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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30, 작아도 아름다운 고성능 SUV

조회수 2019. 1. 14. 17: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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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X 30. 인피니티의 컴팩트 SUV다. 지난해 연말에 한국 판매를 시작한 인피니티의 새 모델이다.

4,425x1815x1515mm의 크기로 작은 사이즈다. 길이는 짧고 SUV 치고 높이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차폭이 1.8m를 넘는다. 작지만 딱 벌어진 어깨를 가진 셈이다.

QX30을 정면에서 마주 보면, 전혀 작은 차 같지 않다. 당당한 모습에 기가 눌릴 정도다. 인피니티 고유의 더블 아치 그릴에 사람의 눈을 닮은 똘망똘망한 헤드램프가 눈을 맞춘다. 얇은 셔츠 안으로 비치는 근육 같은 옆모습은 섹시하다. 뒤로 낮아지는 쿠페 라인, 초승달처럼 꺾인 C 필러도 옆에서 보게 되는 디자인 포인트. 휠하우스에는 18인치 타이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피니티 레터링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뒷모습은 살짝 처진듯한 눈매의 리어램프, 범퍼 아래의 디퓨저와 듀얼 머플러가 시선을 잡는다. 리어 램프 주변은 마치 엉덩이처럼 입체감을 살리고 있다.

흐트러지지 않는 당당한 모습, 꽉 찬 비례, 디테일까지 섬세한 디자인을 보면, 역시 인피니티임을 인정하게 된다. 인피니티는 아름다운 고성능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아름답지 않다면, 인피니티라 할 수 없다. 작지만 기죽지 않고 당당하고 멋진 디자인을 완성한 QX30이다.

인테리어는 벤츠를 따라 하느라 인피니티의 맛을 잃어버렸다. 부품공유의 탓이 크다. 계기판, 스티어링, 엔진 스타트 버튼을 비롯한 각종 조작 버튼들이 벤츠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운전하다 보면, 벤츠인지 인피니티인지 헛갈린다.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고급감을 유지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센터페시아에는 내비게이션 모니터를 매립형으로 배치했다. 바람직한 모습이다. 대시보드는 가죽을 덧대 투톤으로 처리했다. 고급스럽고 환해서 좋다.

작은 크기지만 뒷좌석은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을 남겨뒀다. 172cm의 기자가 앉았을 때 머리 윗 공간은 손바닥이 드나들 정도가 남는다. 압박감이 있는 편. 쿠페 라인을 만드느라 지붕이 뒤로 갈수록 낮아진 탓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의외로 차가 높다는 느낌이 없다. 마치 세단을 운전하는 듯, 시트 포지션이 낮은 느낌이다. SUV지만 세단의 느낌으로 운전하게 된다.

무게감 있는 핸들이다. 적당한 반발력을 보이는 스티어링 휠은 2.8회전 한다. 그 아래 패들 시프트가 있다. 손에 쏙 들어오는 변속 레버는 질감도 좋다. 고급스럽다.

디자인과 더불어 인피니티가 포기하지 않는 건 성능이다. 2.0 가솔린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려 211마력의 힘을 만들어 낸다. 최대토크 35.7kgm는 1,200~4,000rpm 구간에서 고르게 터진다. 벤츠 GLA 250 4매틱과 같다. 파워트레인을 함께 쓰는 것. 공차중량 1,610kg으로 마력당 무게비는 7.6kg이 된다. 컴팩트 SUV치고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조건이다.

QX30에는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이 적용됐다. 차간거리를 조절하며 정해진 속도 이내에서 움직인다. 차선이탈 경고 장치는 있지만, 경고만 할 뿐 조향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주행보조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최고급 수준의 정숙감은 아니다. 적당한 수준의 소음과 함께 달린다. 움직이는 속도에 맞춰 소음도 변하는 것. 낮은 속도에선, 노면 소음이 자잘하게 들리다가 속도가 높아지면 엔진 소리와 바람소리가 파고들고 극한적인 속도에선 바람소리가 더 커진다.

시속 100km에서 1,600rpm을 마크하고 수동변속을 하면 같은 속도에서 3단 5,400rpm까지 커버한다. 1,600~5,400rpm 구간에서 운전자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겠다.

수동변속을 할 때면 계기판을 통해 변속 안내를 해준다. rpm이 너무 낮거나 높으면 변속을 하라고 안내를 하는 것. 이를 활용하면 부드럽고 효과적인 수동변속을 이어갈 수 있다.

가속페달의 킥다운 버튼을 누르면 강한 가속이 일어난다. 거침없는 가속은 빠르게 극한적인 속도까지 끌어 올린다. ‘아름다운 고성능 인피니티’의 막둥이답게 잘 달린다. 거침없이 돌진하는 당돌함이 영락없는 인피니티다.

전륜 기반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뒤로 최대 50%까지 구동력을 보낸다. 사륜구동 시스템과 단단한 서스펜션, 그리고 235/50R18 타이어가 작은 차체의 흔들림을 적절히 보완한다. 특히 이들 3박자의 조화가 고속에서 체감속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코너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차체의 높이 탓에 차가 기우는 느낌은 있지만 물렁거리지 않는다. 서스펜션과 타이어가 기우는 차체를 잘 지탱하며 여유 있게 코너를 마무리한다.

정신없이 달리다 멈출 때, 엔진 시동이 함께 꺼진다. 갑자기 고요함이 실내를 뒤덮는다. 엔진 스톱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도 시동은 켜지지 않는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부드럽게 재시동이 걸린다. 1m나 움직였을까. 다시 멈추는데, 시동도 다시 꺼진다.

10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입체감 있는 소리를 고급스럽게 들려준다. 자잘한 소음들이 거슬릴 때, 적당히 소리를 키워 음악을 들으면 딱 좋다. 보스 오디오 사운드가 실내를 꽉 채운다.

공인 복합연비는 10.4km/L다. 파주에서 서울까지 약 55km를 달리면서 경제운전을 통해 체크해본 연비는 15.2km/L였다. 고성능 SUV지만 작정하고 경제운전을 하면 제법 높은 수준의 연비를 만날 수 있다. 연비는 운전자 하기 나름이다.

QX30은 두 종류 트림이 있다. 시승차는 프로어시스트로 4,810만 원. 기본형은 에센셜 트림으로 4,360만 원이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쓰는 벤츠 GLA 250 4매틱은 5,350만 원이다. 조금 더 주고 벤츠를 살 것인가, 조금 싸게 인피니티를 살 것인가. 소비자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 이 밖에 푸조 3008, 볼보 XC40 등이 경쟁 차종으로 꼽을 수 있겠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벤츠와 부품공유는 과하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운전석에서 만나는 부품들이 상당수 벤츠의 것들이다. 벤츠인지 인피니티인지 모를 정도다. 부품공유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흔들어버리면 곤란하다. 적어도 운전석 주변, 눈에 잘 띄는 부분에서는 브랜드 컬러를 강조하는 게 낫지 않을까.
빈약한 옵션도 문제다. 프리미엄 브랜드인데, 차선유지 조향 보조 시스템 정도는 옵션으로라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격과 상품 구성 사이에서 고심했을 인피니티의 고민이 느껴지는, 안타까운 대목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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