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대나 팔리는 車 똑같은 키는 없을까?
수백만 대나 팔리는 車는 똑같은 키가 없을까?
자동차 회사들은 베스트셀러 모델을 많게는 수백만 대 이상 생산하는 경우도 있다. 지구상에 똑같은 차가 수백만 대 이상 굴러다닌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자동차 키도 수백만 개의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을까?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어떤 사람이 가진 자동차 키로 당신의 자동차 문을 열 수도 있다.
호주에 사는 조시 빙햄(Josh Bingham)은 얼마 전 직장에서 퇴근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갔다가 자신의 차인 토요타 픽업트럭 힐럭스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아무래도 차량을 찾을 수 없었던 그는 도둑을 맞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후 그의 차량은 엉뚱한 차량 정비소에서 발견됐다. 다른 사람의 힐럭스를 고치기 위해 정비소의 견습생이 키를 받았는데, 주차장에 있던 조시 빙햄의 차량으로 잘못 알고 가져온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호주 시드니의 열쇠공 앤디 윌리엄(Andy William)은 “이런 일은 1000분의 1의 확률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칩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90년대 초반 자동차 모델에서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어느 날 차가 없어졌다면 다른 사람이 당신의 차를 자신의 차라고 착각하고 가져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은 자동차 키가 한 차량에만 맞는 것은 아니다. 만약 내 차가 1995년 이전에 제작됐다면, 누군가 분명히 쌍둥이 열쇠를 가졌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믿기 어렵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토요타 힐럭스가 5000개의 가능한 조합 코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같은 자동차 키를 가진 사람이 5000명 중에 한 명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신형차의 경우 4만 개의 조합 코드가 있다고 했다.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자동차 제조사의 손에 달려있다. 미국의 경우 차량용 잠금 시스템을 만들 때 제조사가 준수해야 하는 연방 표준이 있다. 이에 따르면 키 잠금 시스템은 최소 1000개의 다른 키 조합 또는 1000개 미만을 생산할 경우 연간 제작된 총 차량 대수와 동일한 숫자의 다른 조합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한 차량 형식에서 같은 조합의 발생 빈도는 대략 1000명 당 1명이어야 한다. 따라서 제조사의 자동차 잠금 조합 수준에 따라서 다른 사람과 같은 키를 가지게 될 것인지에 대한 확률이 결정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누군가 다른 사람의 열쇠로 내 차를 운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극히 드문 일이며, 최근엔 트랜스 폰더 칩과 같은 도난 방지 기술이 나왔다. 이 기술은 1995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 기술은 칩들이 열쇠 내부에 들어있어 문을 열었다고 해도, 시동은 다른 열쇠로 걸리지 않게 해준다. 조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