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5', 'E' 고민했다면 꼭 타봐야..볼보 S90 D4

조회수 2017. 3. 28. 11: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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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벤츠의 E클래스, BMW의 5시리즈, 아우디의 A6, 렉서스의 ES를 고민하고 있다면 볼보의 S90 역시 한번쯤 둘러봐야한다

수입 중형세단 시장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 3파전에 최근에는 하이브리드를 무기로 한 렉서스가 뛰어들었다. 여기에 볼보와 같은 유럽의 다른 브랜드도 진입을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차 가운데 하나가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독일 3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중형 세단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경쟁은 어쨌거나 아름다운 것. 각 사들은 경쟁력 있는 모델을 출시하고 있으며 구매 조건도 조금 더 좋아지고 있다. 만약 수입 중형 세단 구매를 고려한다면 했을법한 고민.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표방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볼보의 S90 D4를 시승했다.

볼보의 S90은 이미 가솔린 엔진인 T5로 한 차례 시승을 했다. 예상보다 디젤 모델의 인증이 늦어지면서 국내 판매까지 지연된 탓에 디젤 모델을 따로 시승했다. S90 D4는 기본 사양인 모멘텀(5990만원)과 옵션을 추가한 인스크립션(6690만원)으로 구분되며 시승차는 인스크립션이었다.

볼보 S90 D4는 2.0리터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T5와 동일한 엔진 블록을 사용한다. 볼보는 2.0리터 엔진 하나로 국내에 들어오는 거의 모든 차종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유지보수의 편의성은 물론 브랜드의 서비스 속도와 품질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다만, 모듈화의 단점처럼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 만약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볼보의 2.0리터 엔진을 둘러싼 잡음은 없으며 국내외 미디어의 반응도 좋다.

D4라는 모델명은 같은 2.0리터 엔진을 사용하지만 D5 모델에 비해 약간의 성능을 낮춘 모델을 말한다. 그러나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내는 트윈터보 엔진으로 얕잡아 볼 수 없는 성능이다.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달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는 8.2초가 걸린다고 제원표에 나오지만 실제 국내 도로에서 주행하기에는 넘치는 힘이다.

외부는 기존 시승했던 T5와 거의 동일하다. 일부 인스크립션 옵션이 들어간 것 외에는 엠블럼을 보지 않는 이상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앞바퀴 굴림방식인데도 바퀴 앞에서 범퍼까지 공간인 오버행을 줄였다. 뒷좌석 머리를 가려주는 C필러를 뒤로 밀어 전반적인 인상은 국내에서 유행하는 뒷바퀴 굴림 세단들과 비슷하다. 라디에이터그릴을 포함한 앞모습은 기존의 플래그십 세단 S80과는 천지차이다. XC90와 함께한 소위 ‘90’ 시리즈는 볼보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만든 야심작이다. 따라서 곳곳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두었다.

볼보의 가장 큰 특징은 실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마치 새로운 세계의 차를 만난 느낌이다. 테슬라에 들어가며 ‘미래의 방식이 될까’라고 고민하던 세로형 대형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9인치 터치스크린은 S90의 모든 기능을 조작하는데 사용한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운전자의 프로필 설정. 스마트키에 운전자 프로필을 설정한 다음 그 키를 들고 차를 열면 원하는 설정으로 모두 바뀐다. 시트의 위치는 물론이고 실내조명의 색과 라디오 주파수, 실내 온도, 열선의 작동 여부까지 설정할 수 있다. 짧은 시승에서는 느끼기 힘든 장점이지만 이 차를 두고 부부가 함께 운전하는 경우에는 매우 편리한 기능이다. 이미 일부 자동차 브랜드가 이 같은 프로필 설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온도, 열선과 같이 상세한 설정을 제공하는 경우는 동급에서 보기 힘들다.

스티어링휠과 변속기,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의 느낌은 평범하다. 특별히 모난 곳이 없으며 운전자에게 편한 느낌을 준다. 시승을 위해 경기도 인근의 왕복 100km 거리를 달렸는데 피로가 느껴지지 않는다. 운전석의 자세는 시트가 제대로 잡아준다. 두께는 얇은 시트지만 편안하다. 헤드레스트의 각도도 적당하고 장거리에서도 불편하지 않은 푹신함을 가졌다. 커다란 소파가 아닌 세련된 디자이너의 의자를 연상케 한다. 키 큰 북유럽 사람들을 고려해서인지 허벅지를 받쳐주는 옵션도 들어있다. 버튼을 누르면 허벅지 아래 시트가 앞으로 늘어나는 방식이다. 반듯한 자세로 앉으면 매우 편한 시트와 함께 스티어링휠, 페달, 변속기, 터치스크린까지 몸과 일치된다. 제작자의 의도도 이 자세에서 읽을 수 있다.

만약 ‘바른 자세’에서 벗어나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허벅지를 받쳐주는 시트의 연결부위는 엉덩이를 쭉 빼고 앉는 자세의 운전자에게 불편함을 준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더 나아가서는 안전하지도 않다. 3점식 안전벨트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볼보는 운전자에게 가장 바르고 안전한 자세를 권장하고 있으며 시트와 차의 모든 장비를 가장 안전한 자세에서 정확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경기도 인근을 야간에 달려서 영상으로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인상적인 기능도 확인했다. S90 D4 인스크립션에는 자동으로 상하향등을 조절하는 기능도 적용됐다. 단순하게 상향등을 켰다 끄는 정도가 아니라 두 개의 헤드라이트 빛줄기 사이에 마주 오는 차를 넣는다. 구불거리는 국도에서 사용하니 이만큼 훌륭한 기능이 또 있을까 싶다.

한쪽은 산이고 한쪽은 강으로 내려가는 낭떠러지 길을 달리는데 정면은 물론 좌우의 표지판과 길 밖까지 헤드라이트가 비춘다. 마주 오는 차가 있으면 그 차에게만 빛이 가지 않도록 조사각을 조절한다. 달리면서 순식간에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일이라 주변이 다른 때보다 매우 밝고 모든 표지판과 도로 상황을 볼 수 있다고 느꼈을 뿐 이질감은 없었다.

S90 D4의 장점은 안전과 경제성이다. 2.0리터 디젤 엔진은 복합 기준 14km/l의 연비를 갖췄다. 국도에서 70~80km/h 정도의 주행을 이어가면 연비는 17~18km/h까지 올라갔다. 조금 더 고성능에 AWD 옵션이 들어간 D5는 복합기준 13.2km/l, 가솔린 모델인 T5는 11.0km/l인 것과 비교하면 연비가 장점이다.

안전성을 기준으로 보면 D4의 모든 트림이 동일한 옵션을 가졌다. 에어백을 포함한 기본적인 안전사양은 모든 트림에서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또, 앞차를 따라 가속, 감속하고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이른바 반자율주행기능인 오토파일럿과 파일럿어시스트도 모든 트림에 적용했다. 5990만원의 기본 모델 모멘텀과 6690만원의 시승차 인스크립션은 고급 오디오와 맛사지 기능이 추가된 시트 등 말 그대로 ‘편의사양’을 추가한 모델이다. 따라서 고급 옵션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합리적인 가격의 모멘텀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볼보의 S90 D4는 수입 중형 세단에서 이른바 떠오르는 모델이다. 볼보 브랜드 역시 ‘90’ 시리즈를 통해 럭셔리 브랜드로 위상을 재정립하는 과정에 있다. 국내에서도 작년 말 기준 전국 15개의 서비스센터를 올해까지 22개로 확장하는 과정에 있다. 그동안 일각에서 불거졌던 AS 불만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5년 무상 보증을 시행하면서 동급의 독일, 일본 중형 세단과 경쟁 구도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추격자 볼보의 매력은 이것에서 나온다. 만약 벤츠의 E클래스, BMW의 5시리즈, 아우디의 A6, 렉서스의 ES를 고민하고 있다면 볼보의 S90 역시 한번쯤 둘러봐야한다.

이다일 기자 dail.LEE@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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