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팰리세이드에 맞선 대형 SUV..혼다 파일럿

조회수 2018. 12. 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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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화성=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많이 과감한 모습이다. 차도, 혼다코리아의 자세도 그랬다.

혼다는 최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롤링힐스 호텔에서 신형 파일럿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출시 된지는 딱 1주일 만이고, 장소도 남양연구소에서 5분 거리였다.

롤링힐스 호텔은 심지어 현대차그룹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스타크래프트에 비유한다면, 적의 본진 앞에 ‘앞마당’을 차린 셈이었다. 이날 시승행사에는 참석한 기자 못지 않게 작업복을 차려입은 현대기아차 계열사의 임직원이 더 많이 보였다.

■ 당당함. 그 자체.

혼다 파일럿

어쨌건 파일럿은 그만한 주목을 이끌어낼만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디자인도 충분한 주목도를 이끌어낼 만 한데, 디테일을 강화해서 더 시선을 끄는 모습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혼다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플라잉 윙’ 디자인을 적용, 조금 더 공격적인 인상으로 변했다. 플라잉 윙이라고 하니 혼다 모터사이클의 엠블럼이 생각났지만, 그와는 별다른 차이는 없다.

헤드램프는 인라인 풀 LED 타입이 적용돼 최근 혼다의 디자인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마치 로봇을 연상시키듯 사이버틱 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감각을 연출한다.

테일램프도 LED 방식이 적용됐고, 레드 컬러로만 점등되던 기존과 달리, 방향 지시등은 호박색으로 점등된다. 후방 운전자에 대한 배려도 보다 높아졌다.

혼다 파일럿

■ ‘가족’으로 요약되는 모든 것들

실내는 ‘넉넉함’이라는 모든 단어로 대변된다. 헤드룸이나 레그룸은 물론, 심지어 콘솔박스와 USB 포트까지, 모든 게 넉넉하단 느낌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즉 가족을 위한 구성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압권은 기어노브 뒤쪽에 자리 잡은 거대한 센터콘솔이다. 슬라이딩 타입으로 설계된 콘솔박스는 좌석별로 개별 구비된 팔걸이가 없다면 팔이 빠지기 딱 좋을 정도로 깊게 세팅됐다. 때문에 조금은 큰 모바일기기나 카메라를 넣어두기에도 부족함은 없다.

2열 거주성도 만족스럽다. 차량의 덩치를 생각한다면 더 넉넉할 수도 있겠단 생각은 들지만, 그럼에도 모든 탑승자가 편안한 시트포지션을 갖춘 채 자신만의 공간을 영위할 수 있다는 건 강점이다.

혼다 파일럿

버튼 하나로 2열 시트를 손쉽게 접을 수 있는 ‘2열 워크 인 스위치’도 적용, 3열 승하차의 편의성을 높인 점도 눈길을 끌지만, 대부분의 7인승 SUV가 그렇듯, 3열에 누군가를 앉히기에는 다소 민망하다.

신형 파일럿은 ‘파일럿 엘리트’로 불리는 7인승 트림이 추가됐다. 때문에 기존 파일럿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글래스 루프와 독립형 구조의 2열 캡틴시트가 그것이다.

이 밖에도 10.2인치 디스플레이와 전용 리모컨, HDMI 단자, 무선 헤드폰, 블루레이 DVD 등 외부 장치를 통한 엔터테인먼트를 영위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파일럿 최초로 적용된 캐빈 토크 기능은 미니밴 오딧세이에서 왔다. 스피커 및 헤드폰을 통해 1열 탑승객의 음성을 2열 및 3열에 전달하며, 탑승객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다.

혼다 파일럿

패키징 기술도 돋보인다. 파일럿은 2열 시트를 손쉽게 접을 수 있는 워크 인 스위치를 통해 3열 승하차의 편의성을 높이고, 6:4 분할 폴딩이 가능한 3열 시트는 상황과 용도에 따라 변형 가능해 큰 짐들도 여유 있게 적재할 수 있다.

혼다 센싱은 운전자가 핸들에서 일정 기간 손을 떼더라도 스스로 정속 주행까지 할 수 있지만, 우측 후방 상황을 모니터로 송출하던 기능은 삭제됐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 덩치에 맞지 않은 쉬운 운전

엔진과 출력은 기존과 동일하다. 3.5리터 V6, 284마력 36.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사양이다. 복합연비는 8.4km/l로 동급 가솔린 SUV 중에서는 가장 높은 편이다.

혼다 파일럿

변속기는 9단으로 바뀌었다. 기어노브도 버튼식으로 대체돼서 주행 중 손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가솔린 엔진의 특성상 정숙성은 최고의 강점이다. 가속 시 엔진의 회전질감은 매끄럽고, 노면의 충격을 걸러내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짐짓 세단을 연상케 하는 감각이다.

284마력의 출력은 2톤이 채 모자란 무게를 끌고 나가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빠르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충분하고 편안하게 속도를 올려나가는 모습이 만족스럽다.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세단을 연상시키는 안락함은 파일럿의 강점이다.

혼다는 소형차에 대한 노하우가 주를 이룰 것 같은데, 큰 차를 만드는 데에도 제법이란 생각이다. 차고가 높고, 일정 부분 롤링을 허용하지만, 그 와중에도 안정적인 감각을 보인다. 서스펜션의 한계가 매우 깊다는 듯 코너가 반복되는 고갯길에서도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혼다 파일럿

풍절음과 노면 소음 측면에서도 경쟁 차종 대비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다. 균일하지 않은 국내 도로의 여건을 생각한다면, 고속도로 주행 상황에서의 풍절음과 로드노이즈 또한 충분히 억제된 수준.

연료 효율은 다소 의외의 모습이다. 당초 파일럿의 복합연비는 8.4km/l 수준이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12km/l를 훌쩍 넘는데다, 시내 주행에서도 복합연비 내외를 오가는, 가솔린 중형세단 수준의 연비를 나타낸다.

■ 혼다 파일럿의 시장 경쟁력은...

동급의 수입 가솔린 SUV 대비 경쟁력은 높다는 판단이다. 수입차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 가격 경쟁력에 우위가 있는 닛산 패스파인더와 비교해선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혼다 파일럿

책잡을 게 없는 주행성능과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패키징은 대형 SUV가 갖춰야 할 거의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이 시장을 다 잡아먹겠다고 나온 경쟁자가 문제다.

파일럿 8인승 모델의 가격은 5490만원, 7인승 파일럿 엘리트는 5950만원으로, 현대차 팰리세이드 가솔린 풀 옵션보다 약 700만~1200만원 비싸다. 아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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