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 없는 강자 – 현대 아반떼 시승기

조회수 2018. 12. 20. 15:09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현대자동차 아반떼는 등장 이래 지금 이 순간까지도 대한민국 준중형 세단의 ‘표준’으로 통하는 모델이다. 아반떼는 대한민국의 준중형 세단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족용 승용차로서의 요구에 충실한 구성과 더불어 동급에서 가장 낮은 시작가, 다양한 편의사양, 그리고 취향을 크게 타지 않는 무난함으로 등장 이래 줄곧 준중형 세단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해 오고 있다. 이러한 점은 ‘슈퍼 노멀’을 기치로 내걸고 등장했던 6세대 아반떼(AD)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데 슈퍼 노멀을 지향했었던 그 아반떼가 최근 대대적인 변신을 거쳤다. 지난 9월,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충격적인 모습의 외관 디자인으로 디자인이 유출된 시점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유의 ‘세모 눈’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인해 곳곳에서 온갖 별명이 만들어질 정도다. 기존의 아반떼가 트렌디함을 품은 세련미로 눈길을 끌었다면, 새 얼굴은 놀라울 정도의 파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아반떼는 새로운 외형 뿐만 아니라 기존의 GDI 엔진 대신 새롭게 개발된 스마트스트림G 가솔린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IVT를 품었다. 충격적인 스타일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품은 아반떼를 시승하며 그 진가를 확인 한다. 시승한 아반떼는 최상위 트림은 프리미엄 트림이다. VAT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2,214만원.


 
 

아반떼의 새 얼굴은 그 파격적인 스타일로 인해 처음부터 시선을 강렬하게 잡아 끈다. 현대자동차 측에서는 아반떼의 새 얼굴에 자사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내세우고 있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 디자인 언어가 반영되어 있다고 말한다.


아반떼의 얼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그 ‘세모 눈’이다. 자동차 세상에서는 상당히 보기 드문 삼각형의 헤드램프에 시선이 꽂히게 된다. 여기에 캐스케이딩 그릴은 좌우로 크게 확장되면서 헤드램프가 라디에이터 그릴 내부까지 파고드는 형상을 이룬다. 그리고 헤드램프의 LED 주간상시등은 이 캐스케이딩 그릴과 함께 현대 배지를 중심으로 하는 크롬 바와 교묘하게 이어져 있으며, 크롬 바는 헤드램프 하단의 크롬라인과도 이어져 있다. 삼각형의 안개등과 범퍼의 입체적인 조형 또한 위의 요소들과 상당한 수준의 일체감 있는 조형을 이루고 있다. 보면 볼수록 특유의 독특한 감각이 아주 인상적인 디자인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 새로운 얼굴은 직선적인 스타일이 주를 이루고 있었던 기존 아반떼의 차체 형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아, 의외로 완성도 있는 느낌 또한 받게 된다. 뒷모습은 쏘나타 뉴라이즈의 경우와 같이, 번호판의 위치를 범퍼 쪽으로 내리고 트렁크리드를 매끈하게 다듬어 전반적으로 쿠페에 유사한 감각을 강조하고자 한 시도로 보인다.


 

실내는 기존에 비해 조금 더 치장을 한 느낌이다. 대시보드의 기본적인 형태나 레이아웃에는 변화가 없지만 디테일에 변화를 줌으로써 달라진 인상을 받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비해 보다 입체적인 느낌을 주며, 더 고급스러워진 느낌 또한 받는다. i30나 벨로스터에서 볼 수 있었던 스포티한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을 사용한 것과 함께 대시보드의 몇몇 부분에는 카본파이버의 직조 패턴을 흉내 낸 마감재를 넣었고, 송풍구에는 크롬 장식을 추가했다.


 

i30에서 가져온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시각적 만족감이 높은 편이고 컴팩트한 사이즈와 함께 우수한 그립감을 갖는다. 조작감도 무난한 편이다. 계기반은 단순한 구성으로 시인성이 우수한 편. 터치스크린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사용 편의성이 우수한 편이다. 터치 반응이 빠르고 정확한 편이며 명령 입력 후 처리속도 역시 빠른 편에 속한다.


 

운전석은 대체로 편안한 착좌감을 경험할 수 있다. 상반신을 지지해 주는 감각도 나쁘지 않다. 시트 포지션 또한 지나치게 높거나 낮지 않다.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 한 점 부족함 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앞좌석은 사양에 따라 전동 조절 기능과 열선기능, 통풍 기능이 적용되며, 운전석 한정으로 전동식 요추지지대가 마련된다.


 
 

뒷좌석은 아반떼에서 가장 만족스런 부분 중 하나다. 좌석의 등받이 각도나 높이 또한 적정하며 덩치 큰 성인 남성에게도 충분한 수준의 거주성을 제공한다. 동급의 준중형 세단 중 가장 여유로운 공간과 거주성을 확보하고 있다. 가족용 세단으로 부족함이 없는 아반떼의 뒷좌석은 국내 패밀리 세단 시장을 평정한 강자의 내공 그 자체라 할 만하다.


 
 

깊고 길게 설계된 트렁크 공간 역시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트렁크 공간 자체도 넉넉한 편이지만 뒷좌석의 등받이를 6:4 비율로 접을 수도 있어, 추가적인 공간 확보 또한 가능하다.


 

새로운 아반떼는 얼굴만 바뀐 것이 아니라, 파워트레인 또한 일신했다. 새로운 아반떼의 보닛 아래에는 기존의 1.6리터 GDI 엔진 대신 새롭게 개발된 스마트스트림G 1.6 가솔린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IVT 변속기로 구성된 신규 파워트레인이 자리를 잡았다.


스마트스트림G 1.6 엔진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차세대 엔진으로, 그동안 사용해 왔던 직분사(GDI) 기구 대신 새롭게 설계한 듀얼포트 연료분사(DPFI)기구를 사용한다. 두 개의 인젝터로 상황에 따라 연료 분사 타이밍과 비율을 최적화한다는 개념이다.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m의 성능을 낸다. 스마트스트림 IVT는 구조적으로 통상적인 무단변속기(이하 CVT)의 ‘강화판’에 가깝다. 동력을 전달하는 벨트가 금속제 체인으로 제작되며 유압 계통에 해당되는 부위들이 보강되어 있는 형태다. 이를 통해 종래의 CVT에 비해 향상된 동력 전달 효율과 신뢰성을 도모한다. 기계적 구조 상으로는 통상의 CVT에 비해 큰 차이는 없으나 각각의 구성요소들을 강화시킴으로써 변속기로서의 성능을 전반적으로 높인 것이라 볼 수 있다.


 

새 파워트레인은 정숙하고 매끄럽다. 파워트레인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적은 편이고 소음 또한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방음 역시 동급에서 최상의 수준이며, 내장재에서 일어나는 잡음도 없다시피하다.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는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승차감 또한 가족과 일상을 함께하는 승용차로서 부족함이 없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큰 요철에서 자세가 불안해지는 일이 적다. 불필요하게 딱딱하지도, 지나치게 물렁하지도 않은 느낌이 인상적.


 

아반떼의 신규 파워트레인은 아반떼의 시승 이전에 기아자동차의 K3를 통해 먼저 경험한 바 있다.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와 주행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아반떼 역시 이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특성을 보여준다. 스마트스트림 IVT는 종래의 CVT와는 전혀 다른, 충실한 동력 전달과 직결감과 정숙한 작동을 보인다. 또한 일반적인 다단 변속기와 유사한 변속 로직으로 종종 CVT라는 것을 잊게 만들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기존의 파워트레인에 비해 성능 부족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스로틀을 최대로 전개하면 차체가 경쾌하게 전진을 시작한다. 정지 상태에서의 급가속에서는 CVT의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변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종종 일어나기는 하지만 추월 가속에서는 그러한 일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일상을 위한 승용차로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동력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단, 고회전에서의 엔진 소음은 종종 거친 느낌이 있다.


 

아반떼는 일상을 위한 세단으로서는 주행질감 면에서도 크게 부족하지 않다. 차급을 감안하면 직진 안정성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 또한 크게 부족하지 않다. 코너에서도 마찬가지다. 완만하게 감기는 고속 코너에서도, 급격하게 꺾여 들어가는 저속 코너에서도 불안감이 적은 편이다. 물론 스포츠 세단 수준의 질감과는 거리가 있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운전자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일은 없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역시 이전의 현대 승용차들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보다 자신감 있게 차를 다룰 수 있다. 여전히 고속 내지는 격렬한 주행 상황에서 피드백이 약간 부족한 편이기는 하지만 일상적인 운행에서 나타나는 위화감은 줄어 든 느낌을 받는다.



새 심장과 변속기를 품은 아반떼는 연비 면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17인치 휠을 장비한 시승차를 기준으로, 공인연비는 도심 12.6km/l, 고속도로 16.3km/l, 복합 14.1km/l다. 시승을 도중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의 경우, 도심에서는 혼잡한 경우에 10.7km/l를 기록했지만 한산한 경우에는 공인연비에 근접한 12.1km/l의 기록을 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주행하는 경우에는 공인연비를  크게 상회하는 21.0km/l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이 정도의 고속도로 연비는 디젤 승용차가 부럽지 않을 수준이다. 연비 기록 중 주행 모드는 ‘스마트’ 모드만을 사용했다.


 

새로운 아반떼는 그 내실이 더 탄탄해졌다. 6세대 아반떼부터 가지고 있었던 공간설계와 우수한 패키징은 그대로 보존하고 일상을 위한 승용차로서 절묘한 타협점을 찾아낸 승차감, 그리고 적절한 동력성능과 우수한 효율을 양립한 신규 파워트레인을 통해, 일상을 위한 세단으로서 한층 완성도가 높아졌다. 비록 디자인 방향의 변화로 인해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외모를 가지게 되었지만 나머지는 대한민국 준중형 세단의 ‘표준’을 자처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빈틈 없는 완성도로 거듭난 아반떼의 흥행 여부는 새로운 디자인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