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탄탄한 기본기 BMW X3 30d ..턱없이 부족 편의장치

조회수 2018. 12. 18. 10:0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2018 BMW X3 xDrive30d M Sports Package

BMW X3는 럭셔리 패밀리 SUV로 주가를 높인 모델이다. X5, 6에 비해 조금 체구가 작아 주차하기 편리하다. 여기에 BMW 특유의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모토로 개발돼 스포티한 움직임을 자랑한다. SUV지만 차별화된 주행성능을 강조한 차량이다. 2003년 첫 등장한 이래 세계 시장에서 160만 대 가까이 팔리며 월드 베스트셀러 SUV가 됐다.

3시리즈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투싼 크기의 준중형 SUV지만 X1이라는 전륜구동 베이스의 동생이 나오면서 몸집을 점점 키웠다. 이번 3세대에 와서는 중형 SUV급으로 올라설 정도로 커졌다. 이전 세대 X3보다 모든 부분에서 살이 찌면서 심지어 수치상으로 현대 싼타페DM보다 더 크다. 한 눈에 봐도 체급이 올라갔음을 느낄 수 있다.

​2018 BMW X3 외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일명 ‘앞트임’ 헤드라이트다. 다소 경직되고 어색해 보였던 전작(F25 페이스리프트)보다는 훨씬 순해졌다. 원형 안개등을 버린 것도 한 몫 했다. 시승차는 M 스포츠 패키지가 더해져 한층 진중하고 강인한 인상을 선보인다. 풀 LED 헤드램프는 상시 점등되는 반사식 코너링 램프가 더해졌다. 헤드램프가 닿는 범위를 180도 가깝게 늘린다. 어두운 골목이 많은 주택가를 주행할 때 유용하다. 더욱 커진 키드니 라디에이터 그릴은 손이 쑥 들어갈 정도로 살 간격이 넓다. 주차해 놓으면 참새가 들어갈 수도 있겠다.

볼륨감이 상당해진 측면은 이전 세대 X5를 연상시킨다. 휠 하우스에 각을 넣어 본격적인 SUV 느낌을 냈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알루미늄 휠은 20인치라는 대형 사이즈지만 거대한 휠 하우스 덕에 다소 작아보인다. 신발은 피렐리 ‘P Zero’ 타이어를 신겼다. 후면부는 입체감이 느껴지는 풀 LED 리어램프가 멋스럽다.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됐음에도 하위트림과 큰 차이 없이 밋밋한 범퍼 디자인은 아쉬운 요소다.

실내로 들어서기 위해 육중한 디스플레이 키를 꺼낸다. BMW의 디스플레이 키는 멋지고 혁신적이지만 쓸 때마다 버벅(?)이는 터치감이 상당히 거슬린다. 독일제 스마트 폰이 왜 없는지 이해가 간다고 할까. 잠금을 해제하자 바닥을 비추는 카펫 형태의 웰컴라이트가 근사함을 더한다. 사소하지만 프리미엄 차량임을 느끼게 하는 디테일이다.

​2018 BMW X3 실내

실내는 BMW 특유의 수평식 레이아웃과 다크 브라운 톤의 가죽이 어울린다. 도시적이고 차분하다. 검은색 하이그로시와 알루미늄 장식이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실내를 감싸는 엠비언트 조명으로 상쇄시켰다.

착좌감은 의외로 부드럽다. 승차감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SUV 특성상 시트만큼은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덕분에 지지력은 뛰어나지 않다고 할까.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수동식 익스텐션이 제공돼 허벅지 받침을 연장할 수 있다. 열선 및 통풍시트를 지원한다.

M라인업에 두루 쓰이는 3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이다. 엄지가 닿는 부위를 두껍게 마감해 그립감이 뛰어나다.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 패들시프트와 한국인이 사랑하는 열선 스티어링 휠도 마련했다.

​BMW X3의 풀 LCD 계기판
​최신차량에 걸맞는 편의장비가 눈길을 끈다

계기판 최신 모델답게 풀 LCD다. 그래픽이 뛰어나지만 다양한 정보가 표시되는 타사 차량과는 다르게 오로지 주행에 관한 정보만 제공된다. 차량제어와 관련된 모든 정보는 ‘i-Drive’로 통합됐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를 통해 조작이 가능하다.

플로팅 타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질이 선명하다.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까지 더해져 주행중 만족감을 더한다. 국내 업체에서 지도데이터를 제공받는 순정 내비게이션과 i-Drive는 발 빠르게 터치스크린까지 지원해 아주 쓸만해졌다. 이와 연동되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역시 그래픽과 시인성이 상당히 뛰어나다. 진입로 안내, 음악재생 등이 표시돼 주행에 큰 도움이 된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도 뛰어난 화질을 보여준다. 레이싱 게임처럼 3인칭으로 표현되는 3D 모드는 비좁은 곳을 벗어날 때 유용했다. 이 부분은 독일 3사 중에 단연 최고다. BMW가 한국화에 가장 열심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손동작을 인식하는 제스처 컨트롤은 여전히 음악재생 시에만 유용하다. 꽤 많은 곳에서 사용할 수 있게 가이드가 표시되는데 특정동작의 인식률이 매우 떨어진다. 모든 BMW 차량이 마찬가지인 것을 보면 제스처 컨트롤 소프트웨어 자체의 문제인 것 같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도 지원한다. 센터페시아 하단 수납함에 컵홀더와 함께 마련됐다. 디스플레이 키가 무선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키를 충전할 수도 있다.

​늘어난 차체 크기 덕에 실내 거주성이 좋아졌다

늘어난 차체 크기 덕에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범위가 크진 않지만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수동식 커튼, 뒷좌석 열선과 함께 호화 옵션인 후석 독립식 공조장치까지 마련했다. 2열 승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2열 승객의 머리 위 까지 펼쳐지는 압도적인 크기의 파노라마 썬루프도 장점이다.

트렁크 공간도 역시나 넉넉해졌다. 기본 550L로 2열을 접어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4:2:4 분할 폴딩을 지원해 가운데 좌석을 접을 경우 스키 쓰루 역할을 겸해 활용도가 높다. 트렁크 하단에도 꽤나 넓은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BMW X3의 3.0L 직렬 6기통 터보 디젤 엔진

시동을 켜고 주행에 나섰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안전벨트를 살짝 조여 안정감을 더해준다.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4기통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가솔린 못지않은 부드러운 회전질감을 선보인다. 예전 BMW의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의 '실키 식스'를 연상케 할 정도다. 요소수 주입(SCR)방식으로 530d와 730d에 올라가는 그 유명한 엔진이다. BMW는 트윈스크롤 터보에 '트윈파워' 터보라는, 트윈 터보와 다분히 헷갈리는 묘한 이름을 붙인다. 20인치의 거대한 휠이 서스펜션과 조화를 이뤄 승차감은 생각보다 부드럽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꿨다. 63.2kg.m의 넉넉한 토크가 쏟아지면서 경쾌하게 튀어나간다.엔진의 반응이 격해질 뿐 서스펜션 세팅의 변화는 체감이 크지 않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주행 성격을 그대로 이어나갔다. 최근의 BMW 신차의 특성이 그러하듯 극한의 달리기 성능 이외에 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편안함이라는 대중성과 타협한 결과물로 보인다. 달리기에 환장하는 마니아들은 실망하겠지만 독일차에 로망을 가지고 BMW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은 환영할만한 세팅이다. 과격함은 덜어냈지만 안정감으로 채웠다. 악셀을 꾹꾹 밟아주면 SAV(Sport Activity Vehicle)라고 주장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무작정 달리기에 치중한 과거와는 달리 승차감까지 챙긴다

다만 최근에 출시된 차량임에도 주행보조장치가 빠진 건 큰 단점이다. 돈 더 주고 달 수도 없다. 모니터 속에는 버젓이 주행보조장치에 관한 가이드가 표시돼 있는 점이 황당하다. 심지어 크루즈 컨트롤은 차간거리 조절도 안된다. 8000만원을 가볍게 넘기는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옵션 구성이다. 

이틀간 동부간선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220km 가량 주행해 기록한 평균 연비는 11.7km/L로 복합연비를 소폭 웃돌았다. 동부간선도로를 경유한 시점이 출퇴근 시간대임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치다.

​고난의 시간이 당분간 이어질 듯

이전 세대에 비해 확 커진 차체와 안락한 주행성능은 강점이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듬성듬성 빠진 옵션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강력한 경쟁자인 벤츠 GLC와 볼보 XC60가 높은 수준의 주행보조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X3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국내 판매 차량만 빠졌을 뿐 해외에서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추후 연식변경을 통해 적용되길 기대해본다.

“이거 BMW죠? 이 차는 불 안나요?” 촬영 삼매경인 기자에게 공원관리인 아주머니가 건넨 말이다. 요즘 BMW 디젤 화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BMW는 올해 불거진 화재사건 때문에 지금도 어깨를 못 펴고 있다. 월 5000대 판매에서 2500여대 수준까지 급락했다. 발빠른 대처로 화재위험은 개선했지만 이미 돌아서버린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적어도 지금 팔고 있는 BMW 디젤 모델은 화재와 거리가 먼, 제대로 수정한 정상 차량이다. BMW 시승기를 쓰면서 '정상'이라는 표현을 쓸 날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 

한줄평

장점: X5 부럽지 않은 넓은 실내 거주성, 달리기 성능에 더해진 편안한 승차감 

단점: 경쟁차에 비해 부족하기 그지 없는 주행보조장치 . 

제갈원 에디터 won.jegal@carguy.kr


Copyright © 카가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