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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MG-프랑스①] '출시 임박' 신형 클리오 시승하러 파리에 가다

조회수 2017. 11. 28. 17: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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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다른 나라로 흩어진 후 나중에 제네바에서 만나죠"


가볍게 던진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일이 될 줄은 몰랐다. 이달 초 열린 '2017 제네바모터쇼' 현장 취재를 위해 모터그래프에서는 대표 포함 임직원 7명이 스위스로 출동하기로 했다. 역대급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해외 출장, 단순히 모터쇼만 보고 오는 것은 뭔가 아쉬웠다. 이왕 가는 김에 조금 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면 어떨까? 다 같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공교롭게도 제네바모터쇼가 열리는 스위스는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소위 말해 '자동차 종주국'이라 불리는 세 나라에 둘러싸여 있다. 뭔가 그림이 그려진다. 기자와 피디가 한 명씩 짝을 이루면 3팀(대표는 깍두기다),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해 무작정 떠나면 재미있을 듯했다. 이래저래 많은 말들이 오고 갔지만, 어쨌든 각자 알아서 콘텐츠를 만들며 신나게 일하다가(놀다가) 모터쇼 일정에 맞춰 제네바에 모이기로 했다. 7박9일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프랑스 리옹 기차역. 비행기 티켓 인-아웃을 모두 리옹으로 끊었는데, 리옹에서는 잠만 자고 나왔다

'전승용-유준희' 조는 프랑스로 목적지를 정하고 리옹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김한용-신철수' 조는 독일, '김상영-송호장' 조는 이탈리아). 프랑스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고급차의 나라 독일, 슈퍼카의 나라 이탈리아도 가고 싶었지만, 곧 국내에 출시될 르노 클리오를 프랑스 현지에서 한 발 먼저 시승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가열찬 의욕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제대로 시승을 하려면 국내에 판매될 신형 클리오(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렌트해야 하는데, 도저히 이 모델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구형 클리오(4세대 모델)를 예약했는데, 이마저도 확실치 않았다. 여러 해외 출장을 다니며 렌트를 해 본 결과, 예약한 차를 주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다 예약한 차 옆에 작게 쓰여있는 '유사한 차(or similar car)'를 빌려줬다. 이대로라면 클리오와 유사한차인 푸조 208, 폭스바겐 폴로, 시트로엥 C3, 오펠 코르사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다.


3박4일간의 프랑스 일정 내내 우중충하게 비가 내렸다. 비를 피해 햇볕을 찾아 달렸고, 잠시라도 해가 뜨면 열심히 영상을 찍었다

불안한 마음에 렌터카 회사에 '제발 르노 클리오를 빌려달라'고 직접 메일을 보냈지만, 돌아오는 것은 '보장할 수 없다(Not guarantee)'란 대답뿐이었다. 클리오를 못 타면 이번 출장의 의도가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상황. 할 수 없이 르노삼성에 SOS를 쳐서 르노 본사 연락처를 얻었고, 직접 연락해 클리오를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렌트하려 했던 구형이 아니라 국내에 나올 신형 클리오를 시승하는 영광(?)을 얻게된 것이다.


일등석을 탄 것에 대해서는 회사 임직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그래도 TGV 일등석이 KTX 일등석보다 훨씬 넓고 편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렇다고 난관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신형 클리오를 받기로 약속한 장소는 파리로, 도착 장소인 리옹과 무려 500km나 떨어진 곳이었다. 목적지를 파리로 바꿀까 했지만, 비행기표 예약 취소 수수료가 비행기표 가격만큼 나와 엄두도 못냈다. 뭐, 어쩔 수 없지. 이왕 프랑스에 가는 것, 떼제베(TGV, KTX와 같은 고속열차)를 한 번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 생각했다(일등석을 탄 것은 비밀이다).


제롬이라는 르노 관계자. 차량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대부분 못 알아들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목욕재계하고 우리를 기다리던 파란색 신형 클리오(R 디자인)를 만날 수 있었다(다시 한번 르노삼성 및 르노 관계자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차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곧바로 피디가 추천한 노르망디 에트르타로 향했다. 파리에서 220km가량 떨어진 약 3시간 거리였지만, 멋진 코끼리 절벽 아래서 신형 클리오의 실내외 디자인을 살펴보면 멋진 그림이 나올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출발했다.


기대와 달리 코끼리 절벽 아래는 차가 들어갈 수 없어 멋진 절경을 배경으로 리뷰 영상을 찍으려 했던 미션은 실패했다. 무척 아쉬웠지만 그제야 시차를 헤매던 정신이 조금씩 돌아왔고, 그제야 찬찬히 신형 클리오를 살펴볼 수 있었다.


에이, 무슨 코끼리 절벽이야?라고 의심에 가득찬 눈초리로 PD에게 코웃음을 쳤는데, 진짜 코끼리가 나타났다

첫인상은 무척 색달랐다. 지금까지 보던 소형차와는 달랐다. 소형차를 만드는 마음가짐 자체가 다른 듯 우리나라 소형차와는 달리 꽤 매력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비단 우리나라 소형차뿐 아니라 그 어떤 소형차와 비교해도 디자인만큼은 앞설 만큼 스타일리시한 존재감이다. 실내도 운전자에게 필요한 사양들을 군더더기 없이 배치하는 등 깔끔하게 꾸몄다.


사실, 신형 클리오를 타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차가 과연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국내 소형차 시장은 최근 월 1000대도 안 팔릴 정도로 급격히 줄어든 상황, 과연 신형 클리오가 이런 극악의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신형 클리오를 타고 2박3일동안 약 2000km를 달렸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짧은 기간 동안 꽤 오래 운전을 했는데오 몸이 별로 피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형 클리오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몇몇 아쉬움도 눈에 띄었지만, 가격만 적절하게 맞춘다면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충분할 정도로 상품성이 꽤 훌륭했다. 국내보다 험난한 프랑스 도로에서 단련된 르노의 소형차 만드는 기술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겉으로 보이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도 만족스러웠지만 '달리고, 멈추고, 도는' 차의 기본기가 매우 뛰어나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줘야겠다. 신형 클리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3편에 나올 시승기에서 풀도록 하겠다.


상품성과 별개로 SM6와 QM6를 연달아 성공시킨 르노삼성의 저력도 신형 클리오의 성공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게다가 르노삼성 박동훈 사장은 이미 폭스바겐코리아에서 골프와 폴로 등 소형 해치백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보다 정확한 시장 분석을 통해 최적의 상품 구성 및 가격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올해 별다른 신차가 없는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SM6와 QM6로 끌어올린 기세를 이어나가려면 클리오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형 클리오를 받고 노르망디로 출발. 앞에 에스파스가 있다. 이 차는 언제쯤 국내에 들어오려나

신형 클리오를 간략하게 살펴보는 동안 해가 저물었다. 아침 일찍 리옹에서 출발해 파리에서 차를 받아 늦은 오후 노르망디에 도착하기까지. 프랑스에서의 둘째 날(첫째 날은 밤늦게 리옹에 도착해 잠만 잤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셋째 날 일정은 르망24시 내구레이스가 진행되는 샤르트서킷으로 성지순례를 떠나기로 했다. 내일 당장 르망24시가 열리는 것은 아니지만(매년 24번째주에 열림), 샤르트서킷은 부가티 상설서킷과 인근 일반도로를 연결한 서킷이어서 격렬했던 레이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르망24시는 세계 3대 모터스포츠로 꼽히는 대회인 만큼, 신형 클리오로 이곳을 달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했다.

전승용기자 sy.jeon@motorgraph.com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그래프(http://www.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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