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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비로소 검을 겨누다 - 쉐보레 올 뉴 크루즈 시승기

조회수 2017. 4. 25. 13: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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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의 독주가 꾸준히 이어지며 준중형차 시장이 고착되고 있다. 지루한 형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9년 만에 크루즈가 완전 신형 모델로 등장했다. 근 10년 만의 세대 변경인 만큼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했서인지 신형 모델은 선대 모델과의 접점을 모두 지워버렸다. 유지한 것은 고작 듀얼 포트 그릴과 보타이 엠블럼뿐이다. 모든 옵션을 탑재한 최고급 트림, LTZ 모델을 시승하며 새롭게 태어난 크루즈를 소개한다.

남성적이면서 차분했던 바디 스타일은 현란하게 변했다. 무수한 캐릭터라인들이 수놓는 차체는 캡포워드 스타일로 설계하여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거기에 루프라인을 쿠페와 같이 다듬고 트렁크 끝 단에 일체형 스포일러까지 달아 다이내믹한 감각까지 챙겼다.

경쾌하고 스포티한 인상을 주는 전반적인 스타일링과는 잘 어우러지지 않는 리어 램프 디자인은 아쉬운 점이다. 그런데도 9년 만의 전체적인 변화는 다분히 긍정적이다. 아반떼가 코드네임 AD로 다소 점잖은 세대 변경을 이룬 것과는 달리, 올 뉴 크루즈는 안팎으로 화려하게 치장했다.

도어를 열면 보다 널찍해진 실내와 마주한다. 전고와 전폭을 모두 늘리고 휠베이스까지 키워 실내공간 증대를 이뤘다. 시승차인 최고급 트림인 LTZ 모델은 밝은 브라운 컬러 가죽이 대시보드와 클러스터 하우징, 그리고 도어 트림 등을 감싸고 있어 분위기는 매우 화사하고 고급스럽다.

센터페시아는 구성을 보다 컴팩트하게 매만져 사용편의성을 높였다. 버튼들의 크기를 적당히 재단하고 화려한 틀에 끼워 맞춰 보기 좋게 다듬었다. 특히 공조장치 컨트롤러의 경우, 바람 세기 및 온도 조절 다이얼에 소형 LCD를 삽입해서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며 심미성까지 잡았다.

계기 클러스터는 이전보다 심플하게 디자인하여 시인성을 높였다. 서체 크기는 적당하나, 속도계 끝에는 무려 250km/h까지 새겨져 있다. 따라서 숫자 간 간격이 매우 좁아 속도계 바늘의 움직임이 더디다. 실제 속도감에 비해 시각적인 가속감이 떨어진다.

모든 선택사양을 더한 모델이니 온갖 기능들이 더해진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과 8인치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기능을 품은 룸미러는 물론, 자동으로 주차를 도와주고, 스마트 하이빔, 차선이탈 경고 및 유지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등, 편의 장비와 주행 보조장치를 풍부하게 지녔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깔끔하면서 세련된 UI를 지닌 경쟁 모델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는 사뭇 비교가 되지만, 기능만큼은 충실했다.

휠베이스와 전장, 전폭을 모두 늘리고 캡포워드 스타일로 차체를 설계한 덕에 뒷좌석의 무릎 공간은 감탄할 정도로 여유롭다. 반면, 루프라인이 쿠페처럼 꾸며져서 머리 공간만큼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뒷좌석에는 열선 시트는 물론, 에어벤트도 제공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이다.

트렁크는 준중형 세단임을 감안하면 널찍한 편이다. 특히 안쪽으로 깊숙이 공간이 형성되어 적재 용량은 선대 모델보다 20리터 늘어 469리터의 용량을 자랑한다. 이는 아반떼보다 60리터 가량 높은 수치다.

안팎을 둘러보고 주행에 나섰다. 현재 크루즈는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단일 모델로 판매된다. 해당 엔진은 종전부터 쉐보레가 꾸준히 중소형 모델에 사용해왔던 유닛으로 성능을 크게 향상시켜 최고출력 153마력에 최대토크 24.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엔진 사운드 유입은 생각보다 큰 편인데, 그럼에도 뛰쳐나가는 기세가 대단해서 엔진음마저 스포티하게 느껴졌다.

터보 랙 (지연 현상)이 크지 않아 반응속도도 무난하고, 차체 중량이 이전보다 100kg 가량 줄어 발진 가속도 굉장히 신속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불과 8초 이내로 끝마칠 정도다. 개선을 이룬 GENⅢ 변속기는 변속감은 물론 변속 속도도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따라서 파워트레인 퍼포먼스 만큼은 경쟁자 내에서 선두 그룹에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쉐보레는 C-EPS를 적용했던 시절에도 스티어링 감각만큼은 괜찮았던 브랜드였다. 이제는 랙 타입 전동식 스티어링(R-EPS)을 적용해 더욱 감각적인 조작 감각을 제공하고 있다. 운전대를 돌리는 와중에 느껴지는 이질감은 이전보다 희미해졌고 반응성은 더욱 선명해졌다.

덕분에 굽이진 중미산 도로에서 날랜 조향성을 마음껏 즐기기에 충분했다. 서스펜선도 적당한 세기로 승차감과 성능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 다만 225/40R 18인치 사양의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는 사계절 타이어인 만큼 격렬한 움직임에 비명을 질러대서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여전히 부족한 편의 사양과 단일 구성의 파워트레인은 여전히 약점으로 작용하지만, 굽은 길과 곧은 길에서 보여준 크루즈의 주행 성능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곧은 길에서는 가속을 보채도 성실하게 반응해주었고, 굽은 길에서의 반복되는 공격적인 공략에서는 안정감이 넘쳤다. 다만, 시트는 허리 받침 부분이 좁아 체격이 큰 운전자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쉐보레는 9년 만의 변화를 통해 효율성과 성능을 모두 잡은 파워트레인과, 군살을 없애 몸놀림을 더욱 가볍게 다듬었다. 아울러 편의사양 수준을 높여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여기에 사전 계약 당시보다 차량 가격을 최대 200만 원까지 낮춰 소비자들의 구매에 따른 진입 문턱을 낮추기도 했다. 거듭된 전략 수정으로 인해 쉐보레가 원했던 프리미엄 준중형차로의 신분 상승은 실패했으나, 경쟁력 만큼은 확실히 차원을 달리했다.

판매가격이 1690만원에서 2349만원으로 구성되는 올 뉴 크루즈는 9년 만에, 비로소 아반떼와 제대로 검을 겨눌 수 있게 되었다.


글 / 사진. 윤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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