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차]현대 클릭

조회수 2018. 10. 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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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당시 대한민국의 산업계는 97년 외환위기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수출’에 생사를 걸어야만 했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조선업 및 반도체 등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수출역군으로 활약했다.


 

당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주지역 외에도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에 힘쓰고 있었으며,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아예 유럽 시장을 노리고 개발한 전략 모델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러한 모델들을 국내 시장에도 선보이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구 대우자동차의 칼로스(Kalos)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현대자동차의 클릭(Click)이 그러한 전략 차종 중의 하나였다.


작정하고 만든 유럽식 B세그먼트 해치백

현대 클릭은 2001년 도쿄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TB’ 컨셉트카를 통해 그 원형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Think Big’을 의미하는 TB는 클릭의 프로젝트명이기도 했다. TB 컨셉트의 외형은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투톤 외장과 화려한 장식 등으로 양산형인 클릭과는 차이가 컸지만 특유의 직선적인 차체 형상과 사이드 미러, 그리고 도어 패널 등을 통해 컨셉트카 공개 때부터 이미 양산형 클릭의 설계와 스타일링이 상당 부분 결정되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후 현대차는 2002년 3월에 열린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양산형 클릭을 공개하였고 국내에는 대우 칼로스와 비슷한 시기인 2002년 5월에 출시를 진행했다. 차명인 클릭은 당시 ‘N’세대 불렸던, 컴퓨터와 인터넷 등에 익숙한 청년 세대에 어필하기 위한 작명이라 할 수 있었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클릭’이라는 차명에 대해, “마우스 버튼을 누르는 행위 뿐만 아니라 ‘성공하다’ 내지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클릭을 출시하면서 광고모델로 당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던 그룹 god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1호차를 제공하기도 했다.


 

클릭의 외관 디자인은 단정한 인상과 더불어 1박스형 해치백의 정석에 가까운 스타일이 특징이었다. 클릭의 스타일링에서는 현대차가 클릭에 앞서 선보인 유럽 시장 전략 차종 1호인 소형 MPV ‘라비타(Lavita)’의 스타일링과도 접점을 찾을 수 있었다. 엣지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당시의 디자인 경향에 따르면서도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단정함으로 마무리한 클릭의 외관 디자인은 출시 당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디테일 면에서는 긁힘을 방지하기 위한 무광 블랙 몰딩을 전방위로 두르는 한 편, 간결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및 테일램프 디자인, 그리고 해치도어핸들 부분을 돌출되게 처리한 테일게이트 가니시의 형상이 특징적이었다. 국내에서는 5도어 모델만 판매되었으나 수출 시장에서는 3도어 모델도 함께 판매되었다.


 
 

실내 디자인 역시 그동안 국내에 판매하고 있었던 세단형 기반의 소형 승용차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직선을 많이 사용한 수직 형상의 센터페시아와 더불어 모든 구성품이 일목요연하게 배치되어 있어, 사용이 편리했다. 여기에 국내 양산차 최초로 차폐식 에어벤트를 채용했다. 또한 스티어링 휠과 계기반 일부, 그리고 변속기 레버는 스페셜티카인 투스카니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여 색다른 분위기를 냈다.


2002년 출시된 현대 클릭에는 배기량 1.3리터와 1.5리터의 두 가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었다. 초기형의 1.3리터 엔진은 82마력/5,500rpm의 최고출력과 11.9kg.m/3,200rpm의 최대토크를, 1.5리터 엔진은 100마력/5,800rpm의 최고출력과 13.6kg.m/3,200rpm의 최대토크를 냈다. 변속기는 수동 5단 변속기를 기본으로 자동 4단 변속기를 선택사양으로 고를 수 있었다.


 

2005년에는 클릭의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클릭’이 출시되었다. 뉴 클릭은 직선적인 스타일을 잘린 초기형과는 다르게,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몰딩 등에 곡선적인 스타일을 적용하여 인상이 크게 변화했다. 테일램프와 휠 디자인 또한 변경되었다. 변경된 디자인은 초기형 클릭의 단정함보다는 화려한 인상이 부각되었다. 반면 지나치게 곡선적인 스타일 때문에 직선적인 차체 형상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었다. 또한 지나치게 치켜 올린 눈매가 흡사 프랑스 푸조의 디자인과 흡사하다는 평도 있었다.


 

뉴 클릭부터는 기존 클릭의 1.3리터 및 1.5리터 심장을 배기량을 0.1리터씩 늘린 1.4리터 엔진과 1.6리터 엔진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여기에 베르나나 아반떼XD 등에 사용하는 1.5리터 디젤 엔진까지 추가하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1.4리터 엔진의 최고출력은 기존 1.3리터 엔진보다 13마력 향상된 93마력/6,000rpm, 최대토크는 0.8kg.m 향상된 12.7kg.m/3,200rpm이다. 1.6리터 엔진의 최고출력은 기존 1.5리터 엔진보다 6마력 향상된 106마력/5,800rpm, 최대토크는 1.1kg.m 향상된 14.7kg.m/3,200rpm이다. 디젤 엔진은 112마력/4,000rpm의 최고출력과 24.5kg.m/2,000rpm의 최대토크를 냈다. 이 외에도 수출용 한정으로 1.1리터 배기량의 3기통 SOHC 가솔린 엔진도 탑재된 바 있다.


 

클릭은 국내의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한 차종 중 하나다. 클릭이 출시된 해인 2002년부터 KMSA의 주관으로 열린 ‘스피드 페스티벌’의 주역이 바로 클릭이었기 때문이다. 이 당시 클릭은 스피드 페스티벌의 원메이크 레이스(단일차종 경주)용 자동차로 선정되었으며, KMSA에서는 원메이크 레이스의 규정에 맞춘 튜닝 패키지를 제공했다. 이를 위한 튜닝을 거친 차량은 ‘클릭R’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클릭R에는 레이스 중 안전을 위한 롤케이지, 소화기는 물론, 가혹한 트랙 주행에도 견딜 수 있는 강화된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합성 엔진오일과 전용 오일팬 등이 제공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모델로서 개발된 클릭은 내수시장에서는 베르나와 프라이드 등에 밀리며 다소 고전했다. 해치백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정통파 유럽식 해치백인 클릭은 내수시장에서 동급의 세단형 소형 승용차들의 실적을 넘어 서기 어려웠다. 클릭은 내수시장에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근 9년에 달하는 세월 동안 총 84,000여 대가 판매되었다.


 

반면 수출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었다. ‘겟츠(Getz)’라는 이름을 달고 수출길에 오른 클릭은 핵심 타겟으로 삼은 유럽시장 수출의 핵심 역군으로 활약했다. 현대 클릭은 단종 때까지 총 126만대 이상이 생산되었는데 이들 중 약 118만대가 수출되었다. 총 생산량의 90% 이상이 수출길로 오른 것이었다. 게다가 해외시장에서의 반응 조차 내수 시장과는 전혀 달랐다. 2003년 호주 올해의 소형차, 2005년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호평이 이어졌다.


 

클릭의 수출은 내수시장보다 이른 2008년을 기해 종료되었다. 현대자동차가 유럽 시장용 모델 라인업을 개편하면서 실질적 후속 차종이라 할 수 있는 ‘i20’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클릭의 자리를 대체한 i20는 2018년 현재 2세대 모델이 등장하여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경주차로 WRC에 출전하고 있기도 하다. 클릭이 최종적으로 단종을 맞은 것은 2011년 1월이었다. 클릭이 단종된 이후 내수시장에서 현대차 소형 해치백의 포지션은 엑센트 위트가 대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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