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느 별에서 왔니?'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조회수 2017. 11. 28.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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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트위지를 처음 만난 순간 “와우! 엄청 귀엽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지난 2012년 처음 출시돼 세계 40여개 나라에서 1만7000대 이상 팔리고 있는 트위지는 다음 달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현재 르노삼성차에서 사전계약을 받고 있는데, 올해 수입 물량 1200대가 모두 소진돼 추가 물량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트위지는 2인승 인텐스(Intens)와 화물을 싣는 카고(Cargo) 2가지 모델로 나온다. 시승차인 인텐스의 가격은 1500만원(카고=1550만원)이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으면 서울시민의 경우 약 572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어지간한 수입산 스쿠터와 비슷한 가격으로 국내 출시되는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하다.

해외에서는 세컨드카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경찰서나 소방서의 순찰차, 자영업자들의 업무용 차로도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효율성을 중시하고 개성 있는 도심 이동수단을 찾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 충전

전기차 트위지의 여러 가지 장점 중에서 최고는 충전 방식이다. 별도의 충전기나 충전소가 필요 없이 220V 일반 플러그에 충전선만 꽂으면 3시간30분에 완전히 충전된다. 쉬운 충전 방식 덕분에 트위지를 타고 우리나라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 전기차는 꿈도 꿀 수 없는 장점이다.

르노의 제원표로는 1회 충전에 시가지 모드 주행으로 100km를 달릴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주행 습관에 따라 60~80km 정도 달릴 수 있다고 보면 된다. 6.1kWh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됐다.

우리 정부 인증은 1회 충전에 55km. 국내 주행 가능 거리 인증은 실제 도로주행 능력의 70% 정도를 인정해준다. 주행 시 다른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트위지는 에어컨이나 히터가 없기 때문에 실제 도로주행 능력의 100% 가까이를 달릴 수 있다.

그동안 몇몇 전기차를 시승했지만 충전 때문에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지정된 충전기를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불안해 충전소를 찾아 헤매는 경우가 많았다.

2. 스타일

트위지는 자체로도 독특하고 깜찍한 외모를 가졌지만, 차 문을 여는 순간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이 작은 차에 고성능 스포츠카에나 쓰는 ‘걸윙도어’라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차 문을 열려고 하는데 어디에도 손잡이가 없다고 당황하지 마시라. 차량 안쪽에 손을 넣으면 레버가 잡힌다. 이것을 위로 당기면 마치 새나 곤충의 날개처럼 차 문이 위로 접혀 올라간다. 원래는 창문이 없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 날씨를 감안해 르노삼성차에서 별도의 비닐 창문을 제작해 무료로 달아주기로 했다.

밖에서 보면 작은 차체 때문에 1인승처럼 보이지만 차 문을 열면 운전석 뒤로 2열 좌석이 보인다. 2열은 불편해 보이지만 실제로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별도의 트렁크는 없고 2열 시트를 들어 올리면 아래쪽으로 수납공간이 숨어있다.

3. 실내

운전석에 앉아 키를 돌려 전원을 켜면 계기반에 ‘GO’라는 표시등이 들어온다. 핸들 좌측 대시보드에 ‘D’와 ‘R’ 2개의 버튼이 있어 전진과 후진을 선택할 수 있고 2개를 동시에 누르면 중립모드 ‘N’으로 바뀐다.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그 외 콤비네이션 스위치와 1개의 에어백, 글로브박스, 비상등, 사이드 브레이크 등이 있다. 양쪽에 사이드미러는 있지만, 뒷면이 막혀있어 룸미러는 없다.

계기반은 주행 가능한 거리와 속도, 에너지 흐름도, 시계, 주행거리, 기어모드, 충전상태 등 운전에 필요한 모든 차량 정보를 표시한다. 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대시보드와 루프 등을 카본으로 만들었다.

4. 주행

‘D’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스르륵 차가 앞으로 나아갔다. 빠른 스타트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굼뜬 느낌도 없다. 도심의 차량 흐름에 무난하게 따라가며 속도를 맞출 정도다.

제원표의 최고속도는 80km/h. 반듯한 평지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83km/h까지 속도가 올랐다. 가속 능력은 48km/h까지 도달하는데 4.4초가 걸릴 정도로 수준급이다. 실제로 도심을 주행하면서 가속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혀 받지 않았다. 출발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차답게 오히려 어지간한 차들보다 출발이 빠르다. 13kW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7.1마력, 최대토크 5.8kg.m을 발휘한다.

전기차라 엔진 소음은 없지만, 창문이 없어 주변 소음이 그대로 차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다행히 따뜻한 날씨에 시승해 어려움은 없었지만, 히터와 에어컨이 없어 너무 춥거나 더운 날은 운전이 힘들 수 있겠다. 초소형 전기차의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현재 국내 튜닝 업체에서 트위지에 맞은 히터와 에어컨을 개발 중이지만, 추가적인 전기 소모는 감내해야 한다.

트위지의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과속방지턱을 빠르게 넘으면 차체가 통통 튄다. 배터리를 차체 아래에 깔아 무게 중심을 낮추고, 서스펜션도 단단하게 조여 어지간한 커브는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무난하게 극복한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맥퍼슨 콤비네이션을 사용했다.

핸들링은 직관적이고 명확한 편이다. 노면의 느낌이 곧바로 전달돼 운전의 재미가 쏠쏠하다.

5. 안전 및 유지비

트위지는 길이 2.35m, 넓이 1.25m, 높이 1.45m, 휠베이스 1.68m, 공차중량 450kg으로 모터사이클과 비교될 정도의 초소형 자동차에 속한다. 이런 차를 타려면 당연히 안전에 대한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르노는 운전자의 이런 걱정을 덜기 위해 운전석에 에어백을 설치하고 4바퀴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택했다. 또한 운전석은 4점식 시트벨트, 뒷좌석은 3점식 시트벨트를 적용했다. 보행자를 위해서는 Z.E. 보이스라고 불리는 가상엔진사운드시스템을 사용했다.

트위지는 한 달 5만원 내외의 전기 요금을 내는 가정에서 매일 70km를 운행하고 충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600원, 한 달 1만8000원 가량의 전기 요금이 추가로 나온다고 한다.

6. 색상 및 총평

짧은 시승이었지만 그 어느 차보다 재미있었다. 트위지는 프레스로 무한정 찍어내는 보통의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용접하고 두드려 맞춰서 만드는 100% 수제 자동차다. 그래서인지 시승 내내 차에서 풍기는 느낌이 달랐다.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수제차가 572만원이라니.

2인승 인텐스 모델은 블랙, 블루, 오렌지, 화이트 4가지 색상이 출시되고, 카고는 화이트, 오렌지 2가지 색상으로 나온다.

트위지는 좁은 도심의 골목길을 쏙쏙 빠져 다니고 도로에 잠깐 주차한 뒤 짐을 내린다거나, 작은 주차공간에도 쉽게 세울 수 있는 등 복잡한 도심 운전에 최적화된 경제적인 전기차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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