러를 물고 있기에 충돌 시 분리되어 어디로 튈지도 모른다. 순정 룸미러 눈부심 방지 기능은 당연히 먹통이다. 전자식으로 밝은 빛을 어둡게 줄여주는 ECM 기능은 물론, 프리즘 반사식으로 조금만 들어 올리면 어둡게 보이는 일반 룸미러 기능도 사라진다.

한편, 이 외에도 국기봉, 돌출 휠, 자동차 시트 방석, 추가로 붙인 램프류, 대시보드 크래시 패드 위 장식류 등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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