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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텀 시승] 전기차와의 동거 1년, 내 삶이 변했다

조회수 2018. 12. 21. 12: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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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전기차를 처음 만났습니다. 출발은 카셰어링 업체에서 아이오닉 전기차를 렌트했던 일부터였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가속은 빨랐고 연료비는 0에 수렴했지요. 그 만남이 계기가 되어 전기차를 들인 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전기차는 제 생각과, 삶과, 생활 양식까지 바꾸어 놓았습니다. 지금부터 지난 시간 동안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를 운용했던 저만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글 l 김도완,  에디터 ㅣ 정상현 기자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그렇듯이 저 역시 전기차에 대한 편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편견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이브리드 EV 모드의 좋았던 경험. 그것이 전기차에 대한 부담을 줄였거든요. 사실 내연기관만 경험한 이가 단번에 전기차로 가는 건 분명 부담스러울 터입니다. 그럴 때는 하이브리드를 통해 ‘맛보기’하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필자의 전기차는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입니다. 이 차를 사기 전 저의 선택을 확신하고자 ‘그린카’를 통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렌탈했습니다. 한데 슬프게도 빌렸던 날에 눈이 왔습니다. 운전할 때 잔뜩 긴장했지요. 그런 상태에도 불구하고 차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없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게 제게 확신을 주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가속력이었습니다. 사실 시승 전부터 전기차 관련 영상을 통해 전기차의 동력성능이 우수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직접 타 보니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저처럼 짧게나마 시승부터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더 이상 기름 냄새 맡지 않는다
그렇게 들인 아이오닉 EV. 이 차를 타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주유소를 가지 않게 됐다는 것입니다. 사진처럼 이제는 주유가 아니라 ‘충전’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름값이 더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따금 주유소에서 느꼈던 정량 정품에 관한 의심도 잊은 지 오래입니다. 자주 충전해서 불편하지 않냐고요? 어차피 늘 충전하는 데서 매일마다 밥 먹인다고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200km 넘는 거리를 이동하지 않는 이상 새로운 충전소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소비 습관까지 변했습니다. 전에 타던 쏘나타는 주유할 때마다 8만 원 정도 넣었습니다. 그 8만 원에 익숙해지다 보니 소비의 기준이 거기 맞춰졌었고, 그 아래 금액이라면 별 생각 없이 카드로 긁었던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 절약 정신이 없었던 거죠. 1~2주마다 주유했으니까 회당 기름값이 저도 모르게 소비의 기준이 되었나 봅니다.
하지만 아이오닉 일렉트릭 충전비는 비싸도 5,000원 미만입니다. 이에 따라 회당 8만 원에서 0.5만 원으로 소비의 기준이 바뀌었어요. 이로써 커피 한 잔도 쉽게 마시지 못하는 소비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그걸 대체할 것이 트렁크 작은 상자 속에 있습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커피를 트렁크에 넣고 다니고 텀블러를 구매하는 식이 되었죠. 전기차와 텀블러. 정말이지 친환경적이지 않습니까?

경제성이 장점의 끝은 아니다
그렇다면 저는 아이오닉 전기차를 통해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이득을 취하게 되었을까요. 무엇보다 연료비가 줄었습니다. 제 운전습관 하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평균 7~12km/Kwh를 갈 수 있습니다. 1KWh 당 130~440원이니 제일 비싼 가격(급속충전기)으로 계산해도 휘발유 대비 25%에 불과합니다. 최저가로 비교하면 휘발유의 13분의 1(7.4%) 정도입니다. 연료비는 거의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전기차 쪽이 유리한 것.
재미있는 변화는 이동에 따른 비용이 줄다 보니 더 많이 돌아다니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에 따라 식사비나 커피값을 더 쓰게 되었지만요. 전에는 차의 기름통을 채웠다면 이제는 제 배를 채우는 것일까요? 분명한 것은 제 삶에 그만큼 활력이 생겼다는 사실입니다.

유지보수 비용도 확 줄었습니다. 이전 차는 해마다 약 2만km 탔습니다. 이에 따라 봄과 가을에 엔진오일을 교환했습니다. 현대차 서비스센터 기준으로 회당 8만 원쯤 들었지요. 전기차로 바꾼 뒤로는 해마다 4만km 가까이 탑니다. 그런데 엔진오일을 갈지 않습니다. 엔진이 없으니까요. 만일 이전에 타던 쏘나타였다면 엔진오일 교환 비용만 30만 원 썼을 것입니다.
브레이크 관련 유지보수 비용도 줄었습니다. 전기차는 회생제동을 하니까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 로터의 부담이 내연기관보다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기 들어가던 비용 부담도 가벼워졌습니다. 다만 이는 운전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동 때마다 회생제동 이상의 물리적 브레이킹을 요구하는 운전을 한다면 제 논리가 맞지 않겠지요.

자꾸 긍정론의 관점이 경제적인 면에만 맞춰진 것 같은데요. 사실 저는 전기차를 통해 더 소중한 걸 얻었습니다. 예전에는 자동차를 움직일 때마다 비용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문제가 생겼거나 일이 터지면 고민할 것 없이 바로 출발합니다. 그리고 ‘직접’ 문제를 해결하지요. 무언가 적극성이 생겼다고 말하면 될까요? 그렇게 저의 첫 전기차는 제 경제적인 부분과, 삶의 모습과, 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사실 경제적인 면의 장점은 예상했지만 다른 부분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너무 반갑고 고마운 변화지요.
막상 보유하며 느낀 건 전기차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장점은 무궁무진합니다. 자, 그렇다면 여러분도 일단 전기차를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아직 하이브리드를 타보지 못했다면 그것부터 느껴보는 것도 좋겠네요. 마치 제가 전기차에 입문했던 계기처럼 말이죠.

※ 이 기사는 'EVPOST'와의 콘텐츠 제휴로써 제작되었습니다.

정상현 기자 jsh@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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