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2.2 디젤

조회수 2018. 12. 13. 10:19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2만506대’.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의 사전계약 대수다(12월 10일 기준). 신형 싼타페 출시 당시보다 더 뜨거운 반응이다. 국내 소비자의 ‘대형 SUV 향한 갈증’이 있었다는 단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 팰리세이드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용인으로 향했다. 뒤늦게 시장에 들어왔지만, 기대이상 넉넉한 공간과 세심한 설계로 사전계약 대수의 이유를 증명했다.

글 강준기 기자|사진 현대자동차, 강준기



현대자동차의 위기다. 북미 판매량이 계속해서 떨어졌고, 주가는 10만 원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SUV 라인업의 부족’을 꼽았다. 투싼과 싼타페 외에 다양한 세그먼트의 신 모델 투입이 경쟁사보다 늦었고, 현대차의 제품개발 대응능력에 의문부호가 따랐다. 이미 북미에선 승용판매 1, 2위가 SUV이며 중국도 SUV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팰리세이드는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쌍용 G4 렉스턴 등과 경쟁하는 E-세그먼트 대형 SUV로, 북미에선 미드 사이즈 SUV다. 7~8인승 구성으로 기아 카니발 등 미니밴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도 군침 흘릴 만하다. 특히 기존 싼타페나 쏘렌토를 타던 사람은 다음 차로 익스플로러나 G4 렉스턴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었는데,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공략했다.

웅장하고 넉넉한 안팎 디자인




오늘 행사는 오전 신차발표회, 오후 시승행사 등으로 구성했다. 먼저 현대자동차 이상엽 디자이너의 제품설명이 눈에 띄었다. 그는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가 되고자 한다”며 팰리세이드를 설명했다. 실물이 주는 압도감은 이미지보다 크다. 거대한 콧날과 헤드램프는 폭포수처럼 수직 형태로 솟구쳐 웅장한 느낌을 주며, C자 모양으로 꺾는 주간주행등도 남다르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980×1,975×1,750㎜. G4 렉스턴보다 130㎜ 길고 15㎜ 넓다. 반면 높이는 75㎜ 낮다. 휠베이스는 2,900㎜로 35㎜ 더 넉넉하다. 덕분에 넓고 안정감 있는 비율을 뽐낸다. 두툼한 C필러 라인과 볼록한 뒷바퀴 펜더도 포인트. 휠은 18인치과 20인치, 두 가지가 들어가며 옵션으로 튜익스의 두 가지 20인치 휠을 고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표정보다 꽁무니에 시선이 쏠린다. 전체적으로 담백한 모습이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깨알’ 같은 디테일이 자리했다. 가령, 테일램프는 안쪽에 독특한 패널을 짝 지었는데, 헤드램프 주간주행등과 비슷한 라인을 갖췄다. 안쪽엔 얇은 LED를 가로로 촘촘히 새겼다. 큼직한 현대 엠블럼과 ‘PALISADE’ 레터링, 듀얼 팁 머플러 등도 흠잡을 데 없다.




실내는 수평선을 중심으로 골격을 짰다. 뒤로 바짝 누운 센터페시아엔 각종 버튼이 큼직하게 자리했고, 글씨도 여느 현대차보다 시원스럽다. 특히 전통적인 기어레버 대신 버튼식으로 바꾸면서 아래에 널찍한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계기판과 중앙 모니터를 하나의 패널로 엮은 점도 독특하며, 각 소재는 빈틈없이 맞물렸다. 전폭이 커 어깨 및 발 공간이 무척 여유롭다.

특히 앞좌석에서 3열 시트 등받이를 접거나 펼칠 수 있고, 3열에 앉은 승객에게 스피커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잠 들었을 땐, 뒤쪽 스피커만 끄는 ‘후석 취침모드’도 자리했다. 가족을 위한 세심한 설계가 단연 돋보인다. 시승차는 8인승 구성으로, 버튼 하나로 손쉽게 2열을 접을 수 있다. 모든 시트마다 USB 포트가 있고 컵홀더는 두 개씩 마련했다.






팰리세이드의 압권은 뒷좌석 공간이다. 특히 2열은 기대이상 더 넉넉하다. 키 181㎝의 성인이 앞좌석을 편히 맞추고 뒤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은 주먹이 족히 3개 들어갈 정도. 익스플로러보다 73㎜, G4 렉스턴보다 101㎜ 더 여유롭다. 앞뒤 슬라이딩뿐 아니라 등받이 조절 각도도 크다. 특히 시승차는 HTRAC 품은 사륜구동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센터터널이 평평해 가운데 좌석까지 편하게 앉을 수 있다.

2열 독립시트는 옵션가 29만 원으로 준비했다. 앞좌석과 같은 시트가 들어가며, 동급 최초로 2열에도 통풍 기능을 심었다. 팰리세이드가 카니발의 대안으로 손색없는 이유는 3열 공간이다. 무릎 공간도 부족하지 않고, 등받이 각도를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까닭이다. 천장도 머리 들어갈 부위만 오목하게 팠다. 카니발 9인승은 4열에 사람이 앉을 수 없어 실질적으로 6인 탑승이 최대다. 팰리세이드는 7~8명의 성인이 불편하지 않게 앉을 수 있다.




트렁크 공간 설명도 빼놓을 수 없다. 3열을 접었을 때 기본 용량은 1,297L에 달하는데, 기아 쏘렌토가 660L 수준이다. 익스플로러, G4 렉스턴보다도 널찍하다. 게다가 트렁크 바닥엔 접이식 고무매트를 깔아, 캠핑을 가거나 더러운 짐을 실을 땐 매트를 펼쳐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트렁크 쪽에서 버튼으로 2~3열 시트를 손쉽게 접고 펼칠 수 있다.

2.2L 디젤 엔진, 힘 부족 없고 연비는 으뜸


이번 행사는 경기도 용인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왕복 약 140㎞ 온로드 시승과 짧은 오프로드 시승으로 꾸렸다. 시승차는 2.2L 디젤 8인승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가장 볼륨 모델 중 하나다. 먼저 동승석에서 팰리세이드의 특징을 꼼꼼히 엿봤다. 우선 시트 품질이 눈에 띈다. 평소 동승석 발 공간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바닥 굴곡이 없고 공간이 여유로워 만족스럽다.

특히 버튼식 기어레버 덕분에 중앙에 수납공간을 널찍하게 마련했다. 컵홀더는 버튼으로 접었다 펼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쓰임새 있게 활용할 수 있다. 모든 기능 배치가 직관적이고 버튼 크기가 큼직해, 처음 탄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적응하기가 쉽다. 버건디 색 나파가죽 시트와 퀼팅 패턴, 블랙 스웨이드로 마감한 천장도 고급스러운 분위기 연출하는 데 한몫 한다.



중간 경유지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당초 6기통 3L 급 디젤 엔진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소비자도 많았지만, 2.2L 디젤의 완성도는 기대이상이었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진동과 소음 모두 잘 억제했고, 2t(톤)을 넘지 않는 공차중량 덕분에 크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정확한 수치비교는 어렵지만, 신형 싼타페 2.0L 디젤과 비슷한 가속성능을 뽐낸다.

즉, 폭발적인 가속 능력은 없지만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 영역까지 꾸준하게 밀어붙인다. 압권은 고속 안정성. 무게중심이 높은 SUV는 속도를 높일수록 주행 안전성이 세단보다 떨어지지만, 팰리세이드는 속도감을 눈치 채기 힘들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싼타페보다 한결 정숙하다. 단, A필러와 사이드미러 사이에서 발생한 풍절음이 실내로 들이치는 데, 다소 신경 쓰인다. 전 트림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1열에 심었지만, 소음 개선이 필요하다.





오프로드 전용 주행모드도 주목할 만하다. 기어레버 옆 ‘동글이’ 다이얼로 스노우와 머드(진흙), 샌드(모래) 등 3가지 터레인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엔진의 힘을 앞뒤 차축뿐 아니라 좌우 바퀴에도 각각 나눌 수 있는데, 특히 샌드 모드에선 차가 빠지기 쉬운 지형에서도 구동력을 극대화하며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보디-온 프레임 방식으로 험로주행 성능을 내세운 G4 렉스턴의 입지가 줄어들 듯하다.

준자율주행 시스템은 최고수준



이번 시승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준자율주행’ 기능인 HDA(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이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버튼으로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하면 자연스레 시스템이 작동한다. 차간 거리도 5단계 조절할 수 있다. 지난해 신형 그랜저 시승 당시, 차선 끝에서 ‘아슬아슬’ 스티어링을 꺾어 다소 불만이었]다. 그러나 팰리세이드는 차선 정중앙을 시종일관 유지하며 높은 완성도를 뽐냈다. 지금껏 경험한 모델 가운데 기아 신형 K9과 더불어 시스템 완성도가 가장 높다.

두 번째는 오디오 시스템. 프레스티지 트림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꼭 KRELL 프리미엄 사운드 옵션을 권하고 싶다. 총 12개의 스피커가 실내 곳곳에 자리했고, ‘콘서트’나 ‘베이스 부스터’ 등 다양한 음장효과도 만끽할 수 있다. 넓은 실내를 울림통 삼아 맑고 청량한 음색을 제공하는데, ‘둥둥’거리는 힙합과 발라드 모두 깔끔하게 소화한다. 기대이상이었다.



팰리세이드. 비록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늦깎이’ 신입생이지만, 그만큼 철저한 준비 맞춰 데뷔했다. 운전대가 탐나는 차는 아니지만, 다른 지점에서 운전재미를 주는 자동차다. 넉넉한 덩치에서 뿜는 여유로운 시야, 다양한 수납공간과 편의장비 등 모든 가족이 행복감 느낄 수 있는 SUV였다. 게다가 평범한 월급쟁이도 손에 잡히는 ‘착한가격’까지. 그들의 말처럼,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