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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다운 완성도, 현대 팰리세이드

조회수 2018. 12. 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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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팰리세이드는 오래간만에 현대차에서 내놓은 플래그십 SUV이다. 새롭게 등장한 SUV로 인해 시장은 난리가 났다. 아마 현대차 사상 가장 핫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 넉넉한 크기의 차체, 많은 편의장비는 기존 대형 SUV의 수요를 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가 경기도 용인시 M&C 웍스 스튜디오에서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했다. 이미 지난 11월 29일,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되었기 때문에 익숙한 모습이었다. 현대차는 11월 29일부터 출시 전날인 12월 10일까지 사전계약을 접수 받았다. 그 반응은 정말 대단하다. 29일 첫날에만 3,468대가 예약됐고, 출시 전날까지 총 20,506대가 계약됐다. 이정도 수치라면 한해 4만대 가량 판매하는 것은 문제도 아닐 것 같다. 참고로 기아 모하비가 연간 1만 5천대, 쌍용 G4 렉스턴이 2만대 가량 팔렸다.

 

팰리세이드 인기는 가격 탓?

가격은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익스클루시브 3,475만원, 프레스티지 4,030만원이라는 낮은 가격에서 시작한다. 일반 중형 세단과 비슷한 가격이면서도, 실내 크기는 더 크다. 싼타페 2.2 디젤 4WD 인스퍼레이션 7인승(4,295만원)보다 싼 가격이다. 팰리세이드에 풀옵션으로 넣었을 때 추가되는 가격은 익스클루시브가 829만원, 프레스티지는 727만원이다. 플래그십 차량임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접근 가능한 가격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반면 싼타페의 판매량은 반대급부로 감소할 것이라 생각된다.

팰리세이드가 전작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맥스크루즈, 기아 모하비의 경우 수요가 꽤 있었지만 연식 변경으로 기존과 차이 없는 디자인이 판매량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시선들이 있다. 그러나, 수입차를 구입할 때 디자인을 꽤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반면, 국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격, 연비, 효율성 등을 우선시 했다. 국산차 디자인은 거기서 거기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외국인 디자이너, 개발자를 영입하면서, 사람들이 현대차의 디자인에도 기대하기 시작했다. 피터 슈라이어, 알버트 비어만, 루크 동커볼케 등 해외에서 활약하던 인재들의 영입으로 현대차는 확실히 달라졌다. 훨씬 미래지향적이고,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디자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현대는 디자인 철학을 ‘패밀리 룩’이 아닌, ‘현대 룩’이라 불러주길 원한다면서 앞으로의 디자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 변화점에 팰리세이드가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대형 SUV에서 보여줘 왔던 현대차 답지 않은(?) 멋진 디자인은 이제 국산차도 디자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장의 모습이라고 할수 있겠다.

 

SUV 특유의 강인한 얼굴

플래그십 SUV 답게, 팰리세이드의 전면부 디자인은 강하고 큼직큼직한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캐스캐이팅 그릴은 대형 SUV 답게 시선을 끌어당긴다. 작은 ㅡ 자형 조각들이 점점 배치되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최근 메르세데스-AMG 에 쓰이는 다이아몬드 그릴과 닮았다. 현대 앰블럼은 그릴 크기에 맞춰 크기를 키웠다. 디자인 적으로는 잘 어울리지만, 한편으로는 앰블럼이 너무 크다는 의견도 있다.

전조등은 상하 분리형 디자인에 세로형으로 배치했다. SUV 특유의 강한 느낌에 더해, 차량 크기만큼 강조하는 느낌도 있다. 작은 차에는 어울리지 않을 배치다. 세로형으로 길게 되어있는 주간주행등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다. LA오토쇼에 소개되었던 북미형과는 디자인이 조금 다르다. 세로 주간주행등 중간에 램프가 더 삽입되어 이어지는 느낌이 강해졌고, 수직형 램프는 추가되어 3개가 되었다. 전조등을 켜면 3개 중에서 위쪽 두 개의 램프가 켜진다.

보닛은 전조등과 캐스캐이딩 그릴에서부터 시작해 입체적인 디자인이다. 주행보조용 레이더는 현대 앰블럼 대신 번호판 아래에 자리잡았다. 범퍼 하단부에는 ㄱ자형 플랩이 적용되었다. 요즘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되는 공기역학적 구조물이다. 이 플랩은 고속주행시 와류를 형성해, 복잡한 하부 구조를 지나지 않고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경계층을 만든다.

 

20인치 휠이 잘 어울리는 측면부

측면부는 위쪽 전조등 눈머리부터 시작된 선이 캐릭터 라인이 되어 후미등까지 이어진다. 앞뒤 휀더는 볼록하게 처리되어 부피감을 준다. 아래쪽 캐릭터 라인은 1열 도어에서 시작해 뒤쪽 휀더 라인을 타고 범퍼까지 차체 모양과 똑같이 이어진다. 휀더에는 플라스틱을 적용해 SUV의 거친 디자인을 강조했다.

재미있는 것은 창문 주변의 크롬 라인이다. A필러 아래쪽부터 시작해 아래쪽 장식은 2열 창문에서 끝나고, 위쪽 장식은 창문을 따라 쭉 이어지다가 C필러를 따라서 아래로 뚝 떨어진다. C필러 뒤쪽으로는 검은색으로 처리되어 마치 필러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디자인했다. 팰리세이드 디자인을 본 사람들이 ‘팰리세이드 픽업이 나오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3열을 없애고 뒤쪽을 툭 잘라내면 화물 적재함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포일러는 지붕과 이어진 듯 하게 디자인되어 트렁크라인이 된다. 기아 K3 GT에서 보여줬던 그 디자인이다. 차량 지붕에는 거치를 위한 일체형 루프랙이 있다.

 

넓어보이게 디자인 된 후면부

세로형 후미등이 적용된 후면부는 차체를 더욱 넓어보이게 한다. 이 후진등은 측면에서부터 시작되어 캐릭터 라인 위로 시작한다.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구조라서 중저가형 차량에는 잘 적용되지 않는 디자인이다. 후미등 안쪽으로 들어간 크롬장식은 사다리꼴 모양으로 후미등을 꾸며준다. 차폭등 아래 위치한 방향지시등 역시 사다리꼴 모양 디자인 기조를 유지한다. 스포일러에는 제동보조등이 장착됐다. 역시나 트렁크 중간에는 현대 앰블럼이 있는데 차체 비율에선 인상적이지만 거의 번호판 두께만한 엠블럼이라는 점에서는 부담되기도 한다. 현대차가 외관에 앰블럼을 강조한 이유는 팰리세이드가 플래그십 이기 때문이다.

범퍼 양쪽 끝에는 후진등이 장착됐다. 차량 우측 하단부에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된 듀얼 머플러팁이 나와있다. 범퍼의 하단 커버 디자인이 중앙부에도, 양측에도 배기구를 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추후 팰리세이드 N 모델(?)이 나온다면 중앙부로 머플러를 내려고 한걸까? 균형미는 나쁘지 않다.

 

가솔린 3.8 직분사 엣킨슨 사이클 엔진과 R 2.2 디젤엔진

팰리세이드에 장착되는 엔진은 람다II 3.8리터 엣킨슨 사이클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엊는다. 최고출력 295마력(6,000RPM), 최대토크 36.2kgf.m(5,200RPM)를 발휘한다. 시승차의 엔진은 추가 옵션으로 장착하는 R 2.2 e-VGT 디젤엔진이다. 8단 변속기와 맞물려 앞바퀴를 굴리며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f.m를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7인승 앞바퀴 굴림 기준 18인치가 12.6km/l를 발휘한다. 차량 크기를 감안한다면 2톤에 가까운 차량 치고 무척 높은 연비를 낸다. ‘차급에 비해 배기량이 너무 적지 않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실제로 주행해보면 높은 토크로 꽤나 경쾌한 몸놀림을 보인다.


R 2.2 e-VGT엔진은 요소수를 활용한 선택적 환원 촉매 저감장치(SCR) 시스템이 적용되어 강화된 유로6 기준을 만족한다. 요소수는 주유구 옆에 자리잡았다. 주유구 커버는 올 뉴 투싼에 적용된 것처럼 눌러서 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파워트레인은 8단 자동변속기에 옵션으로 험로 주행 모드(Multi Terrain Control)기능이 추가된 상시 사륜(AWD) HTRAC이 추가되었다. 주행모드(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마트)에 따라 후륜으로 구동력 배분을 달리 한다. 개별 좌/우 브레이크를 활용해 가상 LSD 역할도 수행한다. HTRAC은 노면에 따라 자동으로 구동력을 뒷바퀴로 배분할 뿐 만 아니라 좌 우의 구동력도 제어 가능하다. ESC, TCU, ECU가 모두 연계되어 제어되는 점이 기존 HTRAC과 달라진 점이라 할 수 있다.

험로 주행 모드는 스노우, 머드, 샌드 세 가지이다. 스노우로 설정하면 타이어가 헛돌지 않도록 제어하며, 샌드는 토크를 억제하여 모래 위에서 주행하는 데 적합하도록 한다. 머드는 진흙길에서도 안정적으로 접지가 가능하도록 한다. 실제로 험로 주행체험을 통해 험로 주행 모드를 테스트 해봤다. 지형 선택을 샌드로 바꾸고 스티어링 휠을 꺾은 채 주행하자, 뒷바퀴가 구동되면서 살짝 살짝 엉덩이가 움직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앞바퀴만 구동된다면 접지력이 부족한 엉덩이는 그저 매달려 올 뿐이라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공간을 강조한 현대차, 플래그십 다운 실내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발표를 하면서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바로 ‘공간’이다. 프레젠테이션에서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이광국 부사장은 ‘우리가 1년에 18,000시간 이상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하면서, 그 공간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그중 가장 이슈가 되었던 부분은 2열과 3열일 것이다. 트렁크에서 원터치로 접히고 펴지는 전자동 시트는 큰 짐을 실어야 할 때 무척 편리한 부분이다. 또 3열로 들어가기 위해 시트 하부 또는 상부의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접히면서 앞으로 움직이는 부분은 3열 승객의 승하차를 위해 배려한 부분이다. 여기에 2, 3열 스피커를 꺼서 수면을 돕는 ‘후석 취침모드’, 2, 3열 승객과 대화를 쉽게 하기 위한 ‘후석 대화모드’도 적용되어 편리함을 더했다.

7인승 전용이지만, 2열에 통풍시트가 적용된 점도 포인트다. 1열 좌우 공조기 제어를 떠나, 후열에서도 독립적으로 공조기를 사용하는 3존 공조기는 상당히 고급스럽고 편하게 되어있다. 여기에 천장 송풍구는 직접 바람을 보내는 것 외에도 원형 테두리 주변으로 확산시켜 직접풍을 싫어하는 사람도 배려했다. 엔진 소음을 억제하기 위해 반대 위상의 파형을 내보내 소음을 줄이는 액티브 노이즈 콘트롤도 적용되었다. 1열 도어에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이중유리가 장착됐다. 기아 더 K9에 적용된 내비게이션 연동 내기전환 시스템도 적용됐다. 터널에 접근하면 선루프와 모든 창문을 닫고 내기모드로 자동 전환한다.

실내는 나무와 비슷해보이는 소재로 장식해 고급감을 높였으며, 그 외에 부분은 인조가죽으로 감쌌다. 나머지 트림 부분은 부드러운 천으로 마감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계기판과 연결되어있지만, 대시보드와는 분리되어 전체적으로 낮아보이게 디자인됐다. 시야는 넓고 시원하다. 변속기는 버튼식 변속기로, 코나 일렉트릭, 넥소에 적용된 디자인이다. 덕분에 브릿지 형태의 센터콘솔을 디자인 해, 아래쪽은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변속레버 옆으로는 주행모드, 험지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다이얼이 있다. 험지주행모드로 바꾸려면 중앙의 버튼을 눌러 스노우, 머드, 샌드 중에서 다이얼을 돌려 선택하면 된다. 복귀할때는 다시 중앙버튼을 눌러 일반 주행모드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는 주행보조 관련 설정을 하는 스티어링 휠 좌측 하단에 있다. 반면 오토 홀드는 변속레버 근처에 있다. 오토홀드를 사용할 경우, EPB를 사용할 경우가 적으므로, 빈도면에서 낮은 버튼을 따로 옮긴 것이 무척 영리한 배치라고 본다.

 

가족이 탈 2열, 3열의 공간

7인승 팰리세이드의 2열 시트는 1열보다 살짝 좁다. 하지만 통풍시트나 리클라이닝 기능 등 들어갈 것은 다 들어가있다. 리클라이닝 각도는 예술이다. 딱 기대서 자기 좋은 각도로 넘어간다. 헤드레스트는 중앙부가 부드럽게 되어있어 푹 들어간다. 머리를 딱 받쳐주다보니, 금방 스르르 잠이 들어버린다.

3열은 헤드룸이 충분하다. 평소처럼 허리를 바로 세운 채로 엉덩이를 붙여도 손가락 3개가 들어갈 만큼 충분한 공간이 나온다. ‘성인이 타도 충분한 헤드룸’이란 명제는 합격이다. 그러나 레그룸은 불만이다. 2열을 살짝 앞으로 밀면 앞뒤 공간은 충분히 나오지만, 시트의 높이가 바닥으로부터 상당히 낮다. 성인이 오래 타고 가기엔 2열에 비해 불편하다. 한 시간, 또는 두 시간 정도 타고 가는 것이 한계로 생각된다. 리클라이닝은 전동식으로만 가능한데, 모터의 토크가 성인이 기댄 상태로 조정할 정도는 아니다. 딱 접었다 펴거나 미취학 아동 정도가 기댄 상태로 조정할 수 있는 한계치로 생각된다. 2열에 비해 각도가 적게 조절되어 기대서 잠들 정도까지는 아니다. 안전밸트는 3개 모두 삼점식 밸트다.

 

차체 크기에 비해 주행감 뛰어나

시승한 팰리세이드는 2.2 디젤 AWD 모델로, 공차중량은 2,020kg이다. 차체 크기(전장, 전폭, 전고 4,980x1,975x1,750)에 비하면 무척 가벼운 편이다. 휠베이스는 2,900mm로 그렌저(2,845mm)보다 조금 더 길다. 차체가 크기 때문에 움직임이 둔하고 높은 전고로 휘청거릴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의외였다. 팰리세이드의 시야가 높아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주행감은 중형 세단보다 오히려 편했고, 움직임도 이게 대형 SUV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잘 움직였다. 높은 토크의 디젤엔진 덕분에 차가 무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신호등 앞에서 강하게 제동하자 브레이크 반응도 즉각적이다. 차량 무게를 생각한다면 꽤나 준수한 제동력이었다. 그러나 고속주행에서 잦은 브레이크사용은 피로감을 보였다. 아무래도 무게가 있다보니, 순정패드와 디스크는 부족한 감이 있는 것 같다. 분진을 감안한다면, 튜익스 브레이크 튜닝을 하는 것이 훨씬 꾸준한 제동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스티어링 휠이 무척 무거워진다. 엔진은 회전수를 적극 사용하여 가속해나간다. 8단 변속기와 맞물린 파워트레인은 가속충격이 거의 없고, 쭉쭉 차를 밀어낸다. 차고가 높아 속도감이 떨어진다. 주행모드 스포츠 사용시에는 속도계를 예의 주시해야겠다.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꾸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가벼운 스티어링 휠로 돌아온다.

하체 세팅은 놀라울 따름이다. 2톤에 달하는 무거운 차로 코너를 돌아나가는데도 롤링이 무척 적다. 고속 주행에서 급 차선변경을 해도 서스펜션이 버티는 느낌은 꽤나 훌륭하다. 올 뉴 투싼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현대차의 서스펜션 세팅은 완성도가 무척 높아졌다. 반면 승차감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다. 투싼만큼의 단단한 댐핑 세팅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통 하면서 넘어오는 충격이 전달된다.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그다지 길게 설정된 것 같지는 않다. 이 차는 어디까지나 도로 위주로 달리면서, 다른 다양한 노면에서도 달리게 고안된 차량이라는 것이다. 오프로드 체험을 할 때 느낀 점으로는 스트로크가 세단에 비하면 여유있긴 하지만, 정통 SUV들처럼 그렇게 긴 스트로크는 아니라는 뜻이다. 차고도 그렇게 높지 않다보니, 험지 돌파 능력은 조금 아쉬울 것 같다.

댐핑 세팅은 고속에서 유리한 면이 있지만, 방지턱을 넘을적에 예전의 그 물렁한 SUV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불편해 할 수도 있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딱딱하고 물렁하고의 사이에서 절묘하게 세팅을 잡았다고 본다. 한편으론 북미에서 이 서스펜션 세팅 그대로 판매할 지는 미지수다. 미국차 기준에선 조금 단단한 편이 아닐까? 독일차 기준으로는 좀 물렁하다.

 

운전자를 돕는 편의사항

팰리세이드에는 현대차 최초의 순정 원격시동이 적용되었다. 스마트키의 버튼만 누르면 블루링크를 거치지 않고도 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척 편리하다. 또 안전을 위해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이탈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기능이 들어가 있다. 국내 대형 SUV에서는 최초로 차로 유지 보조(LFA)기능이 적용되었고,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방향지시등을 켜면 후측방을 비춰주는 사각지대 모니터, 내비게이션을 기반으로 곡선구간 통과시 감속하거나 가속을 제한하는 NSCC-C)도 적용되었다. 안전하차 보조기능, 영유아 차량방치를 막는 후석 승객 알림, 카시트 고정용 ISO 픽스(2열 2개, 3열 1개)가 장착되었다.

 

높은 완성도의 팰리세이드, 4년의 결실

현대차는 펠리세이드를 4년 동안 개발했다고 한다. 긴 시간동안 갈고닦아 높은 완성도의 차량이 나왔다는 점에서 지금의 폭발적인 인기는 당연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차량 선호도가 미국과 비슷한 큰차, 편안한 차를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북미를 타겟으로 한 차량이 우리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지 않나 싶다. 내부 인테리어나 2열 문을 닫아봐도 기존보다 훨씬 무게감 있게 닫히는 문은 현대 브랜드가 고급스럽게 만들면 이정도가 되는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한편으로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만드는 GV80은 대체 얼마나 좋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아빠차’라면 단종된 쉐보레 올란도나 기아 카니발 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카니발은 높은 상품성과 실내공간으로 거의 대체 불가능한 차량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공간활용도와 편의사항에서 끝판왕이라고 부를 수 있는 팰리세이드가 등장했다. 시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현대차가 내놓은 HTRAC의 버전업도 차량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산타페에서 활용되었던 앞바퀴 굴림 기반 HTRAC이지만, 소프트웨어 적으로 더욱 발전되어 탑재됐다. 노면에따라 최적의 주행을 돕는 HTRAC은 앞으로도 더욱 개선될 여지가 높다. 계속 기대할만한 부분이다.

현대차는 이미 올해 한해동안 생산해야 할 팰리세이드 물량이 예약됐다. 여러 가지 종류의 차량을 같은 라인에서 생산(혼류)하는 울산공장 특성상, 차량 생산량이 무척 부족할 것이다. 미국에 판매할 물량역시 멕시코, 미국에서 생산할지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할지 확정되진 않았다. 현대차로써는 부족한 생산속도를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현대차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맞아 멋진 차들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당장에는 관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지만, 나중에 와서는 정의선 부회장 시대가 현대차의 가장 빛나던 시기가 아닐까 하고 되짚어 보는 날이 올 것이다. 팰리세이드와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구조가 급변하는 국내 시장서 내년 현대차가 보여줄 실적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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