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하다, 2019년형 제네시스 G70 2.2D HTRAC

조회수 2018. 12. 24. 14: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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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의 주행감은 무척 탄탄하면서도, 물 흘러가듯이 부드럽다. 코너에서는 단단하게 버티지만, 거친 노면에서는 몰캉몰캉한 승차감으로 고급스럽다. 조향성도 우수해, 몸놀림이 가볍다. 제네시스 G70는 예전의 현대차를 생각한다면, 깜짝 놀랄만한 운동성능을 갖췄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막내 모델인 2019년 G70(지-세븐티) 2.2D HTRAC을 시승했다. 지난 12월 3일, 북미 유명 자동차 매체인 모터트렌드에서 최고의 차량을 뽑는, 올해의 차(Car of the year)에 제네시스 G70 3.3T가 선정되었다. 한국차로는 최초다. 모터트렌드는 북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매체로, ‘올해의 차’는 무척 권위있는 위치라고 한다. 과연 G70가 그런 대단한 평가를 받은 만큼, 좋은 차일까? 궁금한 김에 얼마 전 연식변경 모델을 발표한 2019년 G70를 시승해보기로 했다.

모터트렌드는 1949년 창간되어 매년 올해의 차를 선정해온 만큼 북미에서 긴 역사와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자동차 판매량에까지 영향을 끼칠 만큼,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무척 대단한 일이다. 사실 이런 이변이 예측불가능한 점은 아니었다. 이미 올해 여름 EQ900과 G80이 유명 마케팅회사의 통계인 J.D. POWER의 신차품질지수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제네시스는 북미 소비자들에게 신차품질이 뛰어난 브랜드로 평가받은 바 있다.

G70는 얼마 전 출시한 G90, 든든한 둘째 형 G80에 이은 준중형 세단으로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를 겨냥한 차량이다. 출시 초기에는 단순히 고급 브랜드의 편안한 중소형 세단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타보고선 무척 놀랐다. G70는 독일 차량에서 추구하는 안정적인 주행감과 승차감을 갖췄다. 확실히 ‘현대차가 예전과 달라졌구나’ 라고 뼈지리게 느꼈다.

이런 큰 발전에는 여러 인물들의 활약이 있었다. 현대차는 2015년, BMW M 디비전 부사장이었던 알버트 비어만을 고성능 담당 부사장으로 맞이했다. 고성능차 개발은 물론 주행성능과 안전성, 내구성, 소음진동, 차량시스템개발 등을 총괄했다. 외국인을 수장으로 영입하는 것은 2006년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부문 총괄 부사장에 이어 무척 파격적인 행보였다. 그 결과물로 등장한 첫 고성능 모델 i30 N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초, 북미 BMW M 총괄이었던 토마스 쉬미에라를 고성능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오기전과 온 뒤의 차량 하체 완성도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2016년에는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에서 디자인 총괄을 맡았던 루크 동커볼케가 현대차 수석 디자이너 겸 제네시스 디자인 총괄로 영입됐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유럽 자동차 디자이너의 세련되고 유럽적인 감각이 현대, 기아차에 적용됐다.

 

넓고 안정되어 보이는 디자인

제네시스 G70는 기존 제네시스 시리즈와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은 그물 모양의 매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전조등은 풀 LED가 적용되었으며, 전조등 내부에 삽입된 눈머리부터 시작되어 갈라져 나가는 두 가닥의 주간주행등은 G70만의 독특한 디자인이다. 측면은 후륜구동 기반이지만, 생각보다 앞쪽 오버행이 짧지 않다. 극단적으로 휠베이스를 늘리고 오버행을 짧게 만드는 3시리즈와는 비견되는 부분이다. 보닛은 제법 길지만 비율적으로 적당하다. 사륜구동을 염두해두고 만드는 차량들이 이런 형태를 하곤 한다. 창문 주변은 크롬 장식으로 둘러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앞바퀴 뒤쪽으로는 < 꺽쇠 모양의 장식을 장착했다. 캐릭터 라인은 전조등 눈꼬리 끝부터 부드럽게 시작하여 휀더를 지나면서부터 명확하게 나타나 후미등 위쪽으로 사라진다.

루프 라인은 최근 유행하는 스포츠백이나 쿠페 라인 대신, 4도어 세단의 부드러운 라인을 썼다. 어느것 하나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조화롭게 배치되어있다. 휠은 18인치에 앞뒤로 브릿지스톤 225/45R18 포텐자 RE97AS-02타이어가 장착되었다. 차급에 비하면 상당히 빈약한 너비의 타이어지만, 승차감과 연비를 감안한 선택이다. 또 네바퀴 굴림방식이기 때문에 구동력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덜할 것이다. 하지만 후륜구동이라면 19인치 225/40R19, 255/35R19 미쉐린 썸머타이어를 선택하는 것이 직진 안정감 있고 높은 출력을 뒷받침 해줄 것 같다.

뒷모습은 상당히 입체적이다. 우선 트렁크 위쪽이 튀어나오고, 아래 번호판 장착부분은 쏙 들어가면서 볼륨감이 있다. 후미등은 다른 형제와는 조금 다르다. 차체가 작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좀 더 상하 높이가 커졌다. 차량 하부에는 매쉬 디자인으로 되어있고, 우측으로 듀얼배기구가 자리했다. 준중형이라고 하지만, 뒷모습을 보자면 무게감이 무척 강하다.

 

두툼한 토크의 엔진

G70는 가솔린 3.3 V6 트윈터보, 2.0 터보와 디젤 2.2 R e-vgt 엔진을 라인업으로 갖췄다. 시승차 G70 2.2D HTRAC 모델은 최대출력 202마력(3,800RPM), 최대토크 45.0kgfm(1,750-2,750)를 발휘한다. 직렬 4기통 2.2 R엔진은 그랜저, 기아 K7, 카니발, 쏘렌토 R, 맥스크루즈, 스팅어 등에 적용되었던 것을 후륜구동용으로 세로배치 한 것이다. 엔진은 상당히 안쪽으로 배치되어 있어 무게 배분에 신경을 썼다. 8단 변속기와 HTRAC 상시 사륜구동시스템이 맞물려 복합연비는 13.5km/l를 발휘한다. 2.2 R엔진은 낮은 회전수에서도 힘있게 차를 밀지만, 본격적으로 힘을 내는 구간은 2,000RPM 아래 부근부터이다. 묵직한 토크는 차체를 여유롭게 가속시킨다. 유로6C 기준을 만족하는 2.2 R엔진은 요소수를 사용해 배기가스를 정화한다.

 

조용하고 아늑한 실내

실내는 단순하게 배치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대시보드는 상당히 깊숙하게 되어있다. 깊은 대시보드는 A필러를 좀 더 앞에 둠으로써 측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엔진을 더 깊게 안쪽으로 밀어 넣을 수 있어 차량 운동성능을 위한 무게배분에 유리하다. 돌출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시야를 넓게 하고, 수평적인 디자인으로 차량을 넓어보이게 한다.

변속레버는 전자식 변속레버가 적용되었다. 파킹-후진-중립-드라이브를 거치지 않고 바로 파킹상태에 놓거나 버튼을 누르고 조작해 출발 또는 후진할 수 있다. 변속레버 아래쪽엔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다이얼이 있다. 한 번에 한 가지씩만 옮길 수 있도록 되어있고, 모드는 스마트-에코-컴포트-스포츠-커스텀이 있다. 그 옆으로는 자주 사용할 것 같은 구동력 제어/차체 제어 OFF 스위치, 후방 센서, 카메라 제어 스위치, 오토홀드 스위치와 오토 스톱 스타트 OFF 버튼이 있다. 공조기 아래쪽에는 USB포트와 무선충전 패드가 자리 잡았다.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사용하지 않을 때는 닫을 수 있는데, 닫히는 느낌이 무척 부드럽다. 유격이 거의 없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송풍구 옆에는 엔진 스타트 버튼이 있고, 두 개의 송풍구 사이에 비상등 버튼이 있다. 가끔 비상등 버튼이 이상한 곳에 위치한 차들이 종종 있는데, 운전 중 손을 뻗어 가장 누르기 편한 위치에 있었다. 운전 중에 비상등을 사용할 일이 많았는데, 버튼 누르는 감각은 스트로크가 낮으면서도 부드럽게 눌려서 비싼 스위치를 사용했다는 느낌을 준다. 고급 스위치, 다이얼의 느낌은 스티어링 휠에 있는 휠과 업다운 레버 또한 동일하다.

도어는 금속으로 장식된 레버 주변 외에도 바느질로 무늬를 낸 가죽이 둘러싸고 있다. 필러부터 천정까지는 전부 부드러운 기모와 비슷한 천 재질로 되어있다. 팰리세이드에서 봤던 그 재질이다. 1열 시트는 무척 낮다. 바닥과의 차이가 거의 나지않는 점은 이 차량의 성격―스포츠 세단―을 결정짓는 요소다. 평소 타던 차량에 앉으니, 이건 뭐 거의 트럭처럼 느껴진다. 시트는 코너에서도 몸을 꽉 고정시켜준다. 시트 측면 볼스터는 스포츠모드와 연동해서 조여줄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되었다. 고급 고성능 차량들에 종종 적용되는 기능이다. 1열 조수석 옆에는 2열 승객을 위해 시트를 앞, 뒤, 경사도를 조절할 수 있는 워크 인 디바이스 스위치가 장착되어있다.

운전석을 평소 타는 위치로 세팅한 채 2열에 착석했다. 스포츠 세단치고 뒷자리가 나쁜 편은 아니다. 헤드룸과 레그룸은 여유가 있다. 다만 문제는 발이다. 1열 시트가 너무 낮게 내려오기 때문에 일반 차량이라면 당연히 있을 발을 넣을 공간이 없다. 이 점은 2열 승객을 위해 1열 탑승객이 양보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2열은 열선까지 들어오지만, 자동 창문이 아니다. 젊은 30-40대가 타겟인 만큼 어린 자녀가 탄다고 가정하면, 뒷좌석을 위한 옵션은 조금 힘을 뺀 느낌이다.

트렁크는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가 적용됐다. 용량은 495리터이며 높이는 낮지만 생각보다 안쪽으로 깊게 들어간다. 6:4 폴딩도 가능해 긴 물건을 싣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덮개를 들쳐보면 아래에는 오토 스톱 스타트로 시동이 자주 꺼졌다 켜지는데 특화된 AGM 배터리가 있다. 공간 활용도 면에서는 아쉽지만, 무게배분에 있어서 뒤쪽에 배터리를 놓으면 무척 효율적이기 때문에 고성능 차량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현대차에 있어서는 무척 비효율적인 선택인데, 어디까지나 스포츠 세단인 G70이기에 허용되는 것이다.

 

국산차의 주행성능이 아니다

시승을 앞두고 차량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다. 뭐 얼마나 대단하길래 모터트렌드에서 올해의 차량으로 까지 뽑혔을지 궁금해졌다. 차량에 탑승해 문을 닫는 순간, 국산차와는 사뭇 다름이 느껴졌다.
“텁!“
포르쉐나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느끼던 그 두툼한 문 닫힘 소리였다. 아, 이게 제네시스 브랜드구나, 정말 현대차가 신경써서 만들었구나 하는 것이 다가왔다. 이제는 닫히는 소리까지 신경 쓸 정도로 노력한 것이다. 현대차의 다른 플래그십 모델들과 비교해봐도 제네시스의 그 묵직한 닫힘 소리는 나지 않았다. 문짝의 무게감이 무겁기는 하지만, 뭔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턱’ 하고 문이 닫힌달까.

차량에 장착된 파워트레인은 디젤엔진 이지만 소음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1, 2열 유리창이 전부 이중창이 아닌 단일창인데도 소음 제어는 뛰어났다. 공조기들을 모두 끄고 가만히 있으면 “딸딸딸딸” 하는 소리가 작게 아래에 깔린다. 방음처리가 상당히 잘 되어있다. 주행중에는 가속을 마치고 정속으로 주행을 시작하면 변속기는 최대한 고단을 사용해 1,100RPM 근처까지 회전수를 내린다. 덕분에 실내가 가속때와 달리 정숙하다. 회전수가 낮아진 덕분에 엔진소리는 노면소음에 뭍혀서 거의 들리지 않는다. 고속 주행에서의 풍절음과 노면 소음 억제도 무척 좋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치는 이런 NVH의 높은 완성도에서 빛을 발한다.

제네시스 G70 2.2D HTRAC 공차중량은 1,785kg이다. 사륜구동 시스템 때문에 일반 세단에 비하면 무거운 편이다. 각종 방음처리와 내장재, 두터운 문 두께 등이 무게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머슬카에 토크가 높은 엔진이 걸맞듯, 초반 토크가 높은 디젤엔진과는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디젤엔진은 낮은 최대토크 영역을 활용해 출발과 후반부 가속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면이 있다. 가속 페달을 적당히 밟아 가속하면 8단 변속기는 상당히 부드럽게 다음 단으로 변속된다. 기대보다 가속감은 스포티한 면이 덜하다. 뭔가 힘을 제한한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반대로 패들쉬프트를 이용한 다운쉬프트에서는 살짝 덜컥거리며 스포티한 맛을 남겼다. 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브랜드 특성상 설정한 세팅으로 보인다. 풀 스로틀을 했을 땐 조금 다르다. 기어를 2단, 또는 3단씩 건너띄며 빠르게 회전수를 올리고 가속한다. 디젤엔진의 높은 초반토크는 타이어가 슬립될 정도로 강하다. 엔진을 안쪽으로 깊숙이 밀어넣고 배터리를 트렁크에 배치할 정도로 무게배분에 신경 써서 그런지 네 바퀴는 슬립없이 노면을 박차고 G70를 가속시킨다.

제동력은 1,785kg이라는 무게에 비해 나쁘지 않다. 고속에서도 깊이 꾹 밟으면 좌우로 흔들리거나 하는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똑바로 제동한다. 다만, 걸리는 것은 브레이크 페달의 조작감이다.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페달을 밟는 감각이 전체적으로 일정치 않아 자칫 하면 제동력이 좋지 않다는 오해를 살 수가 있다. 초반에는 쑥 들어가면서 제동이 적게 들어가고, 이후에는 강하게 저항하면서 마치 2단계 브레이크처럼 동작한다. 강하게 닿는 부분에서 깊이 밟을수록 최대한의 제동력이 발생한다. 제동력의 강도를 조절하는 제동조작성(Modulation)은 깊이 밟힌 부분에서 비교적 짧다. 강하게 밟을수록 강하게 선다. 타이어가 앞뒤로 225mm 폭의 올시즌 타이어이고, 고성능 차량에 맞는 높은 마찰력의 패드를 적용한 특징일 수 있다.

G70는 스스로 멈추고, 다시 출발하는 주행보조 기능 때문에 진공 부스터가 없고, 전기 모터가 유압라인을 밀어주는 현대모비스의 첨단 전자식 제동장치 iEB(Intergrated Electric Brake)가 적용되어있다. iEB는 ABS, ESC, TCS 등 자세제어시스템에 브레이크 부스터를 통합한 형태로, EPB(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등과 함께 동작한다. iEB는 무게와 공간 활용도 면에서 진공부스터, ABS, ESC, TCS가 분리되어있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하지만 현대 코나 일렉트릭에서 느꼈던 일정하지 않은 브레이크 조작감과도 비슷하다. 이는 전자식 브레이크 부스터의 세팅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탄탄하게 만들어진 하체 세팅

록투록 2.1바퀴인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 G70는 내가 원하는 대로 신속하게 따라온다. 하체 세팅은 그 갭을 거의 느낄 수 없게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3.3 트윈터보에만 전자식 댐퍼가 들어가기에 막강한 코너링 성능을 느껴볼 수 없는게 아쉽긴 했지만, 기본 서스펜션 세팅 자체가 무척 잘 되어있다. 롤은 억제되어있고, 낮은 시트고와 무게 배분 덕분에 차량의 움직임은 나를 중앙에 두고 앞, 뒤가 돌아나가는 아주 기분 좋은 코너링이 가능하다.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는 최근의 차량들과 마찬가지고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친 노면에서 타이어가 노면을 붙잡는 능력이나, 승차감에 있어서는 부드럽게 세팅되어 이질감을 느낄 수는 없다. 다만, 고급차량의 그 푹신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원하는 사람에겐 맞지 않다.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고 만든 차이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바뀌는 차의 성향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가 기본이다. 3.3T에는 전자식 가변댐핑 시스템이 있어 코너에서 서스펜션이 더 단단해지지만 다른 모델은 적용되지 않았다. 달라지는 것은 스로틀의 반응성,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 그리고 앞뒤 바퀴의 구동력 배분이다. 드라이브 컴포트에선 스티어링 휠이 거칠 것 없이 가볍게 움직인다. 아주 무게감이 없는 정도는 아니지만, 쉽게 돌아나가서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과도하게 전동어시스트가 돌아가서 휙휙 멋대로 돈다기 보다는 돌릴 만큼만 충분히 스티어 돌리는 힘을 보조하는 것 같다. 드라이브 모드 컴포트에서 G70는 네바퀴를 굴리면서 움직인다. 움직임 자체는 무척 안정적이다. 컴포트에서는 50:50 배분을 기반으로, 각 네바퀴의 회전수가 달라질 경우 각각 다르게 구동력을 분배한다.

드라이브 모드를 에코에 놓으면 가속 페달을 밟아도 스로틀이 그다지 열리지 않으면서 힘을 제한한다. 에코에서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스포츠나 컴포트 대비 차량 머리쪽 움직임이 둔해지며 전륜구동 차를 운전하는 느낌이 난다. 에코에서는 평상시 주행에 뒷바퀴에 0:100 구동력을 전달하다가, 코너링 등 상황에 따라 40:60까지 구동력을 나눈다. 에코 모드에서는 오르막 내리막 경사도가 5% 이내일때와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면 가속페달을 떼는 순간 중립으로 전환해 타력 주행하는 ‘에코 코스팅’이 동작한다. 55-160km/h 이내에서 동작하는데 확연하게 속도유지가 되면서 연료를 아껴준다. 에코 코스팅 동작을 끄고 컴포트처럼 주행하고 싶다면 차량 설정에서 중립 주행 기능을 해제하면 된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마트로 바꾸면, 운전자의 주행 성향에 따라 차량의 모드가 바뀐다. 꾸준하게 일정 속도로 정속주행을 하고 스로틀을 가볍게 조작하면 드라이브 모드를 에코로 바꿔 주행한다. 가끔 출발후 가속도 하고 속도의 가감이 있다면 컴포트 모드로 동작한다. 과격한 스티어링 조작, 급격한 가감속, 높은 회전수를 유지하는 등의 성향을 보이면 스포츠로 바꿔 동작한다. 현재 주행 성향은 계기판에 게이지로 표시되어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 세단다운 움직임

드라이브 모드 스포츠에서는 2,000RPM에 가까운 높은 회전수를 유지하며, 가속페달 가감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엔진이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언제든 가속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린다. 스포츠에서 스티어러 성향은 뉴트럴에 가까운 약 언더스티어 세팅이 된다. 기본적으로 드라이브 모드 스포츠에서는 앞, 뒷바퀴에 20:80으로 구동력을 분배하고, 최대 10:90까지도 배분한다. 차량이 미끄러운 노면을 탈출할 때는 앞바퀴에 최대 100:0까지 구동력을 나눌 수 있다. 스포츠에서의 회두성은 즉각적이며 마치 뉴트럴에 가까운 미드십 차량을 운전하는 기분이다.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돌아가는 컴포트보다 묵직해진다. 짧은 휠베이스의 G70 핸들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에서 커스텀을 고르고 AWD만 컴포트로 세팅했다. 네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면서 스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더스티어 느낌이 확 난다.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보다 훨씬 무거워진다. 구동력의 전후 분배는 전자제어식 다판 클러치 트랜스퍼 케이스로 이루어진다. 좌우 토크 분배는 제동력을 이용한 토크 백터링 시스템으로 가상의 LSD(미끄럼 제한장치, Limited Slip Differential) 역할을 한다. 2019년 G70 3.3T HTRAC에는 다이내믹 AWD 시스템이 적용되어 기계식 LSD인 M-LSD가 적용된다. LSD는 코너링 상황에서 안쪽 바퀴에 구동력을 차단하고 바깥쪽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주어 더 빠른 주행을 돕는 장치다.

 

제네시스의 가치

제네시스 G70의 주행감은 예전의 현대차를 생각한다면, 깜짝 놀랄정도였다. 전체적인 완성도 역시 무척이나 높아졌다. 스포츠 세단이지만 ‘역시 제네시스 브랜드구나’ 하고 생각하게 하는 구성도 만족스러웠다. 기존에 국산차는 가격과 저렴한 수리비로만 선택했다면 이제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디자인과 주행성능, 감성등의 가치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유럽 등 해외 여러 곳에 연구소가 있고 공장도 곳곳에 세워진 만큼 딱히 국산 브랜드라고 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제는 북미 시장에서도 움직임을 눈여겨보는 브랜드가 됐다. 이만큼 제네시스가 성장하는 데는 그동안 해외의 유명 전문가들을 스카웃 해 고성능 차량 개발과 디자인 역량 강화에 힘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모터트렌드에서는 제네시스 G70를 선정하면서, 일본차가 하지 못한 3시리즈의 경쟁자로 꼽았다. 국내에서는 독일차에 비해 하체 세팅이 물렁하다고 혹평했지만 독일차보다 상대적으로 단단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특성을 볼 때,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너무 단단하지도 너무 물렁하지도 않는 적당한 탄탄함이 G70 하체 세팅 목표이다. 모터트렌드는 심사위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균형있다는 평가가 나왔다면서 G70의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북미 판매량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J.D.POWER의 조사에서도 EQ900과 G80이 신차품질 지수 최우수상을 받은 만큼 품질도 높다.

G70는 안정적인 주행감과 승차감을 갖췄다. 확실히 ‘예전의 현대차’가 아니다. 수입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높은 가치의 브랜드, 뛰어난 주행 안정성, 높은 완성도, 부의 과시 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전까지의 국산차는 가격대도 가격이지만 마감이나 주행성능, 브랜드 가치에 있어서는 단순히 구입과 유지비용이 저렴한 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 수입차에 열광했던 그 요소들을 모두 제네시스 G70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하지 못했던 북미 프리미엄 시장에 G70가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모터트렌드에서 ‘스타의 탄생(Star is Born)'이라고 까지 표현한 신생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2019년에는 고급 SUV인 GV80과 신형 G80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또 2020년까지는 고급 스포츠 쿠페도 라인업 보강계획에 들어있다. 현대차가 2016년 단종시킨 제네시스 쿠페이후, 오랜만의 스포츠 쿠페 차량이다. 기존까진 제네시스의 새로운 고급 스포츠 쿠페에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G70를 겪어보니 기대가 더욱 커진다. 이제 현대차가 나아가야 할 길은 G70를 비롯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제품들을 계속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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