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옅어진 존재감 회복 노리는..현대차 투싼 페이스리프트

조회수 2018. 8. 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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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투싼 페이스리프트

[고양=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세 명의 형제가 있다면, 둘째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자식 사랑을 차등화 할 수 없지만, 든든한 장남,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막내 사이에 끼었다면,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투싼이 그렇다. 물론 판매량이 적지는 않다. 다만, 코나가 나오고, 신형 싼타페가 나오면서 존재감은 다소 옅어졌다.

SUV의 시대, 새로워진 투싼 페이스리프트 2.0 디젤 모델을 일산에서 송추를 왕복하는 80여km에서 시승했다.

■ 디테일해진 디자인, 풍부한 사양

이름 대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변화의 폭은 적지만, 차이를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현대차, 신형 투싼

가장 눈길을 끄는 건 LED 헤드램프다. 기존 투싼 또한 상위 트림에 LED 헤드램프를 채용한 바 있지만, 프로젝션 방식이었던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는 이전 세대의 투싼 기본형 모델 또한 프로젝션을 적용한 것과 연관이 없지 않다. 비싼 돈을 주고 옵션을 추가했는데, 전구가 두 발이냐, 한 발이냐의 차이였을 뿐, 이 램프가 LED라는 걸 드러낼 수 없는, ‘보여지는’ 부분의 한계였다.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LED 헤드램프 형상은 반갑다. 보다 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탓에 최근의 현대차 SUV의 디자인 기조와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페이스리프트 모델 특성 상, 측면, 보닛 등 전반적인 차량의 형상엔 차이가 없다. 후면부 또한 구형 투싼과 대조하지 않는다면, 차이를 찾기는 어려울 수 있겠다.

테일램프는 기존보다는 슬림한 형태로, 일자형 형상을 갖췄다. 여기에 트렁크 주변의 라인, 범퍼의 형상 등을 다듬는 데에서 그쳤다. 기존의 투싼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보다 디테일해진 모습이다.

실내 또한 기존의 투싼과 유사한 기조를 보이지만, 플로팅 타입의 디스플레이와 인조가죽이 덧대진 대시보드 디자인은 전혀 다른 느낌의 인상을 준다.

현대차, 신형 투싼

버튼의 배치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는 탓에 조작은 편리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는 버튼류는 디스플레이 주변에, 에어컨 등의 장치를 조정하는 다이얼과 버튼은 이보다 아래에 모여있다. 직관적인 구성 탓에 무슨 버튼이 어디 있는지 헤매는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1열 탑승자가 편안한 시트포지션을 취하더라도, 2열엔 키 181cm의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을 영위한다. 담배갑을 세로로 세웠을 때 1.5개 정도의 레그룸 정도면 충분할 듯 싶다.

사양은 기존의 트렌드와 맞는 구성들로 업데이트됐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선 유지 보조, 부주의 운전 경고 시스템이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됐고, 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교차충돌 경고 시스템도 적용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변화 폭 또한 크다. 카카오의 인공지능이 결합된 음성인식 기능은 물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고,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와 연동된 홈투카 서비스도 추가됐다. 이를 통해 음성명령 만으로 차량의 원격시동, 실내온도 조절, 도어락 해제 등이 가능하다.

■ 높아진 정숙성, 안정적인 주행 감각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파워트레인의 변화 폭 또한 크다.

현대차, 투싼 페이스리프트

기존의 2.0리터 디젤엔진은 기존의 6단 자동변속기가 아닌,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되며, 1.7리터 디젤엔진 대신 스마트스트림 D 1.6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은 기존과 동일한 수준이다.

시승 차량은 8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 ‘HTRAC'이 적용된 2.0리터 디젤. 기존 모델 대비 정숙성이 높아진 게 가장 먼저 체감된다. R 엔진 특유의 깔깔거리는 소음이 많이 억제된 느낌.

디젤차 라는 게 티가 나는 특유의 회전 질감은 불만 이었던 게 사실이었지만, 신형 투싼은 이와 같은 ‘소음’을 ‘사운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드러난다.

실용 영역인 2000rpm을 넘어 가속 구간에서의 소리를 듣는 것도 제법 나쁘진 않다. 4기통 디젤엔진의 그것을 연상케 하기엔 제법 억제되고 균형잡힌 모습이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대비 조금 더 묵직해진 감각. 다만 변속기의 세팅이 다소 아쉽다. 싼타페에서 경험한 8단 자동변속기 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세팅인 탓이다. 달리는 걸 즐기는 운전자에 따라선, 다소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도로 상황에 따라 동력을 배분하는 사륜구동 시스템 ‘HTRAC' 덕분일까, 체감할 수 있을 수준은 아니지만, 도로를 꽉 움켜쥐는 특유의 움직임도 안정감을 더한다.

현대차, 투싼 페이스리프트

정속 주행 상황에서는 연료 효율을 위해 전륜에 동력을 집중하는 것과 달리, 스포츠 모드 상황에선 일부 동력을 상시 후륜으로 전달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언제든 튀어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SUV라는 태생적 한계 탓에, 일정 수준의 롤링은 있지만, 촐랑대거나 맘에 안들 정도로 출렁이진 않는다. 조금 차고가 높은 해치백을 탄다는 느낌 정도랄까.

급커브 구간이 반복되는 와인딩 로드에서도 자세를 잃지 않는 모습이다. 일정 부분 차체의 쏠림은 허용되지만, 그 이상으로 과하게 나가거나 흐트러지지는 않는다.

■ 투싼 페이스리프트의 시장 경쟁력은...

수입차 시장에선 이 세그먼트가 유독 인기가 높다. 폭스바겐 티구안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국산차로 눈을 돌리자니 애매하다. 이런 저런 옵션을 더하다 보면 싼타페가 아른거린다. 할부로 구매한다면, 월 납입금 차이는 그리 크지도 않다.

현대차, 투싼 페이스리프트

어쩌면 차급으로 따지며 ‘애매하다’고 평가하는 건 의미가 없을지 모르겠다. 시장의 높은 초기 반응이 이와는 반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에 판매가 시작된 투싼은 지난 17일까지 총 3856대가 계약됐다. 영업일수로 따진다면, 단 9일 만이거니와, 지난 달 투싼의 판매량 보다도 높다.

주목도가 제법 떨어진 세그먼트지만, 신형 투싼이 국산 콤팩트 SUV의 부흥을 다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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