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현대 S 엔진 편

조회수 2018. 11. 1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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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그 마흔 한 번째 이야기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고급 SUV 모델군에 사용된 현대자동차 최초의 V6 디젤 엔진, ‘S’엔진에 대한 이야기다.


현대자동차의 첫 승용형 V6 디젤 엔진

현대자동차 S엔진은 2006년대 현대자동차가 베라크루즈(Veracruz)의 출시를 통해 내놓은 첫 승용형 V6 디젤 터보 엔진이다. 실린더 보어(내경) 84mm, 스트로크(행정길이) 89mm의 실린더 6기가 뱅크각 60도로 배치되는 V형 6기통 엔진이며, 총 배기량은 2,959cc(3.0리터)다. 밸브트레인은 실린더 당 4밸브의 DOHC 방식을 사용하며 터보차저는 전자식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차저(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 VGT)를 사용한다. 압축비는 17.3:1이며, 연료는 1,600 bar의 압력으로 분사 가능한 피에조 인젝터를 사용했다. 실린더 헤드는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한다.


 

이 엔진의 특징 중 하나는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실린더 블록에 컴팩트 흑연 주철(Compacted Graphite Iron, 이하 CGI)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컴팩트 흑연 주철은 네덜란드의 상용차 제조사 DAF에서 상용차용 엔진으로 도입한 것이 최초이며,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VM모토리 등 세계 유수의 엔진 제조사에서 사용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컴팩트 흑연 주철은 기존의 주철과는 다른 물성을 가지는데, 특히 디젤 엔진에 요구되는 ‘강성(Stiffness)’과 ‘인장강도(Tensile Strength)’, ‘내구성(Durability)’, 그리고 ‘피로강성(Fatigue Strength)’ 면에서 유리한 점들이 있다. 이 중에서도 강성과 내구성이 특히 우수하다. 이 덕분에 기존의 엔진들과는 달리, 별도의 실린더 라이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우수한 강성을 가진 반대급부로 기존 주철에 비해 가공하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고도의 가공 기술이 마련되어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현대자동차가 이 엔진의 양산에 성공했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자동차의 기술적인 역량이 크게 성장해 왔음을 증명하는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컴팩트 흑연 주철은 승용 디젤엔진의 확대와 함께 연비와 효율성을 끌어 올리기 위한 엔진 의 소형/경량화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재를 전면 채용한 현대자동차 S엔진은 기존의 동급 디젤엔진에 비해 가볍고 컴팩트한 설계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같은 배기량의 주철제 디젤엔진에 비해 실린더 블록 중량은 20% 이상 절감할 수 있었고 높이와 폭은 각각 5%가량, 엔진의 길이는 10%이상 줄어들어 엔진의 체적 또한 작은 편이었다. 또한 여타 디젤 엔진에 비해 정숙성이 우수한 편이었다.


현대자동차 S엔진은 초도 사양의 경우 240~250마력의 최고출력과 46.0~55..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이것만으로도 S엔진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승용 디젤 엔진으로 군림했다. 2012년에는 성능 개선이 이루어진 S-II 엔진이 새롭게 선보였다. S-II엔진은 적용 차종에 따라 255마력~260마력의 최고출력과 48.0~56.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여 기존 S 엔진에 비해 향상된 성능을 제공했다. 이후에는 유로 VI 배기가스 규제가 적용됨에 따라, 또 한 차례의 개수를 거치게 된다.


 

현대자동차 S엔진이 적용된 첫 양산차는 2006년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베라크루즈다. 베라크루즈에 탑재된 S 엔진은 240마력/3,800rpm의 최고출력과 46.0kg.m/1,750~3,500rpm의 최대토크를 냈다. 2012년도에는 최고출력 255마력/3,800rpm, 최대토크 48.0kg.m/1,750~3,500rpm로 성능 개선이 이루어진 S-II 엔진을 사용하기 시작하여 2015년도까지 판매가 이루어졌다.


 

현대자동차 S엔진이 사용된 두 번째 양산차는 2008년도에 출시된 기아자동차 모하비(Mohave)다. 모하비에 탑재된 S엔진은 250마력/3,800rpm의 최고출력과 55.0kg.m/2,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부분변경이 진행된 2011년도 6월부터는 최고출력 260마력/3,800rpm, 최대토크 56.0kg.m/2,000rpm로 성능 개선이 이루어진 S-II 엔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15년 9월부터 판매 중단에 들어 갔다. 그 이유는 모하비의 S-II 엔진이 유로 VI 사양을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6년도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완성차는 모두 유로 VI 규제를 의무적으로 만족해야 했으며, 모하비의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또 한 번의 개량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연구진에게 놓인 과제는 절대 녹록치 않았다. 기존 유로 V 사양에 대응하여 설계된 S 엔진을 유로 VI 규제에 맞추기 위해서는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을 기존 0.28g/km에서 0.08g/km로 낮추어야 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 연구진은 S 엔진의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오늘날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선택적 환원 촉매(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CR)를 도입했다. 또한 기존 엔진에 비해 중저속 토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성능 개선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완성된 새로운 유로 VI 사양의 S-II 엔진은 최고출력은 유지하면서 최대토크는 57.1kg.m/1,500~3,000rpm로 변화하였다. 2,000rpm에서 정점에 달하다 다시 하강하는 기존 S-II 엔진에 비해 중저회전에서 더 평탄한 토크가 발생되도록 만들어져, 일상적인 영역에서의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자동차 S 엔진을 적용한 양산차는 2018년 현재 모하비 하나 뿐이다. 하지만 S 엔진은 또 다른 곳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바로 기아자동차가 개발한 국군의 신형 전술기동차량 K-151이다. K-151에 사용되는 현대자동차 S 엔진은 설계 상의 토대는 같지만 터보차저 등의 기계적 요소와 엔진 자체의 설정 등이 일반 양산차들과는 다르며, 225마력의 최고출력과 50.5kg.m의 최대토크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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