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1년에 1,500억 원씩 절약하는 비결
아우디가 흥미로운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아우디 잉골슈타트(Ingolstadt)와 네카르줄름(Neckarsulm) 공장 내 직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무려 1억860만 유로(한화 약 1,500억 원)를 절약했다고 한다. 비결이 무엇일까?
하루아침에 일어난 반짝 쇼는 아니다. 아우디는 지난 50년 동안 이른바 ‘직원 제안제도’를 운영해왔다. 위의 공장뿐 아니라 헝가리의 죄르(Győr) 공장과 벨기에 브뤼셀(Brussels) 공장에서도 지난해 10,1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제안으로 약 3,3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433억 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아우디 그룹의 조직 및 컨설팅 책임자 요아킴 크레제(Joachim Kraege)는 “우리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 영역을 면밀히 검토하고 현장 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걸 적극 권장한다”며 “아우디의 모든 사람들의 창의성이 성공으로 향하는 중요한 요인이다”고 전했다.
‘티끌모아 태산이다’라는 우리 속담도 있다. 직원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모여 불필요한 지출을 막았다. 가령, 아우디의 한 견습생은 토크 렌치 소켓을 녹색과 빨간색으로 구분해, 소켓 피팅을 쉽게 만들고 도구의 잘못된 사용을 막아 시간을 절약했다. 또한, 공장 내 한 유지보수 직원은 건물의 환기시스템이 주야간으로 작동하는 걸 확인하고, 사람이 없을 때 팬의 속도를 줄이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품질보증 분야에선 3명의 직원이 자동차 도어 측정방법을 개선했다. 그 결과 측정방지를 조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각 문 당 34분에서 18분으로 크게 줄었다. 덕분에 직원들은 매년 200시간의 근무시간을 절약하고 다른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낭비는 나의 적
이와 같은 절약 정신인 차세대 라인업에서도 드러난다. 가령, 4세대로 진화한 A8도 주목할 만하다. 신형 A8의 뼈대는 알루미늄과 강철, 마그네슘,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섞어 빚었다. 각기 다른 소재를 붙이기 위해 저온 결합방식을 도입했는데, 새로운 레이저 용접 기술 덕분에 에너지 사용을 1/4로 화끈하게 줄였다. 또한,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5%나 낮췄다.
아우디 Q2의 속살엔 이른바 바이오 폴리우레탄 소재가 들어갔다. 석유에서 뽑아낸 원료 대신 식물성 천연유지 등 재생자원으로 빚은 제품이다. 기존의 화석연료로 만든 폴리우레탄과 같은 성능을 내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은 물론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아우디